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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 앞 18일간 노숙 투쟁을 문화제로 마무리하고 잇다.
▲ 희망광장 시청 앞 18일간 노숙 투쟁을 문화제로 마무리하고 잇다.
ⓒ 이명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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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어둡고 길조차 없는 곳에서 깊은 수렁에 빠진 사람이 있어요. 그 사람은 어떻게 하겠습니까? 수렁을 빠져나오기 위해 무언가를 붙잡고 온 힘을 다할 겁니다. 그 사람이 그런 노력을 포기하는 순간 어떻게 됩니까? 깊은 수렁에 빠져 죽고 말 겁니다. 예부터 길을 가던 사람이 멈춰 서면 그건 쉬는 자리가 아니라 바로 그 자리가 한번 빠지면 헤어나오지 못하는 수렁이라고 그랬습니다. 

우리가 희망버스, 희망뚜벅이, 또 희망광장 이러면서 여기까지 왔는데, 조금 전에 사회자가 말한 대로 우리는 오늘 다시 한 번 싸우러 나가고자 하는 결의를 이 자리서 확인하고자 하는 겁니다. 이 할아버지도 따라갈 테니까, 나도 끼워줄거요? 안 껴 줄 거 같다. 껴 준다고? 그러면 따라간다는 뜻에서 노래 한 번 할까 하는데 어때…. 멋있는 노래야. 감상하세요."

나무야 나무야 겨울나무야
눈 쌓인 응달에 외로이 서서
아무도 찾지 않는 추운 겨울에
바람따라 휘파람만 불고 있느냐.

백기완 선생이 지난 18일(3월 14~31일)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진행한 희망광장을 마무리하는 자리에서 멈춰 서면 안 된다는 것을 이야기로 일깨우고, 노래까지 들려주신다. 민중들의 삶 속 투혼을 '으라차' 뚤매 정신으로 일깨운 것이다. 선생은 광장에서면 민중들을 착취하고 억압하는 권력자 부패한 자들에겐 호랑이와 같은 기상으로 준엄한 질타를 멈추지 않지만, 노동자와 민중들에겐 늘 희망의 전언과 따뜻한 위로를 아끼지 않으신다. 이소선 어머니가 모든 노동자의 어머니로 사셨다면, 백기완 선생은 모든 노동자 민중들의 아버지요, 스승이요, 지표가 되어 주셨다.

우리에겐 운동장을 달리다 넘어져 울고 있을 때, "아이고 우리 손자 장하다. 씩씩하게 어서 일어나. 괜찮다, 괜찮아"며 무조건 신뢰와 사랑을 표현해 줄 어른이 필요하다. 신뢰와 칭찬은 인간이 지닌 무한한 잠재 능력을 일깨우는 가장 큰 도구다. 어른들도 위로받고 싶고 다시 일어설 힘과 용기를 줄 이가 필요하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때때로 떠올릴 수 있는 어릴 적에 받았던 내리사랑의 기억과 할아버지의 손자에 대한 무조건적인 신뢰와 인생의 지표가 될 교훈이 가슴에 담겨 있어야 다시 일어설 수 있다.

노동자 민중에겐 영웅의 이야기가 아닌 무지렁이들의 이야기, 바로 우리들의 이야기가 필요하다. 상아탑 속의 죽어버린 지식이 아닌 살아있는 참지식, 노동자의 땀 냄새 밴 삶의 끈끈한 현장에서 다시 가슴이 뜨거워져 몸을 일으켜 달려가게 할 삶의 지혜와 투혼과 가락을 일깨우는 그런 이야기가 필요하다.

4월 3일부터 백기완 선생님의 민중미학 특강이 열린다.
▲ 민중미학 특강 4월 3일부터 백기완 선생님의 민중미학 특강이 열린다.
ⓒ 노나메기 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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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나메기 정신'으로 살아오신 백기완 선생이야말로 노동자와 민중 모두에게 5천 년 역사 속에 면면히 흐르는 삶의 지혜와 투지와 길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는 유일한 어른이다. 그 어른이 우리 노동자와 민중들이 삶의 지표와 신념이 흔들릴 때 다시 장산곶 매처럼 치솟아 오를 힘이 솟구칠 우리들의 이야기를 '민중미학 특강'에서 들려주신다.

선생이 '민중미학 특강'에서 들려줄 이야기들이야말로 민중들의 피 속에 흐르는 투혼이요. 삶의 의지요, 꿈을 현실로 만들어 낼 기운이다. 무지렁이 민중들의 삶과 얼과 피 속엔 역사를 이끌어 온 불길이, 또 다시 변혁을 일궈 낼 불씨로 자리하고 있다. '민중미학 특강'은 절망의 시대에 상대적 박탈감과 무력감으로 한없이 작아져 꿈조차 꿀 수 없는 99% 노동자 민중에게 땅별(지구별)의 역사를 이끌어 온 민중이 얼마나 크고 위대한 존재며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를 일깨우는 시작이 될 것이다.

꿈을 잃은 자여 오라.
위로받고 싶은 자여 오라.
살아있음을 확인하고 싶은 자여 오라
이 땅의 참주인인  99% 노동자 민중들이여  모두 오라.

덧붙이는 글 | '민중미학 특강'은 노나메기 문화재단 건립을 위한 300만 장 벽돌쌓기 대중 강연입니다.



태그:#민중미학 특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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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잘살면 무슨 재민교’ 비정규직 없고 차별없는 세상을 꿈꾸는 장애인 노동자입니다. <인생학교> 를 통해 전환기 인생에 희망을. 꽃피우고 싶습니다. 옮긴 책<오프의 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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