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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포에 출마한 민주통합당 이학영 후보(왼쪽)와 새누리당 유영하 후보(오른쪽)
 군포에 출마한 민주통합당 이학영 후보(왼쪽)와 새누리당 유영하 후보(오른쪽)
ⓒ 최병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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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통합당 김부겸 국회의원의 대구지역 출마로 무주공산이 된 경기 군포. 민주통합당 이학영 후보에 대한 흑색선전이 선거 초반부터 난무하더니 급기야 상호 간에 비방과 폭로 '네거티브'로 치달으며 진흙탕 공방전 형국으로 정책선거는 실종된 지 오래다.

민주통합당 이학영 후보측은 지난 5일 보도자료를 통해 "여중생 집단 강간범 변호, 성폭력 옹호한 유영하 후보는 대한민국의 부모와 딸들에게 석고대죄하라"고 비판한 데 이어 6일에는 성명을 내고 나이트클럽서 향응 받은 스폰서 검사, 정계를 떠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 후보는 같은 날 5일 대변인 발표를 통해 "2009년 한나라당 군포시 당협위원장이던 유영하 후보는 당시 여중생 집단 성폭행범을 변호하며 무죄임을 강력히 주장, 피해자에게 정신적 사형 선고를 했으며, 가해자에게도 잘못을 반성할 기회조차 얻지 못하게 했다"고 주장했다.

이학영 후보측은 6일에도 성명을 내고 "청주 K나이트클럽 사장으로부터 180만 원 상당의 향응을 제공받아 법무부로부터 '감봉 3개월 징계처분'을 받고, 2008년 참여연대가 선정한 부패·비리 혐의 관련 후보 18인 중 1명으로 선정된 바 있다"고 밝혔다. 이 후보 측은 "(유영하 후보가) 사회적 약자 보호와 공공의 이익 추구를 위해 노력해야 할 위치에 있는 공인으로서 지켜야 할 도덕성을 망각했으며, 국민을 기만했다"며 "유 후보는 국회의원 후보에서 자진 사퇴하고 정계를 떠나라"고 촉구했다.

경기 군포, 정책선거는 사라지고 '강도상해'가 선거 쟁점

군포 새누리당 유영하 후보는 유권자에게 발송된 선거공보물 6면에서 민주통합당 이학영 후보를 '강도상해' 전과자 후보로 지목했다.
 군포 새누리당 유영하 후보는 유권자에게 발송된 선거공보물 6면에서 민주통합당 이학영 후보를 '강도상해' 전과자 후보로 지목했다.
ⓒ 중앙선관위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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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MCA 전국연맹 사무총장을 역임한 시민운동가 출신의 이 후보가 '네거티브' 공방에 뛰어든 배경은 선거 초반부터 쟁점이 되고 있는 이 후보의 '남민전 사건 관련 강도상해' 전력과 관련 유 후보가 선거공보물을 통해 '강도 상해 어떤 변명도 진실을 덮을 수 없습니다'고 선전에 나서자 더이상 물러설 수 없어 정면으로 맞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측 한 관계자는 "유 후보에 대해 할 말이 많지만 깨끗한 선거를 위해 참아왔다. 5일 보도자료와 6일 성명을 발표한 것은 유 후보에 대한 마지막 경고다"고 말했다.

군포 선거가 흑색선전과 비방전으로 번지기 시작한 것은 3월 29일 총선 선거운동기간 개시와 함께 지역주간신문 <경기헤럴드>에서 '민주통합당 이학영 후보의 숨겨진 도덕성'이라는 제목으로 과거 '남민전으로 활동하면서 '강도상해'를 한 행위에 대해 기사화하고 새누리당 유 후보측이 이 후보에게 공개 질의하고 유세장에 이를 언급하면서 확대됐다.

남민전(남조선민족해방전선)은 박정희 정권의 유신독재에 항거하는 활동을 벌이던 단체. 당시 구성원 중 한 명이었던 이 후보는 1979년 재벌권력을 응징한다는 차원에서 동료들과 함께 동아건설 최원석 회장 집에 침입했다가 검거돼 강도상해 혐의로 3년 6개월형을, 1980년에는 국가보안법 및 반공법 위반 혐의가 더해져 5년간 수감생활을 했다. 이후 이 후보는 2007년 정부기관인 민주화운동보상위원회에서 민주화유공자로 인정받은 바 있다.

하지만 새누리당 유 후보측은 "이 후보가 최원석 회장 집에 침입해 경비원 K씨의 왼쪽 옆구리를 칼로 찔러 중태에 빠뜨린 사실이 있는지, 이로인해 강도죄로 처벌받은 사실이 있는지 답해 달라고 요청한다"며 "강도죄로 처벌받은 사실이 있다면 이를 민주화운동으로 미화하지 말고 피해자와 시민에게 사과하고 후보직을 사퇴해야 할 것"이라 공세를 펼쳤다.

이에 이 후보측은 유 후보와 <경기헤럴드> 발행인 임아무개씨를 선거관리위원회와 검찰에 고발하고 거리 유세를 통해 "유 후보 측의 주장은 인신공격에 불과하다"며 "남민전 사건은 정부가 민주화 유공자로 인정한 사건"이라고 맞받아치는 등 지지자 결집에 나섰다.

'님민전' 차성환씨 "칼로 사람 찌른 것 이학영이 아니라 나" 증언

남민전 사건 연루자 차성환씨가 지난 4일 군포시내 한 커피숍에서 1979년 4월27일 최원석 회장 집에 털러 들어갔을때 저항하는 경비원을 과도로 찌른 것은 이학영이 아니라 '나'라고 33년만에 진실을 밝히고 있다.
 남민전 사건 연루자 차성환씨가 지난 4일 군포시내 한 커피숍에서 1979년 4월27일 최원석 회장 집에 털러 들어갔을때 저항하는 경비원을 과도로 찌른 것은 이학영이 아니라 '나'라고 33년만에 진실을 밝히고 있다.
ⓒ 최병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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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학영 후보를 곤혹스럽게 하며 선거 최대 쟁점으로 떠오른 '남민전 사건 관련 강도상해'  사건 관련 당시 이 후보와 같은 진입조였던 차성환(58·대학강사)씨가 최근 경비원에게 과도를 휘둘러 전치 3주의 상처를 입힌 것은 본인이라며, 33년 만에 입을 열었다.

지난 4일 오전 9시 30분 군포시 산본중심상가의 한 커피숍에서 만난 차씨는 "33년 전인 1979년 4월 27일 '남민전' 활동 자금 마련을 위해 최원석 전 동아건설 회장의 집을 터는 과정에서 경비원을 과도로 찌른 것은 이학영이 아니라 나다, 이것이 진실이다"고 밝혔다.

또 "선거에 출마한 이학영이 '칼로 사람을 찌른 나쁜 강도다'며 곤혹을 치르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참을 수가 없어 고속버스를 타고 올라왔다"고 말한 차씨는 지난 1979년 '남조선민족해방전선(남민전)' 사건으로 구속돼 1심에서 사형을 구형받았던 인물이다.

"이학영, 33년 동안 자신이 한 것으로 감수"... 문제 삼은 공보물 배포

차성환씨
 차성환씨
ⓒ 최병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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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씨는 "이학영씨 자신도 칼로 찌른 것이냐 아니냐는 시비에 시달리면서도 본인이 모든 것을 뒤집어 썼다"며 "피신해 있는 동지를 보호하기 위해서 자신이 한 것으로 감수하고, 재판도 받고, 강도상해사건의 당사자로 수십 년을 살아왔다"고 말했다.

차씨는 "사건 당시 도피했다가 같은 해 12월 3일 경찰에 붙잡혀 조사를 받으면서 최 회장 집에서 경비원을 찌른 것은 '나'다"고 진술했으나 담당 형사가 '이제와 그러면 망가된다'라고 말했다"면서 "이미 1심 판결까지 마쳤고, 사건을 뒤집으면 문책을 당할까 봐 묵살했다"고 했다.

그는 "당시 10여 년 동안 복역하면서 이 후보와 만날 수 없었고, 운동권 진영에서는 이미 진범이 누구였는지 알 만한 사람은 다 알았지만, 이 후보의 '동지애'에 모두 입을 다물고 30여 년을 살아왔다"고도 했다.

또 차씨는 "상대 후보나 유권자들이 이 사건으로 불필요한 오해를 하지 말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당시 상처를 입은 경비원한테는 미안하다. 그 사람한테 죄가 있었겠냐. 살면서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면서 33년 만에 진실을 고백하면서 눈시울을 붉혔다.

그러나 이 같은 진실 공개에도 이학영 후보의 과거 전력을 문제 삼은 유영하 후보의 선거공보물은 이미 각 가정으로 배포됐다. 33년 만에 털어놓은 강도상해 사건의 진실을 얼마나 이해할 것인가. 이제 그 결정은 유권자들의 판단에 달려있다.

덧붙이는 글 | 최병렬 기자는 <오마이뉴스> 2012 시민기자 총선특별취재팀입니다.



태그:#군포, #이학영, #유영하, #네가티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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