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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조선이 100억 원의 제작비를 들인 블록버스터 수목 드라마 <한반도>가 2월 초부터 대(大)장정에 들어간다. 남남북녀의 운명 같은 로맨스와 통일 한반도의 거대한 모습을 그려나갈 야심작이다. - 2011. 12. 31 <조선일보> [조선일보 2012 신년특집] <안전벨트 꽉… TV조선의 초특급 감동으로 이륙합니다>

 

TV조선, 100억 원 퍼부은 <한반도> 시청률 0%대

 

<조선일보>가 자사 종편인 TV조선 드라마 <한반도>를 홍보하면서 쓴 기사다. 총 제작비 100억 원을 퍼부었으니 TV조선은 승부수를 띄운 셈이다. 개국 후 0%대 시청률, '애국가 시청률'이라는 비아냥을 받았지만 <한반도>를 통해 반등을 시도했다.

 

첫 방송은 좋았다. 지난 2월 6일 첫 방송에서 시청률 1.425%(AGS닐슨미디어)를 기록하며 종편 프로 가운데서는 상대적으로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2회분 시청률은 1.205%, 13일 3회 1.118%, 14일에는 간신히 1.009%에 턱걸이를 해 0%대 오명은 벗었다. 하지만 이것도 잠시 지난 3월 19일 방송의 시청률은 0.798%로 0대% 시청률을 기록했다.

 

<조선일보>는 <한반도>를 띄우기 위해 눈물겨운 모습을 보였다. <조선일보> 스포츠지인 <스포츠조선>은 지난 달 16일 "'한반도 신드롬' 징후"가 있다고 보도했다.

 

역습이 시작됐다. 방송 2주째를 맞은 TV조선(채널 19) 드라마 <한반도> 얘기다. 반신반의하던 시청자들도 조금씩 마음을 움직이고 있다. 본격 상승세에 접어들 징조가 보인다. 세 가지 증거가 있다. '한반도 신드롬'의 징후들을 살펴봤다. - 16일 <스포츠조선> <본궤도 오른 '한반도', 신드롬 징후 세 가지>

 

종편들, 눈물겨운 <한반도> 띄우기 실패

 

역습은 무슨 역습인가. 참 어처구니가 없다. 시청률이 내리막길을 치닫고 있는데도 한반도 신드롬이라며 독자들을 왜곡한 것이다. 역시 <조선일보> 자매지다웠다. 그런데 <스포츠조선>만 <한반도> 띄우기를 한 것이 아니라 다른 종편들도 눈물겹게 띄워줬다. 경쟁관계인 방송사가 타 방송사 프로그램을 띄워주는 일은 더물다. 하지만 이들은 급했고, <한반도>가 시청률 대박을 터뜨리고 자사 프로그램들도 시청률이 상승하는 것을 바랐을 것이다.

 

종합편성채널 TV조선의 새 월화드라마 <한반도>가 6일 오후 8시 50분 첫 방송된다. 이 작품은 남·북한이 남북 합작 대체에너지 개발을 통해 에너지 강국으로 거듭나고 통일된 한반도를 이뤄내는 과정을 다룬 블록버스터급 드라마다. - 2월 6일 <중앙일보> <드라마 '한반도' 첫 방송>

 

<한반도>는 100억 원이 넘는 제작비가 투입되는 블록버스터 드라마다. 서울에서 열린 첫 남북정상회담이 촉발한 한반도의 격랑을 담았다. 남북이 차세대 에너지 자원 개발을 위해 손을 잡고, 이는 북한 강경파를 자극해 한반도를 위기에 몰아넣는다. 미국 중국까지 세력전에 가세하면서 숨 막히는 외교-첩보-군사작전이 이어진다. 루마니아 도심 추격전 등 웅장한 스케일, 이국적 풍광을 배경으로 한 로맨스 등 볼거리가 풍성하다는 것이 제작진의 설명이다. - 6일 <동아일보> <황정민 "수중 촬영 30시간 강행군,첫날부터 눈물 쏙 뺐어요">

 

드라마는 4년간 기획ㆍ제작 기간을 거쳤으며 총 100억 원이 넘는 제작비가 투입됐다. 막대한 제작비가 투입된 만큼 준비된 화면도 다양한다. 루마니아 현지에서 한 달 동안 촬영을 진행했다. 차량 30여 대를 동원해 자동차 추격 장면을 찍었고, 10층 높이 건물에서 주인공이 쫓기는 모습을 담았으며, 촬영에 동원된 엑스트라만 200명이 넘는다. 100억 원이 넘는 제작비가 들어간 만큼 블록버스터급 화면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 6일 <매일경제> <'남남북녀'로 만난 황정민과 김정은>

 

이 정도면 시청률 대박은 아니더라도, '1등 신문' <조선일보>가 100억 원을 퍼붓고 만들었으니 1%대 중반은 기록해 체면을 살려주어야 했지만 어김없이 0%대 시청률에서 벗어날 수없었다. 더 이상 버틸 수 없었던 <한반도>는 조기종영을 택했다.

 

<미디어오늘>은 총 24부작으로 기획된 <한반도>는 6회가 줄어든 18회를 끝으로 내달 3일 막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결국 0%대 시청률 때문에 '1등 신문' <조선일보> 종편이 제작한 <한반도>도 도중에 내려올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것도 종편 드라마 중 조기 종영은 <한반도>가 처음이다. <조선일보>로서는 자존심 구길 수밖에 없게 되었다. <한반도>만 아니라 회당 2억 원이라는 금액이 들어간 <매일경제> 종편 MBN의 쇼 프로그램 <더 듀엣>은 12회를 계획했지만 저조한 시청률에 4회를 끝으로 조기 종방했다.

 

TV조선 "세상에 없었던 TV조선"이 되겠다고 약속했지만

 

TV조선은 지난해 12월 1일 개국하면서 "세상에 없었던 TV조선, 이제 시작합니다"라고 약속했다. 하지만 개국 넉 달은 앞둔 지금 '세상에 없는 TV조선'이 될 수 있는 상황이 되고 있다. <한반도> 조기종영만 아니라 다른 프로그램도 시청률 상승은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누리꾼 "TV조선, 사주 집 팔아서라도 <한반도> 계속 제작하라"

 

<한반도> 조기종영 소식이 알려지자 누리꾼들은 "풍악을 울려라", "모두 각하의 성은이다", "종편 망하지 마. 계속 영원한 적자 사업으로 남아. 조중동의 밑빠진 독이 되어야 한다"는 글을 올리고 있다.

 

트위터 공간도 비슷하다. 'Barr****'는 "TV조선이 초대형울트라수퍼블록버스터 <한반도>를 조기 종영한다고 한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라며 "유사 이래 최고 규모의 블록버스터가 제작비 문제로 조기 종영이라니! 이는 시청자에 대한 기만이다! <조선일보>는 사주의 집을 팔아서라도 예정된 편수를 모두 제작하라!"고 촌철살인을 날렸다.

 

맞는 말이다. 사주 사제를 털어서라도 100편까지 연장방송하는 것도 '세상없던 TV' 되겠다고 약속한 것을 지키는 일이다. 아무튼 <한반도> 조기종영은 TV조선의 앞날을 보는 듯해 왠지 기분이 좋아진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다음 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한반도, #TV조선, #종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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