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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경보건시민센터는 지난 4월 20일 서평초교 병설 유치원 놀이터 구조물 위에서 먼지 시료를 채취할 당시 놀이터에서는 여러 명의 어린이들이 놀고 있었다고 전했다. 사진 왼쪽 미그럼틀 위쪽 구조물에서 석면이 검출됐다.
환경보건시민센터는 지난 4월 20일 서평초교 병설 유치원 놀이터 구조물 위에서 먼지 시료를 채취할 당시 놀이터에서는 여러 명의 어린이들이 놀고 있었다고 전했다. 사진 왼쪽 미그럼틀 위쪽 구조물에서 석면이 검출됐다. ⓒ 환경보건시민센터 제공

석면폐기물 제거공사가 진행중인 경기 수원시 서둔동 금강고려화학(KCC) 수원공장부지 옆 초등학교 유치원 놀이터에서 석면이 검출돼 어린이 안전이 우려된 가운데 학교 측이 문제가 없다는 취지의 공지사항을 홈페이지에 올려 눈총을 받고 있다.

 

수원서평초등학교는 지난 8일 환경단체가 병설유치원 놀이터에서 석면이 검출됐다고 발표한 다음날인 9일부터 "수치화 할 수 없는 기준치 이하의 극미량이 검출됐다"며 공사업체 측의 측정 자료를 인용한 공지사항을 홈페이지에 올려놓았다.

 

그러나 학교장 명의로 된 'KCC 매립 폐기물 처리'란 제목의 공지사항에는 '석면'이란 단어는 단 한 곳도 표기되지 않았다. 특히 "공사 기간 동안 서평초교 주변의 공기질 결과 0.004개/CC(최대)로 기준량(0.01개/CC)보다 현저히 낮음"이라고 적어 놓았다.

 

어린이의 안전을 위협하는 석면이 검출됐는데도, '석면'이란 얘기는 쏙 빼고 '학교 주변 공기질'이란 모호한 표현으로 검출된 석면이 기준치보다 크게 낮다는 내용만 강조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학부모들을 호도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있다.

 

더욱이 이 측정치는 지난 4월 13일 업체측이 측정한 결과인데도, 이에 대한 내용은 전혀 밝히지 않았다. 학교측의 공지 사항대로라면 서평초교 주변에서는 지난 4월 20일 환경단체의 유치원 놀이터 시료 채취에 앞서 이미 미량의 석면이 검출된 것이다. 하지만 학교측은 대책 없이 업체측을 대변하듯 문제가 없다는 점을 학부모에게 알리고 있다.

 

또 환경단체 조사결과 유치원 놀이터 석면 검출과 관련, 학교측은 "병설유치원 놀이터에서 미량 검출됐다는 내용은 사실 확인 결과 Trace(수치화 할 수 없는 미량이 있을 것으로 추정)수준"이라며 "사실 여부를 파악 중"이라고 모순된 입장을 밝혔다.

 

 KCC수원공장부지 옆 서평초등학교 유치원 놀이터에서 석면이 검출돼 어린이들의 안전에 우려를 낳고 있는 가운데 학교 측이 업체의 주장을 대변하듯 문제가 없다는 취지의 공지사항을 홈페이지에 올려 눈총을 받고 있다. 공지사항에는 '석면'이란 단어가 한 군데도 없다.
KCC수원공장부지 옆 서평초등학교 유치원 놀이터에서 석면이 검출돼 어린이들의 안전에 우려를 낳고 있는 가운데 학교 측이 업체의 주장을 대변하듯 문제가 없다는 취지의 공지사항을 홈페이지에 올려 눈총을 받고 있다. 공지사항에는 '석면'이란 단어가 한 군데도 없다. ⓒ 김한영

 지난 4월 20일 환경보건시민센터 관계자가 서평초교 유치원 놀이터 구조물 위에서 먼지 시료를 채취하고 있다. 환경단체 검사결과 이 시료에서 석면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지난 4월 20일 환경보건시민센터 관계자가 서평초교 유치원 놀이터 구조물 위에서 먼지 시료를 채취하고 있다. 환경단체 검사결과 이 시료에서 석면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 환경보건시민센터 제공

이밖에도 학교 당국은 KCC측과 협의해 매일 1회 운동장과 유치원에 대한 공기질을 측정해 그 결과를 학교 현관 게시판에 공지하겠다고 안내했다.

 

하지만, 이 역시 눈가림식 조치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학교측 공지 내용은 학부모가 매일 학교를 방문해야 공기질 측정 결과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공지 사항은 학교장과 교감, 행정실장 등이 논의를 거쳐 확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김아무개 교감은 "공지사항에 석면이란 얘기를 언급하지 않은 것은 이미 언론보도를 통해 학부모가 알고 있는 내용이라서 그랬다"며 "16일, 학부모 공개수업때 석면검출에 대해 설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환경단체가 유치원놀이터에서 시료를 채취했다고 하는데, 학교에서는 몰랐다"며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1급 발암물질로 지정한 석면은 머리카락보다 수천 배나 작은 광물질로, 호흡기를 통해 인체에 흡입될 경우 10~50년의 긴 잠복기를 거쳐 폐암과 석면진폐증, 악성중피종암 등의 치명적인 질병을 일으킨다.

 

국내 석면 문제 전문가인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은 지난 8일 석면조사결과 발표 기자회견에서 "다른 발암물질과 달리 석면은 발암위해농도인 역치(암을 일으키는 최소량의 수치)가 없어 낮은 농도에서도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최 소장은 "제도화된 석면사용금지규정의 경우 관리 농도가 필요해 세계에서 가장 낮은 농도인 0.1%함유를 기준으로 석면 사용을 금지하고 있고, 실내 대기 중 CC당 0.01개를 관리기준으로 삼고 있다"며 "이는 법적관리를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규제농도일 뿐, 규제 농도 이하의 환경이 안전하다는 의미는 결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서평초등학교#유치원 놀이터#석면검출#환경보건시민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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