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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이 8일 오전 서울대 경영관에서 대선출마를 공식선언하고 있다.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이 8일 오전 서울대 경영관에서 대선출마를 공식선언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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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보강 : 8일 오전 11시 20분 ]

"박근혜 전 대표는 킹메이커 역할을 하는 게 맞다고 본다."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이 18대 대선 출마 선언과 함께 가장 강력한 대선주자인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 대책위원장의 '2선 후퇴'를 주문했다. 이유는 구태의연한 정치의 틀을 깨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박 위원장을 통해 '유신독재'가 연상되는 한, 우리 사회가 대립의 구도에서 벗어나기 힘들다는 얘기다.

임 전 실장은 8일 오전 서울대 경영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선 승리가 한 쪽에는 승리의 함성을, 다른 쪽에는 증오의 결기를 부르는 현실을 더 이상 볼 수 없어 나왔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구태의연한 정치의 틀'을 "심각한 내장질환"이라고 명명했다. 임 전 실장은 "영남 산업화 보수를 기반으로 한 집단과 호남 진보 민주로 연대한 집단 간의 대립이 지난 40여 년 동안 벌어졌다"며 "지금 앓고 있는 심각한 내장질환이 우리의 더 큰 꿈을 멀어지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론 "박 전 대표가 정권을 잡으면 그들은 그 정권을 '공화당 정권'이라고 낙인 찍고 유신체제를 떠올리며 몸서리 칠 것이고 문재인 당선자가 대통령이 되면 우리는 노무현 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의 악몽을 생각하고 '잃어버린 10년 시즌2'를 외칠 것"이라고 짚었다. 그는 이어 "그들이 대통령이 된다는 것은 자연인 박근혜, 문재인이 당선되는 게 아니라 어느 한 집단이 다른 집단을 쓰러뜨렸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라고도 부연했다.

"유신악몽 안 떠올리고 보수의 정체성 의심 받지 않는 후보가 대통령 돼야"

임 전 실장은 "지금의 구도가 존재하는 한 통합은 승자가 패자에게 약간의 전리품을 나눠주는 방식 밖에 없다"며 "통합을 하려면 갈등을 부르는 현실을 선택하지 않으면 된다"고 강조했다.

또 "민주화 인사들이 유신의 악몽을 떠올리지 않고 보수가 정체성을 의심하지 않는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된다"며 "이제 우리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틀, 노무현 전 대통령의 틀을 넘어서 앞서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즉 '영남 산업화 보수'의 박근혜와 '호남 민주화 진보'의 문재인으로 18대 대선이 치러져선 안 된다는 얘기다.

그는 이어, 고용노동부 장관 재임 당시 노조법을 처리한 것을 상기시키며 "어느 집단을 대변하거나 이념적으로 치우쳤다면 노사 모두를 설득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자신을 '탈대립'의 대변자로 내세웠다.

임 전 실장은 당 안팎의 다른 대선주자들을 향해서도 '탈대립'의 깃발에 동참해달라고 호소했다. 특히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을 향해 "당과 집단에 대한 선입견에 얽매이지 말고 우리 시대에 해야 할 일을 이루기 위해 목소리를 내달라"고 했다.

'2선 후퇴'를 촉구한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을 향해선 "지난 40여 년 간의 구태의연한 정치의 틀을 깨는데 역할해달라"며 "새로운 시대, 새로운 정치를 여는 디딤돌이 되달라"고 말했다.

"대선 경선 당시 어느 계파에도 속하지 않아... 친이 해석 바람직하지 않아"

임 전 실장은 질의응답 과정에서 박근혜 위원장에 대한 '2선 후퇴' 의사를 보다 분명히 밝혔다.

그는 "박근혜 위원장에게 대선 경선 불출마를 요구한 것인가"라는 질문에 보다 구체적으로 "킹메이커 역할을 하는 게 가장 적절한 것 아닌가"라며 "(박 위원장이) 출마해야 한다, 말아야 한다가 아니라 구태의연한 정치틀을 바꿔야 새로 시작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또 "박 위원장이 큰 축의 대표를 맡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 기조에서 말한 것"이라며 "그동안 당이 어려울 때 (박 위원장이) 당을 살린 점을 부인하지 않는다, 다만 새로운 대한민국의 리더십을 만들어야 하는데 구태의연한 틀을 유지하면서 할 수 있느냐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우리 정치의 큰 구도를 깨기 위해선 그 구도 속에서 속하지 않은 저 같은 사람이 나서고, 국민들이 도와주신다면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래서 박 위원장에게 디딤돌 역할을 해달라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임 전 실장 역시 '자연인'이 아니라 '이명박 정부의 계승자'로 비춰질 수 있단 지적엔 "2007년 대선 경선 당시에도 어느 계파에 속하지 않고, 당 중심모임을 이끌었다"며 "고용노동부 장관, 대통령 실장을 했기 때문에 (친이라고) 보는 건 잘못됐다"고 반박했다.

그는 "2010년 6.2 지방선거 참패와 세종시 정국에서 당내 갈등이 심할 때 당청 간의 조율이 필요하다고 국정 최고 책임자가 요청하는데 (대통령 실장으로) 가는 건 당연했다"고 설명했다. 또 "고용노동부 장관을 했기 때문에 그렇다는 것도 맞지 않다"며 "(친박) 유정복·최경환 의원도 (이명박 정부에서) 장관을 했다, 그런 해석은 맞지 않다"고 말했다. 비박 대선주자와의 연대 여부에 대해서도 "또 하나의 구태의연함이라고 판단한다"고 일축했다.

"청와대와 대선출마 여부를 상의했느냐"란 질문엔 "상의하지 않았다, 개인적인 신상문제를 갖고 대통령에게 말씀드리지 않았다"며 "그런 의심도 구태의연한 틀 속에서 상황을 보기 때문에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 내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완전 국민경선제(오픈 프라이머리)' 도입 여부에 대해선 "(찬반 양쪽에서) 얼마든지 정치적 타협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19대 국회가 제대로 역할하기 위해 경선 시기를 늦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철수 원장에게 '동참'을 요청한 것인가"란 질문엔 "2008년 한나라당 정책위의장 당시 공정사회에 대해 안 원장과 많은 논의를 한 바 있다, 안 원장도 (나와 같은) 문제의식을 갖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안 원장과 같이 묶어서 하자는 얘기가 아니라 세력에 얽매이지 말고 국민에 줄을 서자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태그:#임태희, #대선출마, #새누리당, #박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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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2007~2009.11)·현안이슈팀(2016.1~2016.6)·기획취재팀(2017.1~2017.6)·기동팀(2017.11~2018.5)·정치부(2009.12~2014.12, 2016.7~2016.12, 2017.6~2017.11, 2018.5~2024.6)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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