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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가 3일 오전 서울 성동구 한양대에서 열린 잡(JOb) 페스티벌을 방문해 한 취업준비생을 따라 브이자를 하며 사진을 찍고 있다.
▲ 박근혜 브이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가 3일 오전 서울 성동구 한양대에서 열린 잡(JOb) 페스티벌을 방문해 한 취업준비생을 따라 브이자를 하며 사진을 찍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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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 주위로 끊임없이 학생들이 몰려들었다. 박 후보의 경호팀도 몰려드는 학생들을 막지 않았다. "가까이 가셔서 찍으셔도 됩니다"라며 웃으며 안내하는 이도 있었다.

박 후보는 3일 오전 서울 성수동 한양대학교 올림픽체육관에서 열린 '잡 페스티벌'을 방문해, 학생들의 '인증샷' 공세에 적극 응했다. 이날 '잡 페스티벌' 방문은 청년취업난 문제를 직접 챙기는 민생 행보이자 '약점'인 젊은 층과의 스킨십을 늘리는 일환으로 해석됐다.

현장 분위기는 일단, 방문 취지와 맞아떨어졌다. 박 후보는 당 관계자들이 미리 짜둔 동선과 관계없이 돌아다니며 즉석에서 학생들과 대화했고, 학생들도 거리낌 없이 유력 대선 후보와의 만남을 즐겼다.

박 후보는 적극적으로 학생들에게 질문을 던졌다. "(잡 페스티벌과 같은 취업박람회 외에) 어떤 기회가 더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나", "어느 (전공)과인가", "어떤 일자리 생각하나" 등 일자리 문제에 대한 학생들의 생각을 직접 알아보려 했다. 또 각 부스에서 학생들을 면담하는 회사 직원들과도 대화를 나누며 "어떤 인재를 (채용하겠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어보기도 했다.

박 후보를 보기 위해 모인 학생들도 적극적이었다. '인증샷'은 물론, "좋은 말씀을 써달라"며 사인을 요청한 학생들도 있었다. 한 학생은 "새누리당 (당직자) 공개채용 지원했다"며 말을 건네기도 했다. 박 후보는 그에게 "나중에 당에서 볼지도 모르겠다"며 덕담을 건넸다.

대학생들 "의미 있는 행보지만, 아직은 '유명인' 중 한 명"

그러나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곧 박근혜 후보에 대한 '젊은 층의 지지'로 이어질지는 미지수였다.

박 후보는 이날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 정례 조사의 대선지지율 다자구도에서 39.9%를 기록했다. 1위를 지켰지만 1주일 전 대비 3.7%포인트 하락한 수치였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양자구도에서도 1.9% 하락한 46.8%를 기록해 안 원장(46.3%)과 0.5%포인트 차 접전을 벌였다. (8월 27~31일 전국 성인남녀 3750명 대상, 휴대전화 및 유선전화 임의번호걸기(RDD) 자동응답 방식,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은 ±1.6%포인트)

이와 관련,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이날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 "박 후보가 지난달 20일 전당대회에서 공식후보로 선출됐을 때 20, 30대 모두 지지율이 상승했었는데 지난주에는 20, 30대에서 조금 빠졌다"며 "전태일재단 방문 무산 등 (광폭 행보의) 일방적인 방문 형식이나 과거사 논란에 있어 자화자찬 같은 모습이 젊은 층한테는 조금 더 악영향으로 미친 것 같다"고 해석했다. 또 "진정성 있는 소통의 노력이 좀 필요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날 박 후보와 만난, 상당수 대학생들은 12월 대선의 지지 여부를 떠나 '유명인'을 만난 것에 만족하는 모습을 보였다.

박 후보와 함께 사진을 찍은 장석환(27)씨는 "박근혜 후보를 (대선에서) 지지할지는 정확히 모르겠다"며 "유력 대선후보가 우리 학교에 와서 사진을 찍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고향이 대구 쪽이라 (박 후보에게) 호감이 있다"며 "부모님이 더 좋아하실 것 같다"고 덧붙였다.

장씨와 함께 '잡 페스티벌'을 찾은 조기흠(26)씨는 "20대 층의 지지를 얻으려면 지금과 같은 행보를 계속 하시면 될 것 같다"며 "대선후보가 잡 페스티벌에 오리라곤 생각치도 못한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박 후보에게 "20대 대학생과 어떻게 소통하실건가"라고 물었던 고범준(27)씨는 "솔직히 박 후보의 답변이 만족스럽지 않았는데 바빠 보이셔서 더 이상 여쭤보기가 힘들었다"고 말했다. 고씨의 질문에 박 후보는 "대학생들이 관심 갖고 있는 것이 등록금 부담 문제와 일자리 문제 아니겠나"라며 새누리당의 청년취업 대책 등을 설명했다.

고씨는 "이준석 전 비상대책위원처럼 20대 청년이 당 안에서 목소리를 내긴 하지만 하버드 출신의 이 전 비대위원을 일반적인 대학생으로 보기엔 괴리감이 있다"며 "대통령에 당선되시면 20대와의 소통을 위한 특별기구 등을 구성하고 그 장으로 2030세대를 임명할 수 있는지가 궁금하다"고 말했다.

김찬우(21)씨는 "박 후보는 유명인 중 한 명일 뿐"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박 후보가 그동안 현안 등에 대해 소극적으로 입장을 밝혀왔기 때문에 어떤 원칙을 갖고 있는지, 호불호를 판단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행사장 밖에서는 '반값등록금 실현'을 요구하는 피켓 시위가 벌어졌다. 강경루 한양대 총학생회장은 "박 후보가 등록금 부담을 절반으로 낮추겠다고만 하지 말고, 실질적으로 등록금이 인하되도록 진정성 있는 행동을 취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또 "청년취업난이 심각한 상황에서 대선후보가 이 같은 현장을 찾는 건 의미가 있지만 고용과 노동에 대한 넓은 식견을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보여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행사장을 나온 박 후보에게 "반값등록금 실현시켜달라"고 소리쳤다. 박 후보는 차에 타기 직전, 강 회장 쪽을 바라본 뒤 손을 흔들고 자리를 떠났다.

박근혜 "잠재력과 열정 있다면 원하는 일자리 찾을 수 있는 제도 준비할 것"

한편, 박근혜 후보는 이날 청년취업난에 대한 자신의 생각도 일부 밝혔다. 그는 최기원 한양대 취업센터장과 대화하며 "중소기업은 (취업) 정보 얻기가 힘들다고 들었는데 거기도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지방에서도 (취업) 정보를 잘 얻을 수 있도록 뭔가 좀 제도를 마련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잡 페스티벌을 둘러본 뒤 청년 일자리 문제에 대해 어떤 생각이 들었나"는 기자들의 질문에 "취업박람회도 많아야 되겠지만 젊은이들이 원하는 일자리가 많이 만들어지도록 제도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창업이라든가 벤처라든가 여러 분야에서 활성화되도록 제도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4.11 총선 당시 공약했던 '스펙타파 취업프로그램'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박 후보는 "스펙 없으면 지원도 못하는 일들이 있는데 자신의 어떤 잠재력과 열정만 갖고도 자신이 원하는 일자리를 찾아갈 수 있도록 하는 제도도 준비하고 있다"며 "학벌과 관계없이, 고등학교 나와서도 얼마든지 자신의 뜻을 펼 수 있도록 하는 제도를 다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자공학과 출신으로 '과학입국'을 강조했던 만큼, 이공계열 관련 취업현장에도 깊은 관심을 보였다.

신소재 분야를 전공한 한 학생이 "과학분야에 관심을 많이 가져달라"고 질문하자, 박 후보는 "이제 우리가 성장하고 발전하고 일자리를 많이 만들려면 과학과 모든 분야가 융합돼야 한다"며 "과학이 국정운영의 중심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또 "이공계 출신들이 앞으로 정책을 결정하는 과정에서도 실제로 역할을 많이 하도록 관심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R&D 관련 취업부스에 방문해서는 "이공계 진로 확실하고 많은 기회가 있다는 게 알려지면 이공계로 학생들이 많이 몰려들 것"이라며 "내수활성화를 위해서 서비스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고 하는데 그것도 과학기술이 필요하다, 저도 (이공계 취업기피현상 해소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태그:#박근혜, #대학생, #청년취업난, #안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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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2007~2009.11)·현안이슈팀(2016.1~2016.6)·기획취재팀(2017.1~2017.6)·기동팀(2017.11~2018.5)·정치부(2009.12~2014.12, 2016.7~2016.12, 2017.6~2017.11, 2018.5~2024.6)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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