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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에 나설 공화당 후보로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가 확정됐다.

롬니는 30일(한국시각) 공화당 텍사스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압승을 거두며 대선 후보로 지명되는 데 필요한 전당대회 대의원 1144명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공화당 경선이 막을 올린 지 5개월 만이다.

이날 전까지 1086명의 대의원을 확보해놓은 롬니는 155명의 대의원이 걸려있는 텍사스 프라이머리에서 최소 58명의 대의원이 필요했다. 개표 결과 70%가 넘는 득표율로 1위를 차지한 롬니는 여유 있게 '매직넘버'를 돌파했다.

지난 1월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로 시작된 공화당 경선은 롬니가 꾸준히 선두를 유지해온 가운데 릭 샌토럼 전 상원의원,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 론 폴 하원의원 등 경쟁 후보들이 차례로 경선을 포기하면서 사실상 대선 후보를 예약해놓은 상황이었다.

이로써 롬니는 오는 8월 27일부터 플로리다주 탬파에서 열리는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대선 후보로 공식 지명될 예정이며 11월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대권을 놓고 맞붙는다.

공화당 역사상 첫 모르몬교 후보

롬니의 대선 도전은 두번째다. 4년 전에도 공화당 경선에 뛰어들었지만 존 매케인의 '대세론'에 밀려 불과 두 달 만에 중도 탈락하고 말았다. 하지만 이번 대선에서 다시 출사표를 던진 롬니는 마침내 승리를 거머쥐며 공화당의 최종 후보가 됐다.

롬니는 1947년 자수성가한 사업가 조지 W. 롬니의 아들로 태어났다. 아메리칸모터스 회장과 미시간주 주지사를 지낸 아버지 밑에서 부유하게 자란 롬니는 가문의 영향을 받아 독실한 모르몬교 신자이기도 하다.

그의 부친 조지 롬니는 베트남전을 반대했던 공화당의 좌파였다. 1968년 대권을 노리고 공화당 경선에 뛰어들었으나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에게 패했다. 롬니의 대권 도전은 대(代)를 이은 것이기도 하다.

모르몬교가 세운 브리검영대학을 거쳐 하버드대 로스쿨과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롬니는 투자회사 베인캐피탈 최고경영자(CEO)를 지내며 막대한 부를 쌓았고, 2002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을 맡아 흑자 올림픽을 이끄는 등 뛰어난 수완을 발휘했다.

그해 매사추세츠 주지사로 당선되며 본격적으로 정치에 뛰어들었지만 모르몬교 신자이자 온건주의 성향 때문에 공화당 내 강경 보수파로부터 끝없는 공격에 시달리기도 했다.

그러나 민주당으로부터 정권 탈환이 최대 목표인 공화당은 중도 표심을 흡수할 수 있는 롬니의 '대선 경쟁력'에 높은 점수를 주며 최종 후보로 선택했다. 소수 종교인 모르몬교 신자가 대선 후보가 된 것은 보수 기독교를 기반으로 두고 있는 공화당 역사상 처음이다.

수천 억 원의 재산을 가진 갑부로서 서민과 동떨어졌다는 공격을 받기도 했지만 치열한 공화당 경선을 거치며 인지도를 더욱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롬니는 높은 실업률과 경기 침체를 막지 못한 오바마 정권 심판론을 내세우고 있다.

주요 언론의 여론조사 결과 오바마가 불과 2~3% 격차로 근소하게 앞서있는 가운데 이번 대선은 지난 2000년 공화당 조지 부시와 민주당 앨 고어의 대결에 버금가는 대접전이 벌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미국 대선#미트 롬니#공화당#버락 오바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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