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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때 마다 등장하는 무소속으로 후보. 간혹 당선 되는 사례도 있지만 사실 당선 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특히 수도권에서 무소속으로 국회의원에 당선된 사례는 많지 않다.

그래도 수도권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후보는 늘 있었다. 이번 19대 총선도 마찬가지. 경기도만 해도 무소속 후보가 45명이나 된다. 무소속 후보가 출마하는 이유는 개인마다 다르겠지만, 크게 2가지 정도로 압축된다는 게 일반적인 견해다.

첫째, 인맥이 넓거나 대중적 인기가 높아서 정당 공천이 없어도 당선될 가능성이 있는 경우. 둘째 자기 홍보를 위해 출마하는 경우다. 지난 5일 무소속 후보 두 명(안양 만안 노충호, 안양 동안 을 박광진)을 만났다.

두 후보 모두 경기 도의원을 한 적이 있고, 새누리당 공천에서 탈락 한 후 무소속을 선택했다. 이들이 어떤 각오로 출마했는지 들었다. 노충호 후보는 오전 10시 30분경에, 박광진 후보는 오후 3시 30분께에 만났다. 만난 장소는 선거 사무소다. 

노충호 "5년 전 얻은 새 삶에 감사하며…"

노충호 후보
 노충호 후보
ⓒ 이민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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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힘드시죠?
"아니, 하나도 안 힘들어요. 즐거운 마음으로 하고 있어요."

예상을 빗나간 대답이 나왔다. 잠시 당황했다. 무소속 후보의 치기가 어려 있는 말이라는 생각에 다시 한 번 물었다.

- 그래도 무소속 이라 힘든 점이 있을 텐데요. 건강도 염려되고요.
"몸 상태 아주 좋아요. 지금 아주 건강합니다. 5년 전 새 삶을 얻었는데 하루하루가 즐겁지 않겠어요? 그래서 힘들다는 생각을 할 수가 없어요."

이제야 이해가 됐다. 만안구에 출마한 노충호 후보(53)는 간경화 말기 판정을 받은 적이 있다. 다행히 그의 조카가 간을 이식해 줘서 새 삶을 얻을 수 있었다. 그러니 하루하루가 소중하고 즐거울 수밖에. 곧바로 궁금한 것을 물었다.

- 당선 어려울 텐데요.
"힘든 건 인정합니다. 하지만 당이 아닌 유권자에게 평가 받고 그것을 계기로 정치 구조를 바꾸는데 이바지하기 위해서 나왔어요."

- 어떤 구조를 바꾸시려고요?
"공천 구조지요. 공천은 정당해야 합니다. 낙하산 같은 것도 없어야 하고 계파 정치도 없어야 합니다."

노충호 후보.
 노충호 후보.
ⓒ 노충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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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후보는 새누리당 공천에 불만이 많았다. 경선을 했으면 이길 수 있었다고 장담했다. 본인이 친이계이기 때문에 경선도 해보지 못하고 컷오프됐다고 생각했다. "장담하는 근거가 무엇이냐?"고 물으니 "난 장애인이라 20% 가산점이 있다. 또 시신도 기증했다. 이것만 가지고도 높은 점수 나올 수 있다"고 대답했다. 그는 지난 1월 11일, 울산대 해부학실에 시신을 기증했다고 한다.

노 후보는 비록 무소속이지만 당선 될 수 있다고 확신했다. 근거를 물었더니 이렇게 답했다.  

"10명 중 세 명은 나를 찍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과거 도의원 당선 될 때도 무소속으로 출마해서 28% 얻어 당선했어요. 난 진짜 안양 사람입니다. 이곳에서 태어나서 자랐고 지금도 살고 있어요. 그래서 선거 운도도 재밌어요. 아는 사람이 많다보니 이웃집에 마실가는 기분 이에요."

곧바로 "다른 후보도 안양 사람인데, '진짜 안양사람'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당선되기는 좀 어렵지 않겠냐"고 물었다.

"저처럼 계속 안양에서 산 사람은 저 하나예요. 저는 쓸개가 없어요. 간 이식 하기 위해 쓸대를 들어 냈어요. 쓸개 빠진 놈이지요... 하하하. 죽음의 공포를 맛본 사람들이 많이 도와주고 있어요, 제 사연을 유세차에서 방송하고 있어요. 그걸 보고 눈물 흘리는 사람 많아요."

노충호 후보 핵심 공약은 ▲3개시(안양, 의왕, 군포) 통합과 ▲만안 구도심 맞춤형 재개발 ▲재래시장과 삼덕공원을 연계한 '문화콘텐츠' 개발 육성 등이다.

박광진 "정당 정치 회의 느끼는 분들이 나를 찍을 것"

박광진 후보
 박광진 후보
ⓒ 이민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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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힘드시죠?
"그런 질문 많이 받아요. 그럴 때마다 '즐기면서 하고 있다'고 대답해요."

박광진(48) 후보는 힘드냐는 물음에 이력이 나 있는 듯했다. 기다렸다는 듯 "즐기고 있다" 고 대답했다. 그래도 공천 받아서 나왔을 때보다는 힘들지 않냐고 다시 물었다. 혹시나 했던 대답은 나오지 않았다.

"공천 받고 도의원 나왔을 때는 당원들 지원이 있었는데, 지금은 그런 게 전혀 없어요. 하지만 장점도 있어요. 대신 시민들 도움을 받는다는 점이죠. 무소속으로 나오려면 주민 500명에게 추천을 받아야 해요. 추천 받으러 다니면서 자연스럽게 홍보도 되고... 차라리 잘 했다는 생각도 들어요."
박광진 후보.
 박광진 후보.
ⓒ 이민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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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바로 시민들 반응을 물었다.

"나쁘지 않아요. 정당 정치에 회의를 느끼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은 것 같아요. 간혹 '차라리 무소속으로 나온 게 잘한 일이다'라고 말하는 분도 있어요. 물론, 15% 득표해서 선거 비용이라도 보존 받으라는 애정어린 충고를 하는 분도 있지요."

박광진 후보도 노충호 후보처럼 당선 되리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 "당선 될 가능성이 있느냐"고 묻자 "연습하러 나온 것 아니다. 당선되기 위해서 나왔어요"라고 대답했다. 곧바로 "근거냐 무엇이냐"고 물었다.

"연세 드신 분들 중에서 현재 여당 후보 그동안 한 일 없다고 불만인 사람 많아요. 3선 하다 보니 교만해 졌다고 말하는 분도 많고요. 그러다 보니 당을 떠나서 새로운 사람에게 표를 주고 싶다고 하기도... 그래서 당선 희망 보았어요. "

박광진 후보는 대구출신이고 한나라당 당적으로 10년 이상 활동한 진짜 '새누리당 사람' 이다. 이런 그가 새누리당에 반기를 들기는 꽤 힘들었을 터. 그래서 "어려웠을 텐데 어떤 각오로 출마를 결심 했느냐"고 진지한 표정으로 물었다.

"당에 대한 애착이 있었지만 당이 나를 원치 않았어요. 공천받아 당선하면 대변인하고 싶었어요. 우리나라 정치가 발전하지 않는 이유는 사람이 바뀌지 않기 때문입니다. 정치 변화를 위해 박차고 나왔어요. 정치 변화의 선봉에 서기 위해서 나온 것이죠."

박광진 후보 핵심 공약은  ▲안양 교도소 이전  ▲호계 신사거리 전철역 신설 ▲안양, 군포, 의왕 3개시 통합 ▲대학생 반값 등록금 실현 등이다.

박 후보는 자신의 장점을 '추진력' 으로 꼽았다. "왜 박광진이 국회의원이 돼야 하나?"라는 질문에 "난 늘 새로운 것을 찾고, 도전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러다 보니 추진력 좋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추진력 있는 사람이 국회의원 돼야 이 지역이 발전하지 않겠나"라고 대답했다.

덧붙이는 글 | 이민선 기자는 <오마이뉴스> 2012 시민기자 총선특별취재팀입니다.



태그:#무소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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