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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가 19일 3세대 신형 싼타페를 선보였다.
 현대차가 19일 3세대 신형 싼타페를 선보였다.
ⓒ 김종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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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낮 인천 송도신도시 하모니길. 따가운 봄 햇볕 속 웅장한 음악소리가 흘러나왔다. 이어 10여 대의 자동차들이 굉음을 내며 달려나왔다. 현대자동차의 신형 스포츠유틸리티자동차(SUV) 싼타페(Santa Fe)다. 100여 명의 기자들 시선과 카메라의 앵글이 뒤를 쫓았다. 당장이라도 부딪힐 것처럼 서로 마주보며 달렸다. 급가속을 반복했다. 90도 가까운 곡선을 따라 차를 꺾어 세우기도 했다. 마치 스포츠카의 성능이라도 뽐내듯이...

현대차의 한 임원은 "SUV도 저렇게 달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뿌듯한 표정이었다. 하지만 일부 기자 사이에선 "성능이 좋아진 것은 알겠지만, SUV의 기본이 무엇인지 헷갈릴 정도"라는 말도 나왔다.

7년 만에 확 바뀐 3세대 싼타페 "경쟁 상대가 누구냐고?"

신형 싼타페는 현대차의 야심작이다. 지난 2008년부터 4년 4개월 동안 공을 들였다. 연구에 들어간 돈만 4300억 원이다. 결코 적지 않은 돈이다. 싼타페는 지난 2000년 첫선을 보인 후 2005년에 2세대가 선보였다. 그사이 국내외에서 250만 대 넘게 팔려 나갔다. 국내선 거의 독보적인 위치다.

7년 만에 완전히 바뀐 3세대 싼타페로 옛 명성을 되찾겠다는 생각이다. 회사 쪽에서 이를 '화려한 귀환'이라고 불렀다. 김충호 현대차 국내영업본부장(사장)은 "신형 싼타페는 새로운 최첨단 기술이 망라된 혁신적인 모델"이라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시장에서 명차(名車)로 만들어볼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그의 어투엔 자신감이 묻어났다. 기자들과 만난 현대차 임원들도 그랬다. '국내 시장에서 일본 SUV 차 등과의 가격 경쟁을 고려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일본차는 경쟁상대가 아니다"라는 답도 이어졌다.

김상대 국내마케팅팀장이었다. 그는 이어 "싼타페는 국내선 경쟁차가 없다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또 "우리는 (경쟁상대로) 독일자동차를 생각하고 있다"면서 "(독일 폭스바겐그룹의) 아우디 SUV인 Q5를 (경쟁) 상대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신형 싼타페는 2세대 기존 모델보다 엔진 등에서 크게 향상됐다. 2.0리터와 2.2리터급 디젤 엔진에는 연비를 높여주는 신기술 등이 들어갔다
 신형 싼타페는 2세대 기존 모델보다 엔진 등에서 크게 향상됐다. 2.0리터와 2.2리터급 디젤 엔진에는 연비를 높여주는 신기술 등이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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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 업그레이드, 안전편의사양 좋아졌지만...

현대차 쪽에서 자신만만해 하는 이유는 차가 좋아졌기 때문이다. 이날 공개된 싼타페를 보면, 분명 나아졌다. 전체적인 외부 모습도 2세대보단 강인하고 단단한 인상이다. 회사 쪽에선 이를두고 '스톰 엣지(Storm Edge)' 디자인이라고 했다.

또 차의 기본이 되는 차체가 새롭게 만들어졌고, 안전성도 대폭 강화됐다. 실내의 사이드커튼 에어백 등은 이미 대세가 됐다. 엔진 역시 전보다 향상됐다. 2.0리터와 2.2리터급 디젤 엔진에 연비를 높여주는 신기술 등이 들어갔다. 김광연 현대차 연비개발팀장은 "차량 설계단계부터 고연비를 위해 고민해 왔다"면서 "전 모델보다 13% 연비가 높아져, 2.0리터 디젤 자동변속기의 경우 1리터에 17km를 운행할수 있다"고 말했다.

또 SUV 차의 약점으로 꼽혀왔던 소음과 진동, 주행성 등도 크게 개선됐다는 것이 회사 쪽 설명이다(이 부분은 추후 직접 타보고 평가해 볼 일이다). 한 기자가 "과거 싼타페의 경우 1년 정도 주행후 소음과 진동이 매우 컸다"고 지적하자, 현대차는 "승용차와 맞먹을 정도로 개선됐다"고 답했다.

류주하 현대차 상품개발팀장은 "신형 싼타페는 완전히 새로운 플랫폼(차체 뼈대를 만드는 구조물)을 통해 제작됐다"면서 "차체 강성을 매우 높여, 진동 소음을 줄이기 위해 완전히 혁신했다"고 소개했다.

이밖에 3세대 싼타페에는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외부에서 원격으로 차 문을 열고 닫거나, 시동 등을 걸수 있도록 블루링크 시스템을 처음으로 적용했다. 이외 8인치 대형 LCD 디스플레이와 주차와 정차때 쉽게 할 수 있도록 각종 편의장치를 도입했다.

신형 싼타페는 성공할수 있을까. 문제는 가격이다. 현대차는 이날 구체적인 차값을 내놓지 않았다.
 신형 싼타페는 성공할수 있을까. 문제는 가격이다. 현대차는 이날 구체적인 차값을 내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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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가격'... 2.0리터급 프리미엄 3400만 원선

그렇다면 신형 싼타페는 성공할수 있을까. 작년 하반기부터 계속되고 있는 내수 경기 부진이 부담이다. 김충호 사장 역시 "작년에 예상했던 것보다 올해 자동차 전체 판매대수가 줄어들 수 있다"면서 "가계 부채 등이 커지고 있지만, 하반기부터 경기가 조금 나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 쪽에선 신형 싼타페가 이미 사전예약 대수가 1만5000대에 달한점을 들어, 성공을 확신하고 있다.

문제는 가격이다. 현대차는 이날 구체적인 차값을 내놓지 않았다. 일부에선 사전 예약대수가 많더라도, 차값이 높게 책정될 경우 실제 판매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미 온라인 자동차 동호회를 중심으로, 싼타페 차값에 대한 예상치가 나오면서 '고가' 논란도 계속되고 있다.

류주하 팀장은 "연비개선 효과를 비롯해 각종 편의장치가 기본으로 들어가면서 실제 가격 인상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구체적인 가격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류 팀장은 "현재 주력 모델로 꼽히는 2.0리터급 2륜구동방식의 프리미엄급이 3400만 원선 안팎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여전히 고민중"이라고 덧붙였다. 이 값은 웬만한 수입 SUV차 못지 않다.


태그:#신형 싼타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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