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대희 새누리당 정치쇄신특별위원장은 자신이 차차기 대선주자로 거론되기 시작한 상황에 대해 "(내 역할은) 정치쇄신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지원하는 데 있다"고 일축했다. 그러나 "지금은"이라는 단서를 달아 향후 변화 가능성을 남겼다.
31일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 인터뷰한 안 위원장은 손석희 교수로부터 "이회창 전 (한나라당) 전 대표(총재)가 대법관을 마친 뒤에 감사원장과 국무총리로 기용됐다가 이른바 '대쪽' 이미지를 심으면서 여당의 대선후보가 됐다. 그래서 정치권에서는 안대희 위원장의 이번 선택을 그것과 연관지어서 해석하려는 경향도 있다"는 질문을 받았다.
손 교수의 질문은 '대선자금 수사로 국민의 지지를 받았고 대법관 경력 등 이회창 전 총재가 정치에 뛰어들기 전과 비슷한 과정을 거친 안 위원장이 새누리당 대선기구를 이끌게 됐다. 이회창 전 총재와 마찬가지로 안 위원장도 정치에 뛰어들게 된 것 아니냐'는 의미다.
이에 안 위원장은 "저는 그런 (이회창) 정도의 거물이 아니다. 그런 자질도 없고 생각도 없다"며 "지금 입장은 바로 정말 명경지수와 같은 마음으로 사심 없이 정치쇄신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는 데 있고, 그것을 지원하는 데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안 위원장은 이어 "그런 말은 정치권에서 한 이야기고 정말 저를 잘 몰라서 한 이야기 같다"고 부인했다. 그러나 손 교수는 "'지금 입장은 그렇다'고 단서를 달면 또 달리 해석하는 경우가 있다"며 "'앞으로도 그런 일은 없다'고 말씀하시는 거냐"고 향후 행보에 대한 확답을 요구했다.
이에 안 위원장은 "어떤 자리든 저는 사심 없이 일을 했다"고 답했지만 손 교수는 "'지금 입장에서'라고 하게 되면 '그럼 다음 입장은 뭔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연거푸 확인을 요구했다.
안 위원장은 "그걸 지금 말 안하면 '(정치에) 욕심 있다' 이렇게 말하느냐. 그렇게 말할 건 아닌 것 같다"며 "지금은 분명하게 말씀드리지만 아무런 그런 (정치 참여) 생각 없이 한다. 저는 자유를 사랑하는 사람이다"라고 답했다.
그러나 이번 답변에도 '지금은'이라는 단서를 달았다는 손 교수의 지적에 안 위원장은 "저는 지금은 분명히 말씀을 올린다. 지금 현재 하고 있는 일에서 그런 걸 논할 이유도 없고, 그런 자질이 없다고 말씀을 드리지 않았느냐"고 답했다. 끝내 '지금은'이라는 단서를 빼지 않은 것.
"정치한다 해도 안 될 것 없지만"..."'유신은 위헌'이 내 입장"이에 앞선 문답에서도 안 위원장은 향후 정치 참여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안 위원장은 경실련 등 시민단체가 '대법관의 권위, 사법부의 독립, 정치적 중립성을 팔았다'고 자신을 비난한 데 대해 "저는 현재 대법관이 아니고 자유인"이라며 "정치를 한다 해도 안 될 것도 없습니다만, 정치를 쇄신하러 왔다는 데 일조하는 것이 무슨 부담이 되는지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박근혜 후보의 당 내 경선캠프의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던 홍사덕 전 의원이 유신을 옹호한 발언으로 논란이 된 것과 관련해 안 위원장은 "역사적 평가는 사람마다 다 다를 수 있지만, 분명히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대법관 시절에 '긴급조치가 위헌이다'라는 판결을 한 바 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