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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검 중수부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다가 4일 새벽 자살한 박아무개 사장이 지인과 나눈 문자메시지 화면. 박 사장은 하이마트 납품 중소업체를 운영해왔다.
대검 중수부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다가 4일 새벽 자살한 박아무개 사장이 지인과 나눈 문자메시지 화면. 박 사장은 하이마트 납품 중소업체를 운영해왔다. ⓒ 김종철

"박 사장이 '하루하루가 정말 지옥같다', '너무 억울하다'고 말했었죠."

4일 새벽 자살한 하이마트 납품 중소업체 사장 박아무개(53)씨 친구 A씨의 말이다. 박씨는 지난 3월부터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에서 하이마트 선종구 회장의 비리 의혹 관련 참고인 조사를 받아왔다(관련기사 : 하이마트 납품업체 사장, 검찰 참고인 조사후 자살사망). A씨는 박 사장과 13년에 걸쳐 알아온 지인으로 그 역시 지방에서 하이마트에 컴퓨터 부품을 납품하는 중소업체를 운영하고 있다.

A씨는 이날 오후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박 사장은 매사에 건실하게 사업을 해왔으며 긍정적인 사람이었다"면서 "3월부터 하이마트 관련해서 검찰에 불려 가면서 매우 힘들어했다"고 말했다. A씨는 박씨의 사망 소식을 듣고, "너무 안타까운 사람을 잃었다"면서 말을 잊지 못했다.

A씨는 특히 검찰이 선종구 회장 비리 사건을 수사하면서, 주변 협력업체 사장들을 상대로 강도 높게 조사를 벌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박씨 이외 다른 협력업체 사장들도 참고인 소환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A씨 "(수사관이) 지옥 끝까지 쫓아가서라도..."

그는 이어 박씨와 스마트폰으로 나눈 문자메시지 일부도 공개했다. 박씨는 지난달 29일 A씨에게 문자메시지를 통해 "'난 하루하루가 지옥이네. 시간두 안가고 에고고"라고 적었다. 박씨가 이미 지난 3월부터 수차례 검찰에게 소환조사를 받은 후였다. 이후 박씨는 4월 2일과 3일에 걸쳐 대검 중수부에 출석, 조사를 받았다. 숨진 4일에도 조사가 예정돼 있었다.

A씨는 "박씨와 문자를 나눈 후, 기분이 이상해서 전화로 이야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그는 "(박씨가) 검찰 조사를 이야기하면서 매우 힘들어했다"고 소개했다. '검찰의 조사 내용이 무엇이었나'라고 묻자, A씨는 "대검 수사관이 박 사장에게 '당신같이 빽도 없고, 배경도 없는 사람이 어떻게 하이마트와 10년 넘게 거래를 할 수 있느냐'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박 사장이 (수사관에게) '없는 사실을 어떻게 만들어내느냐'며 부인했더니 '(수사관이) 계속 그런식이면 지옥 끝까지 쫓아가서라도 밝힐 테니 알아서 하라'고 압박했다고 했다"고 A씨는 전했다.

그는 또 "지난달 30일 박 사장과 다시 통화를 했는데 그때 '(박 사장이) 앞으로 나한테 전화하지 마라'고 이야기했다"면서 "자신과 통화한 사람들까지도 검찰의 수사망에 걸릴지 모르니, 자기가 전화할 때까지 전화도 하지 말라고 했다"고 이야기했다.

박씨 유가족 "검찰 수사받으면서 엄청난 정신적 스트레스"

검찰은 박씨를 상대로 선종구 회장과의 금품 거래 여부를 집중적으로 캐물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박 사장은 "금품 제공 사실이 없다"며 강하게 부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박 사장이 '차라리 내가 (선 회장에게) 돈이라도 줬으면 이러지도 않았을걸'이라고 하소연할 정도였다"면서 "검찰이 선 회장의 비리를 엮기 위해서 납품업체 사장을 상대로 강압적으로 수사를 벌인 것이 아닌지 의문"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박씨의 유가족도 검찰의 강압 수사를 강도높게 비난했다. 유가족 B씨는 "(박씨가) 혈압이 약간 높은 것을 빼고는 건강도 좋은 상태였다"면서 "지난 3월 검찰 조사가 시작되면서 극심한 정신적 스트레스에 시달려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박씨가) 검찰 조사 압박감에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하면서, 매우 괴로워했다"면서 "너무 힘든 나머지 가족을 놔두고 이런 선택을 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박씨는 유족으로 부인과 아들 2명을 두고 있다.


#하이마트#선종구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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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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