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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엑스포 2차 예행연습이 2일 여수 신항 일대에서 열렸다. 2차 예행연습에는 여수시내에 거주하는 학생과 인근에 사는 주민 5만 명이 관람했다.

 

CNN, 론리플래닛 등이 올해 꼭 가봐야 할 여행지로 여수엑스포를 선정한 바 있으며, 대전엑스포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열리는 세계박람회다.

 

오는 5월 12일부터 8월 12일까지 3개월간 열리는 여수엑스포는 국제관 이외에도 세계 최초의 바다 위 전시관인 주제관 등 20개 전시관과 각종 체험시설, 국내 최대 아쿠아리움 등을 통해 '바다'와 관련된 전시물들을 볼 수 있다. 

 

1일 90여 회(총 8000여 회) 문화예술공연과 세계에서 가장 큰소리를 내는 파이프오르간 '스카이타워', 첨단 해양문화예술관인 '엑스포디지털갤러리' 등도 볼 수 있다.

 

오전 10시 정문에 도착했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가운데도 학생과 관람객들이 길게 줄을 서 있다. 대부분 자기 차례를 기다리는 가운데 간혹 몇몇이 새치기를 하고 있었다. 이름을 밝히지 말아달라는 안내요원에게서 1차에 이은 2차의 문제점에 대해 들었다.

 

"대부분 길게 줄을 서 기다리는 가운데 주로 노인들이나 나이 드신 분들이 떼를 쓰며 천으로 된 줄을 들추고 들어와 새치기를 해요. 이유도 다양합니다. '일행이 저 앞에 있으니 같이 가야 한다', '나이 먹었으니 봐 달라', '먼데서 왔으니 봐 달라'며 막무가내로 밀고 들어가면 우리 같이 젊은이들은 노인들한테 심하게 못하죠."

 

안내요원에게서 대안을 들었다. 정문에서 7~8미터쯤 까지는 철제로 된 줄서기 라인이 되어있다. 반면 그 이후 줄서기 라인은 천으로 된 라인으로 언제든지 들추고 들어갈 수 있다. 따라서 "바깥 라인만이라도 철제 줄서기 라인을 설치해 새치기가 불가능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문을 통과하자 세계 최고 화질의 초대형 엑스포디지털갤러리(EDG)가 나왔다. 사람들은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고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었다. 초대형 LED스크린에는 여수엑스포를 한 마디로 압축한 "살아있는 바다, 숨 쉬는 연안"을 구현한 바다의 모습이 하늘에 떠다닌다.

 

1인극이 펼쳐지는 엑스포광장을 지나 '여니교'를 거쳐 주제관으로 가는 도중 여수에서 왔다는 한 아주머니가 사진을 찍어달라며 카메라를 건넨다. "우리나라가 아닌 것 같아요. 너무 좋아요. 여름에 해외여행 갈려고 했는데 고민되네요."

 

신항 일대와 오동도를 아우르는 엑스포 부지 앞바다. 환경에 관심이 많은 나는 몇년 전 이곳에서 엑스포를 개최한다는 얘기를 듣고 걱정이 됐다. 해양쓰레기와 오물들이 많아 손님들에게 보여주기는 부적절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여니교'를 건너며 바라본 바다는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깨끗해진 물과 바위 위에 이끼까지 끼어있다.

 

여수세계박람회조직위원회에서는 해양환경관리공단(이사장 곽인섭)의 협조를 받아 거제도에서 운영 중인 해양수질자동측정소(이하 수질측정소)를 여수 신항으로 이전했다. 그 결과일까.

 

여수 신항 수질은 2008년 조사시 생물 서식에 부적합한 2~3등급이었으나, 조직위와 국토해양부, 여수시의 노력으로 2010년 이후 점진적으로 개선됐다. 현재는 생물 서식과 양식, 여가 선용에 적합한 1~2등급으로 향상된 건 칭찬받을 일이다.

 

바다의 가치를 인식하고 인간과 바다와의 상생을 통한 미래를 제시한 '주제관'에는 긴 줄이 늘어서 있다. 몇 시간이나 기다려야 차례가 될지 몰라 엄두를 못 내고 노인들이 몰려 있는 '현장예약전용기기'가 있는 곳으로 갔다.

 

예약을 도와주는 안내도우미들이 있었지만 거의 모든 노인들이 도와달라고 요청해 지친 것 같다. 시간은 오전 11시 44분인데 '현장예약기'는 8곳 중 2곳을 제외하곤 '예약불가'였다.

 

대전엑스포를 경험한 조직위에서는 대기열 혼잡과 대기시간을 최소화하기 위해 '주제관, 환국관, 기후환경관, 해양산업기술관, 해양문명도시관, 해양생물관, 아쿠아리움, 대우조선해양로봇관의 8개관에 대해 사전예약제를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핸드폰과 컴퓨터에 낯선 노인들에게는 불편한 게 당연지사. 고흥에서 왔다는 노인은 현장예약기 앞에서 "이거 어떻게 하는거요. 선생님이 대신 해주세요"하고 부탁했다. 박람회가 시작되면 서울에서 12명이 오기로 되어 있다는 여수 사는 노인의 얘기다. "이렇게 복잡한 줄은 몰랐어. 갑갑하지. 나이든 사람들은 어디서 뭣하는 지 모르겠어. 손님은 온다는 데 걱정이네." 

 

아쿠아리움 앞에도 긴 줄이 늘어져 있다. 국내 최대 규모로 280여 종, 3만여 마리의 해양 생물을 관찰할 수 있고 며칠 전  희귀종인 러시아산 흰고래 '벨루가'가 들어왔다는 보도를 보았기 때문이다.

 

비가 조금 굵어졌다. 앉아서 밥 먹을 공간이 부족한 사람들이 휴식공간을 차지하고 점심을 먹는다. 식사할 공간이 부족하다. 여도중학교 3학년 이창환 학생의 예행연습 관람소감이다.

 

"처음에 이곳에서 예행연습을 한다고 했을 때 큰 기대를 안했어요. 그리고 여수세계박람회도 기대를 걸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들어와 보니 규모도 크고, 신기한 것도 많네요. 하지만 교통질서가 부족하고, 일주일 전인데도 시행을 하지 않는 곳이 많다는 것도 아쉬워요."

 

그랬다. 몇 곳은 아직도 준비가 덜 돼 보여줄 수 없고, 몇 곳에서는 공사하느라 정신이 없다. 정부에서 진즉에 공사비를 줬더라면 공사를 일찍 마치고 마지막 점검을 할 텐데 지금도 공사 중이라는 것은 문제다. 하여튼 여수는 30년 이상을 앞당겼다는 느낌이 든다. 시간이 나면 여수에 와서 박람회를 구경하고 주변의 아름다운 경치를 흠뻑 구경할 기회다. 

덧붙이는 글 | '여수넷통'과 '문화촌뉴스'에도 송고합니다


태그:#여수박람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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