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가 우기를 맞아 4대강(금강)에 집중합니다. 환경단체인 '대전충남녹색연합'과 지역 언론사인 <금강일보>와 함께 검증대에 올라선 4대강(금강) 사업의 허와 실을 하나 하나 헤집어 볼 예정입니다. 지난 25일부터 9월 5일까지 매주 취재기자는 물론 시민기자이자 대전충남녹색연합 활동가(양흥모 대전충남녹색연합 사무처장, 심현정 대전충남녹색연합 간사, 김종술 시민기자), 전문가(정민걸 공주대 환경교육학과 교수, 허재영 대전대학교 토목공학과 교수)로 구성된 특별기획팀의 현장취재를 통해 금강사업 현장의 현황과 주요 문제, 우기 피해 등을 발 빠르고 꼼꼼하게 보도합니다. 많은 관심 바랍니다. [편집자말]
'공주보'에 '어서오십시오'란 문구가 적혀 있지만, 찾아가면 돌아가라고 한다.
 '공주보'에 '어서오십시오'란 문구가 적혀 있지만, 찾아가면 돌아가라고 한다.
ⓒ 김종술

관련사진보기


2009년 시작한 4대강(금강)살리기 사업. 3년여의 공사 끝에 '세종보'와 '백제보'가 준공됐다. 하지만 '공주보'는 4번이나 준공을 미루면서까지 보강공사를 하고 있다.

지난 25일 취재를 위해 찾아간 '공주보'. 기자는 입구에서부터 통제를 당해야만 했다. 명확한 통제 이유도 밝히지 않은 채 SK건설사 안전과장은 "내가 다음 주에 떠나니 그때 오라"는 황당한 답변만 했다.

그러던 중 자전거 도로와 붙어있는 친수구역에서 소나무에 농약을 살포하는 현장을 마주할 수 있었다. 기자는 취재를 위해 발걸음을 옮겼다. 그러자 경비가 뒤따르면서 "허락을 받고 가야지"라는 말을 했다.

자전거 도로를 이용해 농약을 살포하는 부근에 이르자 자전거를 타고 뒤쫓아 온 경비가 "사람 말이 말 같지 않으냐"고 시비를 걸었다. '자전거 도로를 가는 것도 허락을 받아야 하느냐?'고 묻자 그래야 한단다.

공사하는 곳도 아니고 누구나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자전거 도로도 허락을 받고 가야한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었다. 행여나 사진을 찍지 못할까라는 조바심에 돌아서는데, 다시 경비가 앞길을 막아선다. 기자는 '왜 취재하는 기자를 방해하느냐'며 '누가 시키기라도 했느냐?'고 물었다. "그래, 시켰다"는 경비의 말에 '누가 그랬냐'고 따져 묻자 "그런 것은 알 필요가 없고"라며 말을 잘랐다.

다른 구간에 비해 준공하지 못해서 민감하게 반응은 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이 정도로 막말을 할 수 있는 것일까.

다른 구간은 취재 가면 어느 정도는 답변을 해주고, 문제가 있으면 봐달라고 하든지 아니면 쓰더라도 고생하는 사람들 생각해서 약하게 써달라고 하는 것에 반해 '공주보'는 출입을 막고 취재를 방해했다.

그러던 중에 '공주보'에서 작은 소란이 일었다. 자신을 안전관리자라고 밝힌 한 남성은 "들어가서 뭐할 건데, 들어가면 경찰에 신고하겠다"라며 "크레인 작업 중이라 위험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불과 5분 전까지만 하더라도 인근 주민이 어린아이를 유모차에 태우고 아무런 제제도 없이 돌아다녔다. 굳이 환경단체 활동가와 취재기자에게만 '위험하다'고 하는 이유가 궁금했다.

더욱이 이 관계자는 앞길을 막아서면서 "이 사람이 말이야, 죽으려고"라는 협박까지 일삼았다. 그는 화를 내며 "다음 주에 내가 가니 그때 와라"고 말하며 활동가의 목 뒷덜미를 잡고 밀치며 팔을 잡아당겼다. 이후 동행한 여성활동가가 "사람을 왜 때리느냐"고 항의를 하자 "때린 게 아니라 잡았다"는 변명을 했다.

하지만 이 활동가는 팔에 상처를 입어 피까지 보고야 말았다. 이후에도 30여 분 동안 승강이가 계속됐다.

언론과 환경단체를 막는지 돌이켜 생각해보니 그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그 이유는 지난 3월 8일 금강을지키는사람들(대전·충남·충북·전북 70여 개 시민사회단체)과 생명의강 연구단(단장 박창근 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등이 '공주보'를 찾아 모니터링을 하면서부터 문제가 불거졌다.

당시 박창근 교수는 "좌안으로부터 8곳에서 보에 폭 2mm 정도(법적 기준치 0.3mm)의 균혈과 소수력발전소 누수 등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또한, 배를 띄워 '에코사운딩'을 이용해 수심을 측정한 결과 "세굴이 발생하고 있다"며 "지금 당장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겠지만, 내구연성이 떨어져서 보로서의 기능이 사용연한이 현저하게 줄어들 것이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하지만 SK시공사 소장은 "세굴이 일어나지 않았다"며 백제보까지 찾아와서 기자들에게 일일이 도움을 요청했다. 세굴이 없다던 시공사는 가물막이를 설치하고 세굴보강공사를 했다. 지금도 사석을 채우고 모래를 붙고 하면서 잠수부까지 동원해 수중레미콘 타설을 하고 있다.

이와 함께 4대강사업에 비판적인 언론과 환경단체의 출입을 막고 있다. 아마 감추고 싶은 게 많은 것으로 보인다. 8월 1일 4번이나 준공 기일을 미뤘던 '공주보'도 준공을 한단다. 이런 부실공사로 만들어진 사상누각(砂上樓閣)이 얼마나 버틸지 의문이다.

또한, 국토해양부는 이런 부실공사 덩어리를 넘겨받아 국민에 세금을 축내기보다는 전문가와 시민단체가 참석하는 안전진단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린다고 부실을 덮을 수 없기 때문이다.


태그:#공주보, #4대강 사업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