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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 가득 차있어야할 저수지에는 물이 없다.
▲ 가뭄으로 물이 사라진 '방동저수지' 물이 가득 차있어야할 저수지에는 물이 없다.
ⓒ 대전환경운동연합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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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영된 MBC의 '단비'가 절실하게 생각나는 요즘이다. 요즘 농민들은 단비만을 기다리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충남도에서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요즘 가뭄이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다. 가뭄으로 농사를 짓는데 직접적인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MB정부가 홍수와 가뭄에 대비하기 위해 진행한 4대강의 보공사가 완료돼가는 시점에서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다.

정부는 4대강 사업의 실효성에 대해 홍보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11일 방송된 라디오연설에서 "4대강사업이 마무리되면서 고질적 비 피해가 거의 사라졌다"며 치적을 홍보한 것은 가뭄에 시달리는 농민들에게는 오히려 분노만을 살 뿐이다.

더욱이 19일 4대강사업 추진본부는 현재 4대강 수위가 1.77m 상승했다고 발표하면서 가뭄대비효과를 톡톡히 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현장을 조사해보면 가뭄 피해가 심각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정부 발표의 신빙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충청남도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홍성지역은 약 3.3ha (8.7%)논이 물이 부족해 모내기를 못했고, 태안 남면의 경우 4ha (2%)논이 물 부족으로 모내기를 마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부여군도 43ha (0.5%)의 논이 모내기를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도내 용수대책이 필요한 논은 907ha (산수답 제외) 이며 모내기를 마친 논 중 물마름 현상이 발생해 대책이 필요한 논은 1260ha나 된다. 태안지역 약 3.5ha의 밭에서는 가뭄으로 시들음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도내 전체 밭작물중 1551ha에서 시들음 피해가 발생했다.

6월 13일 현재 충남지역 저수지 931개 저수지 가운데 71개소가 고갈되었다. 저수율 30% 이하가 308 개소, 31~50%가 333 개소, 50% 이상이 219 개소 등으로 농업용수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농어촌공사가 관리하는 충남도내 224개 저수지의 저수율은 36.8%에 불과하다. 평균저수율 63.3%와 2011년 저수율 62.5%에도 훨신 밑도는 수치이다. 수치상으로도 보이는 극심한 가뭄으로 작물파종과 재배가 심각한 영향을 받고있다.

지역 저수지개소와 현재 저수율을 보여주고 있다.
▲ 충남지역 저수율 지역 저수지개소와 현재 저수율을 보여주고 있다.
ⓒ 충남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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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의 핵심 사업은 준설과 보건설이다. 보는 홍수예방시설이라기보다는 물을 확보하는 물이용시설이다. 실제로도 사업 초부터 물을 확보해 용수공급에 사용하겠다고 홍보에 열을 올렸다. 가뭄피해가 발생하는 곳과 4대강 본류와의 차이 때문이다. 더욱이 4대강 사업지역인 부여군에도 용수가 확보되지 않았다. 이는 4대강으로 강물만 확보했지 실제 이용에대한 고려나 계획이 없었다는 것을 반증해주는 것이다. 중국에 댐이 많아도 우리가 사용할 수 없는 것처럼, 4대강물을 이용할 수 있는 지역은 한계가 있는 것을 간과한 것이다.

가뭄 시에 약 8억㎥의 물부족이 예상된다며 4대강이 가뭄 문제를 해결할 것처럼 주장하던 정부의 호언장담은 어디 간 것인가? 현장에서 농사를 짓지 못하는 농민에게 정부는 4대강 사업으로 무엇을 해주었는지 짚어봐야 한다. 정부는 강의 수위를 높은 수준에서 유지하고 있다며 허황된 물 확보로 가뭄예방 효과를 홍보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거짓 홍보로는 현재 농심을 달래기 어려워 보인다. 4대강 사업이 시행된 부여군조차 용수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지만 부여의 백제보에는 물이 가득 담겨있다. 가뭄효과를 이야기하려면 실제 저수된 물이 얼마 만큼 사용되고 있는지에 대한 분석이 있어야 한다. 현재까지 결과를 보면 4대강 사업이 실제 가뭄이 발생한 지역에는 해갈효과를 주지 못했다.

지난 7일 찾은 백제보에는 물이 가득 담겨져 있다. 하지만, 부여지역에서도 가뭄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 부여보(백제보) 지난 7일 찾은 백제보에는 물이 가득 담겨져 있다. 하지만, 부여지역에서도 가뭄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 대전환경운동연합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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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조 원의 4대강 사업이면 홍수와 가뭄까지 예방할 수 있다던 정부의 거짓이 2012년 봄가뭄으로 입증되었다. 4대강 사업의 허상이 그대로 입증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제 여름 장마가 돌아온다. 가뭄보다는 홍수를 걱정해야 할 시기도 다가오고 있다. 4대강 사업으로 홍수를 예방할 수 있다던 정부가 올 여름 비를 어떻게 견뎌낼지 벌써 '기대된다'.

올 여름 비로 심각한 홍수가 발생해도, 강 수위가 낮아졌다는 말로 국민여론을 호도할 것인가? 정부는 이제라도 4대강의 망상과 착각에서 깨어나야 한다. 4대강의 실수를 인정하고 실제 가뭄과 홍수에 대한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계획과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제2의 4대강 사업으로 예산만 낭비하는 토건사업만이 국토를 유린하게 될 것이다.


태그:#4대강사업, #충청남도 가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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