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한국지엠의 세르지오 호샤(Serigo Rocha) 사장은 7일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경영목표와 핵심과제’를 공유하는 ‘소통경영’을 펼치고 있다. <사진 : 한국지엠 제공>
 한국지엠의 세르지오 호샤(Serigo Rocha) 사장은 7일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경영목표와 핵심과제’를 공유하는 ‘소통경영’을 펼치고 있다. <사진 : 한국지엠 제공>
ⓒ 한만송

관련사진보기


한국지엠이 부장급 이상 임직원들에게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 과정이 강압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지엠은 동종 업종과 비교할 때 부장급 이상 임직원이 상대적으로 많은 것으로 알려져, 이번 희망퇴직 신청 접수가 조직을 슬림화하기 위한 시동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호샤 한국지엠 사장은 지난달 17일, 부장급 이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접수한다고 발표했다. 2009년에 이어 다시 시행되는 희망퇴직에 대해 사측은 조직 유연화가 목표라고 밝히고 있다.

정규직이 1만 7000명인 한국지엠의 부장급은 800여 명이며 상무급 이상 임원은 200여 명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규직 인원이 5만 명이 넘는 현대자동차의 임원이 180여 명인 데 비하면 많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 한국지엠애는 글로벌 생산체계를 갖춘 제너럴모터스(GM: 지엠)에서 파견한 일명 아이에스피(ISP) 요원(=이사급)이 100여 명 이상 포진 돼있다.

한국지엠 한 조합원도 노조 게시판에 "현재 나이든 팀장(부장), 실장(부장)이 많다. 일 잘하는 분도 있지만 위 사람에게 잘 보이려고 아래 사람 무지 갈구는 사람도 많다. 평가해서 하위 20%는 회사를 그만두게 해야 한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한국지엠은 희망퇴직 신청자에게 최대 2년 치 연봉에 자녀학자금 지원, 자동차 바우처 등을 약속하고 있다.

한국지엠이 개발을 주도한 소형 SUV ‘트랙스(Trax)’.한국 소형차 SUV 시장에 파란이 예상된다. <부평신문 자료사진>
 한국지엠이 개발을 주도한 소형 SUV ‘트랙스(Trax)’.한국 소형차 SUV 시장에 파란이 예상된다. <부평신문 자료사진>
ⓒ 한만송

관련사진보기


하지만 2000년 부도 사태로 인해 지엠과의 매각 협상에 앞서 희망퇴직과 함께 1750명에 대한 정리해고를 경험한 일부 직원들은 이번 희망퇴직을 단순한 희망퇴직으로만 보지 않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경제 위기 뒤 2~3년 동안 한국지엠은 하청노동자 1000여 명을 정리해고하기도 했다. 한국지엠은 지난 2일까지였던 희망퇴직 접수기간을 2주 연장하기로 했다.

또한 지난해 금속노조의 '1사 1노조'에 원칙에 따라 생산직 노조와 통합한 사무직 노조 측은 이번 희망퇴직이 강압적으로 이뤄질 뿐 아니라, 전 세계 경기 침체와 연관된 구조조정의 신호탄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지엠지부 사무지회는 5일 "회사가 목표로 하는 140여 명(희망퇴직) 분에 대한 성과를 내기 위해 부문, 본부별로 할당량이 정해졌다"고 한 뒤 "이를 달성하기 위해 강압적으로 희망퇴직을 유도한다. 책상마저 들어내는 부당한 행위가 곳곳에서 자행된다. 이는 명백히 불법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희망퇴직은 50세 이상의 부장과 임원을 대상으로 하지만, 사무직 평균 연령이 이미 40대 중반인 상황에서 이런 기준 자체는 심각한 문제다. 차장급이 다수를 점하고 상대적으로 사원급은 적은 현재 인사구조의 문제점을 차후에 차장급에 대한 희망퇴직으로 해소할 것 같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와 관련, 사무지회 관계자는 "청춘을 받쳐 몇 천 만원 받은 부장급에 대한 희망퇴직에 앞서 매년 수 십 억원 비용이 들어가는 아이에스피에 대한 효율성을 재검토해야 한다"며 "아이에스피를 축소해 한국지엠의 차세대 리더들에게 더 많은 책임과 권한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부당한 방법으로 직장 동료들을 내쫓는 행위에 절대 동의할 수 없으며, 모든 방법으로 회사에 대응할 것"이라며 "희망퇴직 강요는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된다"고 분명히 했다.

반면, 한국지엠 관계자는 "우리는 과장이 없어 차장에서 부장으로 승진한다"면서, "상식적으로 지난 해 소액이지만 1200억 원의 흑자를 냈고, 올해 상반기에도 내수 점유율이 10%를 넘었다. 구조조정과 연계하는 것은 거리가 멀다"고 반박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한국지엠, #희망퇴직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