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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사들의 네트워크 투자비 분담 요구로 수세에 몰린 포털들이 반격에 나섰다. 최근 이동통신사들이 가입자 1명 늘리는 데 평균 702만 원을 쏟아 붓는 등 과도한 마케팅비 지출로 도마에 오른 틈을 탄 것이다.

 

IT 시장조사업체인 인사이트플러스는 6일 '인터넷 개방성에 대한 새로운 도전: 망중립성 논란을 중심으로'란 보고서에서 통신사들의 비용 분담 요구를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 보고서는 NHN, 다음, 구글, 카카오 등이 참여한 오픈인터넷협의회(OIA) 후원을 받은 것으로 사실상 콘텐츠사업자(CP) 입장을 대변하고 있다.

 

"무임승차? IT 예산 절반 통신사에 내고 있어"

 

통신사들은 카카오톡, 스마트TV 같은 콘텐츠제공자들이 자사 네트워크에 무임승차하면서 데이터 트래픽 폭증으로 네트워크 투자재원이 고갈되고 있다며 CP에게 비용 분담을 요구해왔다. 사실상 CP에게 종량제를 적용해 데이터 트래픽 증가에 따른 추가 요금을 받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하지만 인사이트플러스는 이 보고서에서 "네트워크는 공공재 성격이 강하며 CP는 트래픽 사용량에 따른 회선 요금과 IDC(인터넷데이터센터), CDN(콘텐츠 딜리버리 네트워크) 비용 등을 이미 ISP(인터넷서비스제공사업자)에게 이미 지불하고 있다"면서 통신사 쪽의 무임승차론을 정면 반박했다.

 

실제 콘텐츠사업자들이 통신사에 지불하는 망 사용료는 전체 전산 관련 예산의 절반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원 수 1793명에 지난해 매출 2576억 원을 달성한 중견 게임업체인 C사가 IDC, CDN 등에 지출하는 비용은 142억 원으로 전체 전산(IT) 관련 예산 283억 원의 50%로 나타났다. 직원 112명에 연매출 133억 원인 온라인교육업체 E사의 망 이용료는 7억 원으로 전산 예산 11억 원에서 60%를 차지했다.  

 

이에 E사 O개발팀장은 "ISP에 이미 네트워크 사용료를 지불하고 있는데도 트래픽 증가에 대한 추가 비용을 요구하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면서 "우리가 양질의 콘텐츠를 제공해 ISP쪽에서 발생하는 혜택에 대한 비용도 지불해야 하는 게 아닌가"라고 반박했다.

 

이용 인사이트플러스 대표는 7일 오전 청계광장 한 커피전문점에서 진행한 설명회에서 "모바일 인터넷전화(mVoIP) 등을 허용하면 단기적으로 음성이나 문자 매출이 줄어들 수 있지만 데이터 매출이나 ARPU(가입자 1인당 수익)가 증가해 통신사에도 긍정적"이라면서 "결국 통신사는 음성, 문자 수익 잠식보다 자기 앞마당을 내주기 싫은 것"이라고 꼬집었다.

 

실제 KT의 지난해 무선 데이터 매출은 2조 원대를 넘겨 50% 가까운 증가세를 보였다. 음성 ARPU는 20%가량 줄었지만 데이터 ARPU는 8006원에서 1만1005원으로 37.5% 늘어났다.

 

"mVoIP 매출 영향 미미... 과도한 마케팅비가 문제"

 

정작 KISDI 분석 결과 모바일 인터넷 전화를 전면 허용하더라도 이통사 매출 감소폭은 0.74% 수준에 그칠 걸로 예상되는 가운데 최근 LTE(롱텀에볼루션) 가입자 유치에 혈안이 된 이통 3사의 마케팅 경쟁이 오히려 네트워크 투자 여력을 위축시킨다는 지적도 나왔다.

 

올해 2분기 이통3사 마케팅비용은 2조356억 원에 이른 반면 순증 가입자는 28만9719명에 그쳤다. 결국 가입자 1명 늘리는 데 평균 702만 원을 쏟아부은 셈이다. 마케팅비가 가장 많은 SK텔레콤의 경우 1인당 유치비용은 933만 원에 달했다.

 

인사이트플러스는 "지난 6년간 통신사간 가입자 유치 경쟁이 심화돼 마케팅 비용이 통신서비스 매출액 대비 평균 20%를 상회하며 통신업계의 수익성을 악화시켜 네트워크 품질 고도화를 위한 설비투자 주요 장애 요인으로 대두되었다"면서 "마케팅 비용구조가 개선된다면 ISP들은 네트워크 투자 여력 확보가 가능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태그:#망중립성, #MVOIP, #마케팅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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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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