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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아빠, 오늘은 어디로 갈 거예요?"
"어린이날이니…. 네가 가고 싶은 곳으로 가야지."
"예술회관 앞에 있는 남강 둔치에 가요. 거기가 더 재미있어요."

우리 집에서 유일한 어린이(?) 막둥이가 아침부터 바쁩니다. 물론 중학생인 큰 아이와 둘째도 정신 연령은 어린이지만 나이는 청소년입니다. 그러므로 어린이날 모든 선택은 막둥이에게 있습니다. 막둥이가 선택한 남강 둔치로 모두가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뙤약볕 아래 3시간 동안 고생

남들보다 조금 이른 시간에 온 줄 알았는데, 벌써 사람들이 한 가득입니다. 무엇보다 날씨가 더운 여름입니다. 구름도 없는 하늘 아래 그늘조차 없어 얼마나 힘들었는지 모릅니다. 막둥이 한 사람을 위해 네 사람이 뙤약볕 아래서 무려 3시간이나 고생했습니다.

통 안으로 몸이 들어갔습니다. 놀라웠지만 한편으로 얼마나 가혹한 훈련을 했을까? 라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아팠습니다.
 통 안으로 몸이 들어갔습니다. 놀라웠지만 한편으로 얼마나 가혹한 훈련을 했을까? 라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아팠습니다.
ⓒ 김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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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 안으로 몸이 들어갔습니다. 놀라웠지만 한편으로 얼마나 가혹한 훈련을 했을까? 라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아팠습니다.
 통 안으로 몸이 들어갔습니다. 놀라웠지만 한편으로 얼마나 가혹한 훈련을 했을까? 라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아팠습니다.
ⓒ 김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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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기예단 공연으로 어린이날 행사가 시작되었습니다. 놀라웠습니다. 사람이 통 안으로 몸이 들어갔습니다. 유연성이 나무토막인 저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사람이 어떻게, 저렇게 할 수 있는지 상상이 가지 않았습니다.

"여보, 사람이 어떻게 저렇게 할 수 있어요?"
"놀라워요. 나도 유연성 하나는 있는데, 상상이 안 가요."
"나무 토막인 나는 어떻겠어요?"


"사람이 '통' 안으로 들어갔어요"

중국기예단은 또 다른 유연성을 보여주었는데 촛대를 들고, 몸을 거의 동그라미로 만들었습니다. 원래는 촛불을 켜야 하는 데 낮이고, 바람이 조금 불어 촛불을 켜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몸놀림 하나하나에 지켜보는 모두가 '와'라는 환호성을 지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유연성만 아니라 의자를 다섯 개 쌓은 후 막대기 위에 사람이 올라갔습니다. 유연성과 탁월한 균형감각이 없다면 불가능한 일입니다.

상상을 초월하는 묘기였습니다.
 상상을 초월하는 묘기였습니다.
ⓒ 김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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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여나 바람이 불면 어떻게하나 걱정을 했습니다. 균형을 맞추는 모습에 상상이 잘 가지 않았습니다.
 행여나 바람이 불면 어떻게하나 걱정을 했습니다. 균형을 맞추는 모습에 상상이 잘 가지 않았습니다.
ⓒ 김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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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불면 안 되는데…."
"바람이 불면 큰일 나지요. 의자도 그렇지만 막대기 위에 사람이 물구나무를 섰어요."
"사람이 어떻게 저런 균형감각을 가질 수 있어요. 조금만 흔들리면 무너질 수밖에 없어요."


상상을 초월하는 기예 앞에 사람들은 환호했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 '얼마나 가혹한 훈련을 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상상을 초월한 묘기를 보여주기 위해서는 상상을 초월한 훈련을 받았을 것입니다. 특히 유연성은 어릴 적부터 훈련받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입니다.

"자전거가 사람 4명 위로 날랐어요"

중국 기예단 공연이 끝나고, 자전거 묘기가 있었습니다. 자전거를 통해 다양한 묘기를 보여주었는데 그 중 하나가 누워있는 4명을 뛰어넘는 것입니다. 단 한 번 실수로 사람이 다칠 수 있었지만 아무도 다치지 않았습니다.

4명을 넘는 자전거 묘기 짜릿했습니다.
 4명을 넘는 자전거 묘기 짜릿했습니다.
ⓒ 김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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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명을 넘는 자전거 묘기 짜릿했습니다.
 4명을 넘는 자전거 묘기 짜릿했습니다.
ⓒ 김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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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명을 넘는 자전거 묘기 짜릿했습니다.
 4명을 넘는 자전거 묘기 짜릿했습니다.
ⓒ 김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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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묘기를 보여주기 위해 이분들 역시 혹독한 훈련을 받았습니다. 훈련 도중 다친 사람도 많았습니다. 무엇보다 누워있는 사람과 호흡이 맞아야 합니다. 누워있는 사람이 자전거가 무서워 조금이라도 빨리 일어나면 크게 다칩니다. 자전거 묘기를 보여주는 사람 역시 순간 판단력, 유연성, 기술만 아니라 담대함이 필요한 것 같았습니다. 두려워하다가 실수라도 하면 모두가 다칠 수밖에 없습니다.

배고픈 막둥이, 억지로 7미터 미끄럼틀 태워

중국기예단 자전거 묘기에 환호했지만, 햇볕이 강했습니다. 들어 올 때부터 반드시 타겠다고 봐 두었던 7미터 높이 미끄럼틀을 타러 갔습니다. 그런데 막둥이가 시무룩합니다.

"아빠, 저것 타지 말고, 밥 먹으러 가요."
"한 번 타보자. 시간이 얼마 걸리지 않으니까. 타고 나서 밥 먹으러 가자. 저런 것 보면 타겠다고 조르는 네가 오늘은 웬일이니?"
"아빠, 그럼 저것만 타고 밥 먹어요."

"그럼, 아빠도 배고프다."

미끄럼틀을 타도 내려오는 막둥이
 미끄럼틀을 타도 내려오는 막둥이
ⓒ 김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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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아갈듯 좋았다고 합니다
 날아갈듯 좋았다고 합니다
ⓒ 김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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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기 싫다고 했던 막둥이는 타 보더니 싫은 모습은 아닙니다. 한순간 내려오는 모습이 짜릿했습니다. 유일한 어린이 막둥이를 위해 네 식구가 뙤약볕 아래에서 고생했지만, 모두가 즐거웠습니다. 막둥이가 몸도 튼튼, 마음도 튼튼하길 바랍니다. 또 자신만 아니라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자라길 간절히 바랍니다.


태그:#어린이날, #중국기예단, #자전거 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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