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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의위원회가 열리자 위원회가 열리는 군청 본관 앞까지 진입한 주민들
 심의위원회가 열리자 위원회가 열리는 군청 본관 앞까지 진입한 주민들
ⓒ 박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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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화순군 도시개발행위심의위원회 개발분과위원회(위원장 류경숙, 이하 심의위원회)가 30일 화순광역친환경단지 가축분뇨자원화시설에 대한 개발행위 신청을 부결시켰다.

가축분뇨를 이용해 퇴비를 만들어 친환경농가에 공급하기 위한 가축분뇨자원화시설은 100억원 규모의 광역친환경단지 조성 사업의 하나로 총 50여억원의 사업비가 들어간다. 하지만 각종 특혜의혹과 절차상 하자 등의 논란이 끊이지 않는데다 조성예정지 인근 주민들의 반발이 심해 추진에 난항을 겪고 있다.

게다가 정부에서 오는 12월까지 추진을 못할 경우 국비를 반납하라고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시설 조성을 위한 개발행위허가 신청까지 부결되면서 연내 추진이 가능할지 관심이 쏠린다.

화순광역친환경영농조합법인(대표)는 지난달 18일 화순군 능주면 원지리 269-2 번지 일원 7,400㎡에 가축분뇨자원화시설을 짓겠다며 화순군에 개발행위허가 신청을 했다.

허가 여부 결정을 위해 9명의 위원 중 8명이 참여한 심의위원회에서는 무기명 비밀투표를 통해 5 대 3으로 부결을 결정했다. 통상적으로 이뤄지는 위원들간의 토론도 생략했다.

화순군 관계자에 따르면 부결사유는 절차상의 하자와 집단민원 등이다. 이날 심의위원회에는 도곡능주 조성을 반대하는 반대대책위원회 대표 2명을 참석시켜 의견을 들었다.

군청 진입을 시도하는 주민들과 이를 막는 공무원들
 군청 진입을 시도하는 주민들과 이를 막는 공무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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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의위원회에서 주민대표들은 "가축분뇨자원화시설이 들어설 예정 부지는 집중호우시 침수 등의 우려가 있으며 민선 1, 2기를 임흥락 전 군수가 축산분뇨공동처리시설 조성 계획을 취소하면서 능주와 도곡에 더 이상 혐오시설을 짓지 않겠다고 약속한 바도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축산분뇨공동처리시설이나 축산분뇨자원화시설 모두 축산분뇨를 처리하는 시설인 만큼 행정의 일관성 차원에서 관련 시설을 지어서는 안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또한 "가축분뇨자원화시설을 추진하는 법인도 서류상 법인의 형식을 갖췄지만 실질적으로는 개인이 운영하는 것으로 당초 사업의 취지에도 맞지 않는다"는 점도 강조했다.

반면 화순군은 "올해 12월까지 사업을 추진하지 않을 경우 국비를 반납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사업추진 의지를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심의시 통상적으로 첨부되는 건축물 도면(설계도)은 없고 토지개발계획만 있으면서 위원들이 허가신청을 부결시킨 이유 중의 하나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사실상 사업자가 부결을 염두에 두고 행정소송을 통한 사업추진을 위해 불성실하게 자료를 제출한 것 아니냐는 추측을 가능케 했다.

축산분뇨자원화시설에 대한 개발행위 허가신청이 부결되면서 사업자는 대체부지를 확보한 후 다시 개발행위 허가를 신청하거나 심의위원회 결정에 불복하고 행정심판 또는 행정소송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시기적으로나 주민들의 인식을 고려할 때 대체부지를 찾기보다는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을 진행할 것이라는데 무게감이 실린다.

이 경우 법원에 이의를 제기하는 행정소송보다는 행정소송에 비해 시간이 적게 걸리는 행정심판을 진행할 가능성이 크다. 행정심판은 상급기관인 전라남도의 재심의를 받는 것이다.

상당수 화순군 관계자는 "조성예정지에 축산분뇨자원화시설을 짓지 못하는 법적인 하자가 없어 사업자가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을 제기할 경우 화순군이 패소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한편 이날 능주면과 도곡면 주민 200여명은 이른 아침부터 화순군청 앞에서 징과 꽹과리 등을 두드리며 결사반대 입장을 명확히 하면서 시위를 벌였다.

특히 심의위원회가 열리는 오후 3시 무렵이 되자 군청 본관 현관 앞까지 진입해 목소리를 높이면서 심위위원들을 압박하다가 부결이 결정되자 자진해산했다.

반대위 관계자는 부결 결정 후 "사업자는 어떻게 해서든 사업을 추진하려고 하겠지만 능주와 도곡에는 절대로 안된다"며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생각하고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축산분뇨자원화시설이 들어서는 것을 막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사업자측의 입장을 들어보려고 했지만 연락이 되지 않았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화순일보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화순, #축산분뇨, #친환경농업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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