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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월 27일 오후 3시 15분에 촬영한 여수 순천 자동차전용도로의 모습. 왼쪽은 여수에서 순천으로 향하는 상행선이고 오른쪽은 순천에서 여수로 향하는 하행선 모습이다. 목포에서 여수로 관광버스를 타고 오는 도중에 촬영했다
4월 27일 오후 3시 15분에 촬영한 여수 순천 자동차전용도로의 모습. 왼쪽은 여수에서 순천으로 향하는 상행선이고 오른쪽은 순천에서 여수로 향하는 하행선 모습이다. 목포에서 여수로 관광버스를 타고 오는 도중에 촬영했다 ⓒ 오문수

"기가 막혀요. 저래가지고 어떻게 자동차 전용도로라고 할 수 있습니까?"

여수시에 사는 한 자동차 운전자의 하소연이다. 그가 며칠 전 자동차 전용도로를 이용해 여수에서 순천을 갈 때 경험했던 일화다.  커다란 화물자동차 두 대가 두 차선을 동시에 앞서가면서 비켜주지 않으니 뒤따르는 승용차들은 화물차들이 비켜줄 때까지 천천히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는 것. 그는 "여수박람회 교통수요를 대비해 건설한 자동차전용도로가 국도보다 못하니, 이래 가지고는 안된다"며 "박람회기간만이라도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는 5월 12일 드디어 여수박람회가 개막한다. 박람회를 앞두고 여수로 이어지는 도로가 속속 개통되고 있다. 지난 12일엔 여수 순천 자동차전용도로가 개통됐고, 27일엔 목포 광양간 고속도로가 개통됐다. 또 오는 10일엔 여수와 광양을 잇는 이순신대교가 개통된다.

 국도 17호선 모습. 자동차전용도로가 개통(4.12)되기 전 붐볐던 도로가 이렇게 한산하다. 사진은 4월 26일 오후 5시 촬영모습.
국도 17호선 모습. 자동차전용도로가 개통(4.12)되기 전 붐볐던 도로가 이렇게 한산하다. 사진은 4월 26일 오후 5시 촬영모습. ⓒ 황주찬

여수시와 박람회조직위는 5월 12일부터 8월 12일까지 3개월간 열리는 박람회 기간에 1000만 명 이상의 관람객이 여수를 찾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기간 동안 여수를 찾는 자동차가 하루 최대 6만 2755대에 달하고 이중 승용차는 3만 3488대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때문에 여수시와 조직위가 가장 걱정하는 것 중 하나가 교통대책이다. 

여수 순천간 자동차 전용도로 상행선, 국도 17호선보다 더 정체

총 공사비 1조1122억 원이 투입돼 지난 12일 개통한 여수 순천간 신설국도는 여수시 돌산읍을 거쳐 여수세계박람회장과 순천시 해룡면을 연결하는 38.8㎞ 구간이다. 그동안 국도 17호선이 정체돼 고통을 겪었던 지역민들은 고속도로와 같은 기능을 가진 자동차전용도로를 반긴다.

익산지방국토관리청에서는 두 도시를 이용하는 차량의 통행시간이 50분대에서 30분 이내로 단축될 것으로 예상했다. 개통된 이틀 후인 14일 오후 10시쯤 순천을 출발한 고속버스가 여수에 도착한 시간은 20분대로 예상시간보다 짧았다.

그러나 문제는 여수산단과 여수에서 화물을 실은 상행선 화물 자동차가 자동차전용도로로 달리면서 오히려 국도 17호선보다 더 정체가 됐다는 점이다. 한 택시 기사는 "국도 17호선은 오히려 한가해졌고 주변 상인들이 차가 다니지 않는다고 불만"이라고 전했다.

 4월 27일 개통된 광양 목포 고속도로. 시원하게 뚫린 도로가 보인다. 목포에서 여수까지 예전보다 1시간이나  단축됐다.
4월 27일 개통된 광양 목포 고속도로. 시원하게 뚫린 도로가 보인다. 목포에서 여수까지 예전보다 1시간이나 단축됐다. ⓒ 오문수

때마침 27일은 목포 광양간 고속도로가 개통된 날이다. 사업비 2조 2천억 원을 들여 10년 만에 완공된 목포 광양간 왕복 4차선 고속도로를 차들이 시원하게 달렸다. 관광버스 기사는 "평소 2시간 반 걸리던 것이 1시간 반으로 단축됐다"고 설명했다.

개통된 날 목포를 출발 여수로 오는 관광버스에 탑승했던 나는 반대쪽 상행선 차선을 보고 아연실색했다. 여러 시민들에게서 들었던 사실을 목도했기 때문이다. 당시 시간은 오후 3시 15분. 여수비행장부터 석창 4거리까지 8.4㎞의 구간에서 차들이 움직이지 못하고 거의 정체되어 있었다. 차로에는 대형 화물트럭과 버스, 승용차가 줄이어 서 있었다.

화물차 운전사들은 운전거리가 짧아지고 막히지 않으면 유류비를 절약하고 시간도 절약하기 때문에 새로 개통된 전용도로를 이용하고 싶어 한다. 사람들은 이유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하루 최대 6만 2천여대의 차량이 여수에 들어와 각자의 목적지를 향해 떠날 교통수요는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여수를 빠져나갈 도로는 자동차 전용도로, 국도 17호선, 이순신대교를 통해 광양으로 나가는 길과 항공 및 철도가 있다. 그밖에 배편을 이용할 소수의 관광객도 있다.

박람회 개최이전인 지금도 심하게 정체되는 자동차전용도로. 교통정체를 막기 위해서는 박람회기간만이라도 화물차는 국도 17호선을 이용하도록 제한해 교통수요를 분산하는 것이 어떨까.

덧붙이는 글 | '여수넷통'에도 송고합니다



#자동차전용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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