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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때마다 느끼지만 우리 고향길은 정말 아름답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아름다운 길을 많이 뽑지만 고향길도 이에 빠지지 않습니다. 12일(토요일) 어머니 집에 가면서 다시 한 번 느꼈습니다. 나무가 우거져 터널이 되었습니다. 왼쪽 아래는 사천만입니다. 바다와 나무숲이 어우러진 고향길. 이것보다 더 아름다운 길이 있을까라는 생각을 저절로 듭니다.

 

"우리 고향길 정말 예쁘지요."
"처음 부모님께 인사하러 올 때 얼마나 놀랐는지 몰라요. 이렇게 아름다운 동네가 있나? 나무와 바다가 함께 어우러진 동네가 얼마 없잖아요."

"자꾸보면 싫증도 날 법한데 전혀 아니죠. 내가 생각하기엔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이에요."
"그렇게까지는 아니고. 아무튼 아름답고 예쁜 길이에요."

 

아내와 동네 한 바퀴를 돌고 있는데 빨간 열매 하나가 보였습니다. 산딸기 인줄 알았는데 아내는 뱀딸기라고 했습니다.
 
"여보 뱀 딸기예요!"
"뱀딸기? 아닌 것 같은데 산딸기 아니에요.
"아니 산딸기와 뱀딸기도 구별못해요."
"뱀딸기 맞네."
"옛날에는 먹었잖아요."
"먹었지. 지금은 도저히 먹지 못하겠어요."
 
뱀딸기는 사매(蛇苺) 또는 지매(地苺)라고 불리는 장미과(薔薇科 Rosaceae)에 속하는 덩굴성 다년생초라고 합니다. 이름은 조금 징그럽지만 어릴 적에는 한 번씩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줄기는 옆으로 뻗어 자라며 마디에서 새로운 뿌리가 내린다. 잎은 어긋나는데 3장의 홑잎으로 이루어졌으며, 꽃은 4~5월에 잎겨드랑이로부터 꽃자루가 나와 노란색으로 핀다. 꽃은 5장의 꽃잎으로 되어 있고, 크기가 다른 2종류의 꽃받침잎을 가지며 수술과 암술이 많다. 둥그런 열매는 작고 붉은색을 띠는 위과(僞果)로 딸기와 비슷하나 맛은 좋지 않다. 한때 열매에 독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지금은 독이 없는 것으로 여기고 있다. 들이나 양지바른 길에 흔히 자란다.(<다음백과사전>-뱀딸기)
 
날씨가 더워 그런지 벌써 모가 많이 자랐습니다. 보름쯤 지나면 모내기를 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흙은 생명을 잉태하고, 자라게 합니다. 있는 그래도 두면 흙은 결코 생명을 파괴하지 않습니다. 사람의 욕망이 흙을 죽이지만 않으면 그들은 언제나 생명을 줄 것입니다.
 
논 옆에 작은 웅덩이가 있는데 개구리 울음소리가 요란했습니다. 개구리 울음 소리가 아니라는 착각을 할 정도였습니다. 자세히 보니 그 유명한 황소개구리였습니다. 눈알만 봐도 얼마나 큰지 알 수 있습니다.
 

황소개구리 중 우리 토종개구리는 아예 없습니다. 작은 웅덩이 제왕으로 군림하고 있는 황소개구리를 보자니 무법자 냄새가 났습니다. 모든 것을 다 삼켜버리는 황소개구리, 더불어 살아갈 줄 모르는 그를 보면서 작은 웅덩이는 점점 생명을 잃어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고향은 여전히 가장 그리운 곳입니다. 마을들머리는 아름답고, 흙은 살아있으며, 뱀딸기도 여전히 붉은빛을 발하면서 자라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고향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저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태그:#고향, #뱀딸기, #황소개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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