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금속노조 현대차지부(현대차노조)와 회사 측이 지난 30일 잠정합의한 올해 임단협안이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반수를 넘어 가결됐다.
 
현장에서는 지난 1967년 현대차 공장이 들어선 이후 45년 만에 '밤샘 근무'를 없애는 '주간연속 2교대제'가 도입되고, 역대 최고 성과금을 얻었다는 평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문제에 대한 미온 대처, 인원 충원 없는 주간연속 2교대제 도입 등의 비판이 제기됐다. 이를 반영하듯 조합원 찬반투표의 찬성률은 높은 편이 아니었다.
 
현대차노조는 지난 3일 이번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를 한 결과, 전체 조합원 4만4970명 중 4만1092명(투표율 91.4%)이 투표해 찬성 2만1655명, 52.7%의 찬성률로 가결됐다. 반대표는 1만9164명(46.6%)이었다.
 
문용문 지행부는 4일 "노조가 4년 만의 파업이라는 사회적 부담을 자처하면서도 열두 차례 파업을 벌이면서 쟁의행위를 한 것은 조합원의 이해와 요구 쟁취를 위한 당연한 수순이었다"며 "45년을 이어온 심야 노동의 굴레에서 벗어나게 됐으며, 비록 완전하지는 않지만 10년 논쟁의 종지부를 찍고 주간연속 2교대의 새 지평을 개척했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현대차노조 내 민주계열 조직들은 이번 임단협을 두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장조직, "주간 2교대? 인원 충원 없는데 무슨..." 지적
 
현대차 비정규직노조가 지난 22일 오전 정규직노조 사무실 앞에서 현대차가 제시한 3천명 정규직화안을 분리해 특별교섭으로 진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현대차 비정규직노조가 지난 22일 오전 정규직노조 사무실 앞에서 현대차가 제시한 3천명 정규직화안을 분리해 특별교섭으로 진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현대차노조 내 제2민주노조운동은 "하늘이 준 기회를 놓친 주간연속 2교대제 졸속합의에 반대한다"며 "또한 불법파견 비정규직에 대한 정규직 노동자의 의리를 배신으로 갚으려 한다"고 꼬집었다.
 
제2민주노조운동은 "(노사가) 합의한 주간연속 2교대제는 공장 가동시간이 짧아지지만 생산량은 그대로라 노동 강도가 높아지고, 사회적 문제인 일자리 늘리기를 위한 인원 충원에 대한 고민이 없는 것"이라며 "지난 2008년 합의서에 있는 '8시간+8시간 직도입'을 회사 측에 양보했다"고 비판했다.
 
또한 비정규직과 관련 "대법원의 불법파견 판정에 정규직화 희망을 걸고 투쟁에 나섰던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정규직은커녕 징계만 당할 우려에 처했다"며 "앞으로 집행부는 현대차의 일방적인 3000명 신규채용 강행을 저지하고, 특별교섭을 성사시켜 노동자의 의리를 끝까지 사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현장조직인 금속민투위도 "인원 충원 없고 휴식시간 보장 없이 2시간 40분을 연달아 근무하게 됐다"며 "왜 대의원·현장위원·현장조직이 잠정합의를 거부하는지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비정규직 전원의 정규직화가 단체교섭 요구안으로 확정됐지만, 사측의 꼼수에 말려 분리를 선언하게 됐다"며 "현대차노조가 전국적으로 손가락질을 받으면서까지 비정규직을 버리고 얻은 대가가 고작 이것인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어 금속민투위는 "이번 합의안은 수많은 정규직 및 비정규직 활동가들에 대한 고소·고발과 손해배상철회가 전혀 고려되지 않은 안"이라며 "대법원도 인정한 불법파견조차 바로잡지 못하는 집행부는 비정규직을 팔아먹고 정규직은 내다 버리는 역사의 죄인이 되려고 하는가"라고 성토했다.
 
이처럼 현대차노조 내 현장조직과 현장위원·일부 대의원들이 강하게 반하고 있는 상황이다. 만약 현대차노조 집행부가 앞으로 진행될 불법파견 특별교섭에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문제에 대해 미온적인 태도를 보인다면 파장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덧붙이는 글 | 박석철 기자는 2012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대선특별취재팀입니다. 이 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릴 예정입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현대차노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