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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서울 정동 경향신문사 대회의실에서 '한국정치와 안철수' 심포지움이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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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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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사회와 학계 인사들 사이에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저서 <안철수의 생각>을 두고 논쟁이 벌어졌다. 한쪽에서는 <안철수의 생각>을 높이 평가했고, 이에 "안철수 원장은 메시아가 아니다"라는 반박이 이어졌다. 

4일 서울 정동 <경향신문> 대회의실에서 열린 '한국정치와 안철수'라는 주제의 토론회는 열띤 논쟁으로 뜨거웠다. 이날 토론회는 진보진영의 대표적 싱크탱크인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생활정치연구소, 좋은정책포럼, '진보와개혁을위한의제27'과 <경향신문>이 주최했다.

이병천 강원대 교수 "<안철수의 생각> 높이 평가"

이병천 강원대 경제학과 교수는 <안철수의 생각>에 대해 "여야 정치권을 통틀어 대선 후보군 중에서 이 정도로 경제민주화와 한국 경제 미래에 대해 자신의 육성으로 생생하게 정리된 생각을 들려준 사람은 보지 못했다"며 "대단히 훌륭하다, 높이 평가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 교수는 "'패자를 버리고 짓밟고 실패를 용납하지 않는 구체제, 개발독재 이래 신자유주의 세계화 시대에 확대 심화된 강자독식과 무한경쟁의 낡은 문화 및 사고 전반을 극복해야 한다'는 안철수 원장의 생각은 매우 소중하다"고 말했다.

이상이 복지국가소사이어티 공동대표 역시 <안철수의 생각>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복지국가의 담론·정책과 관련 <안철수의 생각>이 이미 국가비전과 정부운영을 위한 이념과 목표 그리고 이정표의 역할을 충분히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특히 안 원장이 보편적 증세에 대해 찬성 입장을 밝힌 것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여야 정치인 대부분은 표 떨어질까 두려운 나머지, 증세를 반대하거나 소극적으로 일관했었다"며 "<안철수의 생각>에 나온 증세 방향이 국민적 소통의 과정을 통해 복지국가 건설을 위한 재원조달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가져본다"고 전했다.

그는 또한 "국민들은 안 원장을 새누리당의 대안이 아니라 민주통합당의 대안으로 보고 있다, 민주통합당이 정신을 못 차리니 야권성향 지지자가 안 원장을 지지하고 있다"며 "대통령 선거 이후에는 정개개편이 일어날 것이다, '안철수 현상'은 민주통합당을 혁신시킬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홍종학 민주통합당 의원 "안철수 원장은 메시아가 아니다"

5일 서울 정동 경향신문사 대회의실에서 '한국정치와 안철수' 심포지움이 열리고 있다.
 5일 서울 정동 경향신문사 대회의실에서 '한국정치와 안철수' 심포지움이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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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천 교수와 이상이 대표의 <안철수의 생각> 옹호론에 거센 반박이 일었다. 홍종학 민주통합당 의원은 "안철수 원장은 메시아가 아니다, 실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안 원장은 지지가 높아 대통령이 될 경우, 안철수 정부는 반드시 실패할 것이라고 단언한다"며 "어떤 정치인이든 인기가 높아지면 무신 30명만으로 국정을 운영하고자 했던 (고려 무신인) 경대승이 되고자 하는데, 무모한 일"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병천 교수는 "홍종학 의원은 훌륭한 분이지만, 민주통합당이 잘못한 것에 대한 통렬한 반성이 있어야 한다"며 "재벌 동물원 하에서 가장 고통 받는 2030 세대를 주목하고 위로한 정치인이 있었느냐"고 비판했다.

신광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보편적 증세론의 허구를 꼬집었다. 신 교수는 "국민들이 증세를 원하지 않는다, 나 먹고 살기 힘든데 증세한다고 하면 누가 좋아하느냐"면서 "증세의 대상자 타깃을 분명히해야지, 그냥 증세를 얘기하면 저항이 생기는 게 인지상정"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증세 담론이라는 것도 세밀하고 정교하게 해야 한다"며 "세금을 적게 내고 그리고 많은 혜택 누리는 집단에 대해 조세 정의를 실현하는 차원에서 논의돼야 한다, 이를 잘못 이해하면 불필요한 반발만 불러올 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문진영 서강대 공공정책대학원 교수는 "<안철수의 생각>을 읽어봤더니 잘 정제된 언어로 상식적인 내용을 잘 설명한 교과서 같은 느낌을 받았다, 양식과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동의할 것"이라며 "하지만 그런 정도의 책은 지금까지 많이 나왔고 여기 계신 분들(학계와 시민사회 인사)이 쓰신 책 중에도 그 수준을 뛰어넘는 책이 많다"고 꼬집었다.

그는 또한 "안 원장의 저서 <CEO 안철수 영혼이 있는 승부>에는 바둑 이야기가 나온다, 안 원장은 바둑을 배우려고 100권의 책을 읽었다고 한다"며 "배우 비효율적인 방법이다, 국정을 운영하는 자리에 가게 된다면 파멸적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이론부터 완비하겠다는 것은 현실세계에 안 맞는다, 현실과 이론을 교합해 새로운 것을 만들어야 한다"고 전했다.

김용태 새누리당 의원 "안철수-민주당 후보 단일화, 박근혜 이긴다"

5일 서울 정동 경향신문사 대회의실에서 '한국정치와 안철수' 심포지움이 열리고 있다.
 5일 서울 정동 경향신문사 대회의실에서 '한국정치와 안철수' 심포지움이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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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토론회에서는 안철수 원장이 하루 빨리 대선 출마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문진영 교수는 "어떤 말을 하는지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뭘 하느냐를 가지고 평가해야 한다"며 "(안 원장이 생각을 행동에 옮기지 않는다면) 분노한 젊은이들이 한껏 기대했다가 실망하고 좌절할 수 있다, 역사의 죄인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숙진 젠더사회연구소장은 "안철수 현상은 소통과 수평적 리더십에서 나왔다, 그런데 정작 안철수 원장은 얼마나 수평적이고 의사 소통을 많이 했는지 의문을 표시하지 않을 수 없다"며 "다들 <안철수의 생각>에서 모든 것을 해석하고 답을 찾으려 하고 있다, 그것 이외에는 주어진 게 없다"고 꼬집었다.

정치평론가 유창선씨는 "정보가 너무 없다, <안철수의 생각>을 가지고 판단하기에는 누구와 손잡을지 알 수 없다"며 "안 원장은 자신의 입장을 명료하게 설명하고 '나를 지지해달라'고 하는 게 온당하지 않겠느냐, 안 원장은 가급적 빨리 정치적 진로에 대해서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김용태 새누리당 의원은 "안철수 원장이 (대선에) 나와서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와 단일화하면,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를 이길 것"이라며 말했다.

그는 "2010년 지방선거와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보면 새누리당에게 매우 불리한 구도였다, 지난 4월 총선 때도 후보자 득표 총합 등을 감안하면 새누리당이 이겼다고 볼 수 없다"며 "대선 때는 총선보다 투표율이 10%포인트 이상 더 오를 것이다, 야권연대에 역동성이 주어지면 대선에서 필승할 것"이라고 전했다.


태그:#안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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