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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메트로 비정규직 청소노동자 58명에 대한 고용승계가 막바지 협상에 들어갔다.

이찬배 민주노총 여성연맹 전국비정규직여성노조 위원장은 "5일 오전 서울시와 서울메트로 관계자가 만나 고용승계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면서 "그러나 구체적인 비용 부담 계획이 나오지 않아서 오후에 메트로, 업체 측과 잇달아 면담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예산 절감의 최우선 희생자가 청소미화원"

5일 서울메트로 청소노동자들이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서울시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있다.
 5일 서울메트로 청소노동자들이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서울시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있다.
ⓒ 홍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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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메트로는 예산 절감을 위해 지하철역사 청소용역업체 신규입찰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청소노동자 58명이 6월 1일부로 고용승계 대상에서 제외됐다. 사실상 해고된 셈이다. 노조에 따르면, 6월 1일부터 신규입찰로 들어온 9개 업체 가운데 4개 업체는 고용승계에 합의를 했으나, 5개 업체는 설계 인원 외에는 채용이 불가하다며 58명의 고용 승계를 거부했다. 서울메트로 청소용역은 수의계약을 통해 지난 37년간 재향군인회에서 독점해왔다.

노조는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하철에서 일하는 청소용역원의 고용불안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직접 고용을 약속하고 이를 시행하기 위해 검토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산하기관인 서울메트로에서는 지난 4월 지하철 요금을 인상하면서 332억 원 예산 절감 계획을 발표했고, 예산 절감의 최우선 희생자가 바로 청소미화원이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전국비정규직여성노조에 가입한 야간기동반과 특수 캐노피 기동반, PSD 청소미화원 등 133명은 지난 1일부터 전원 작업 거부에 들어갔다. 이찬배 위원장은 "서울메트로 청소노동자 대부분은 제3노조인 국민노총에 가입돼 있었지만, 이번 사태가 발생하면서 일부가 민주노총에 가입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5월 31일과 6월 4일 서울메트로 본사와 서울시청 다산플라자 앞에서 생애 처음 집회도 열었다. 

성과는 있었다. 4일 신규업체와의 3차례 교섭을 통해 32명에 대한 고용승계를 약속받았다. 하지만 업체 측에서 서울메트로에서 예산을 증액하지 않는 이상, 나머지 26명에 대해서는 고용승계가 어렵다는 방침을 밝혀 교섭이 결렬되었다. 결국 조합원 30여 명은 서울메트로 앞에서 노숙농성을 진행했다.

5일 서울메트로 청소노동자들이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서울시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있다.
 5일 서울메트로 청소노동자들이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서울시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있다.
ⓒ 홍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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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오후 1시 30분. 서울메트로 사장과의 면담을 앞두고 조합원 100여 명은 서울시청 앞에 다시 모였다. 전날 노숙농성을 한 30여 명은 근처 찜질방에서 눈을 붙였다. 바닥에 돗자리를 깔고 앉은 조합원들의 손에는 '임을 위한 행진곡', '파업가', '비정규직 철폐 투쟁가' 가사를 적은 종이가 들려 있었다.

이찬배 위원장은 "고용승계 약속은 받았지만 예산을 어떻게 할지는 안 정해졌다"면서 "오늘 타결이 안 되면 시청 앞에서 노숙농성에 돌입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태그:#서울메트로, #청소노동자, #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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