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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가 하늘이다. 구럼비가 하늘이다. 쫓겨나는 사람이 하늘이다."

쌍용차(S), 강정마을(K), 용산(Y)의 앞 글자를 딴 'SKY ACT(스카이 공동행동)'가 28일 출범했다. 공동행동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 회관에서 시국회의를 열어 출범선언문을 채택하고 오는 8월부터 본격적으로 투쟁하기로 결의를 다졌다. 쌍용자동차 사태는 정리해고와 비정규직 문제를, 강정마을은 평화와 환경보호를, 용산참사는 쫓겨나는 세입자들을 상징한다. 이명박 정부의 인권, 노동, 환경 탄압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출범 선언문에서 이들은 "자본의 횡포와 국가 폭력에 의해 국가의 진정한 주인들이 도리어 쫓겨나고 죽어가고 있다"며 "가혹한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시민들이 함께 어울려 웃고 울고 즐기고 분노하며 공감할 수 있는 공동행동을 모색"한다고 취지를 밝혔다.

이들은 또 "우리는 기쁘고 즐겁게 연대할 것이다. 우리는 노래하고 춤출 것"이라며 "쌍용, 강정, 용산에서 시작하되, 전국을 돌며 대한민국 곳곳 현장의 고통에 기꺼이 함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SKY ACT(스카이 공동행동)'는 쌍용자동차 희생자 추모와 해고자 복직 범국민대책위원회, 금속노동조합 쌍용자동차지부, 제주해군기지건설 저지를 위한 전국대책회의, 제주 군사기지 저지와 평화의 섬 실현을 위한 범도민대책위원회, 강정마을회, 용산참사 진상규명 및 재개발제도 개선위원회가 한 자리에 모인 것이다.

이미 전부터 이들은 함께 만나왔다. 대한문 분향소에는 제주 해군기지 반대의 깃발이 펄럭이고 강정주민들은 서울에 오면 쌍용자동차의 해고자들을 만났다. 대한문 앞 분향소에는 용산참사 구속자들의 사면을 촉구하는 서명 용지가 언제나 있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공동행동의 뜻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공동행동은 '길 위의 신부', 문정현 신부가 지난 5월 18일 받은 광주인권상 상금 중 3000만원을 쌍용차, 강정, 용산에 쓰겠다고 밝힌 것이 출발점이 됐다.

시국회의에는 각계·각층의 인사들이 참여했다.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 홍세화 진보신당 대표, 인재근 민주통합당 의원을 비롯해 명진 스님,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 등 100여 명의 참석자들이 프란치스코회관 대성당을 채웠다. 회의 참가자들은 '노동자가 하늘이다, 정리해고 철회하라', '쫓겨나는 사람이 하늘이다, 용산참사 진상규명', '구럼비가 하늘이다, 해군기지 결사반대'라 적힌 손 피켓을 들고 공동행동의 결의를 함께했다.
 
이날 회의 도중에는 쌍용차, 강정, 용산의 주인공인 김정우 쌍용차 노조 지부장과 용산참사 유족인 전재숙씨, 강동균 강정마을회 회장이 손을 꽉 잡았다.  

전재숙씨는 "정말 살고 싶었던 저희들이지만 이명박 정부는 하루 아침에 살인 학살을 했다"며 "용산과 쌍용차, 강정에도 똑같이 (만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전씨는 "힘은 없으나 똘똘 뭉쳐서 우리가 살아 있다는 걸 보여주자. 함께 행동해 달라"고 덧붙였다. 

김정우 쌍용자동차 지부장도 "쌍용이나 용산이나 강정이나 갈가리 찢기고 짓이겨지고 짓밟혔다"며 "이제 우리가 이명박에게 당한 것을 되돌려줄 기회가 왔다"고 말했다.
 
강동균 강정마을회 회장은 "봉건시대보다 더 인권과 자연환경이 무시되고 한낱 기득권층의 욕심이 난무하는 시대가 왔다"며 "과연 우리는 이 시대를 견디며 살아가야 하는가? 손에 손을 잡고 자연과 어우러져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 수 있는가?"라고 물었다. 

강 회장은 "민심이 곧 천심이다. 힘없는 백성들이라지만 그 민심을 거스르면 그 어떤 세력도 오래가지 못할 것이다"라며 "우리가 뭉친다면 이 세상을 우리가 원하는 세상으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자"고 힘주어 말했다.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은 공동행동의 출범에 호응해 "민주노총이 용산참사 때도, 구럼비가 파괴 됐을 때도 무얼 했을까 하는 자책감이 있다"며 "함께 사는 것이 아니면 죽는다는 민중의 외침으로 함께 싸우겠다"고 말했다. 

공동행동은 먼저, 다음달 7일 울산과 전남을 시작으로 9일 경북과 광주, 14일 서울, 제주, 인천 등에서 열리는 쌍용차 해고자들의 복직을 위한 지역 순회 결의대회에 참가할 예정이다. 다음달 30일부터 8월 4일까지는 제주 강정마을을 출발해 제주시에 도착하는 강정평화 대행진도 지원할 방침이다. 공동행동은 또 용산참사를 다룬 다큐 <두개의 문> 단체관람 및 전국 개봉운동도 벌여 용산참사 진상규명 여론을 불러일으킬 계획이다.

태그:#쌍용차, #용산참사, #강정마을, #구럼비, #SKY A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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