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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전 대통령의 호(號)을 따서 붙인 합천 '일해(日海)공원'이란 이름을 없애야 한다는 목소리가 5년 만에 다시 나왔다. 박명길씨 등 합천 주민 20여 명으로 구성된 '일해공원 폐기를 바라는 합천사람들'은 20일 오전 공원 안에 있는 3․1독립운동기념탑 앞에서 이같이 촉구했다.

이날 이곳에서는 하창환 합천군수와 박우근 합천군의회 의장, 문준희 경남도의원(합천) 등 2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3․1만세운동 재현 및 기념식'이 열렸다. 기념식이 끝난 뒤, '일해공원 폐기를 바라는 사람들'은 탑 앞에서 펼침막을 들고 성명서를 발표했다.

'일해공원 폐기를 바라는 사람들’은 20일 합천 황강 옆에 있는 공원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의 아호를 딴 공원 명칭인 '일해공원'을 폐기하라고 촉구했다.
 '일해공원 폐기를 바라는 사람들’은 20일 합천 황강 옆에 있는 공원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의 아호를 딴 공원 명칭인 '일해공원'을 폐기하라고 촉구했다.
ⓒ 일해공원 폐기를 바라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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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천군은 2007년 '일해공원' 명칭을 확정지었다. 합천군이 2004년 경상남도 지원금을 받아 황강 옆 강변에 '새천년생명의숲'을 조성했는데, 합천군이 조례를 만들어 공원 명칭을 바꾼 것이다. '일해공원' 명칭 변경은 당시 심의조 합천군수 주도로 이루어졌다.

당시 합천군이 공원 명칭을 바꾸려고 하자 경남은 물론 전국적으로 반대 운동이 일어났다. 5․18광주민주항쟁을 다룬 영화 <휴가>를 이곳에서 상영하기도 했다.

합천군은 조례를 만든 뒤, 간판을 '새천년생명의숲'에서 '일해공원'으로 바꾸었다. 그동안 '일해공원' 명칭을 없애야 한다는 요구는 일어나지 않았는데, 5년 만에 다시 나온 것이다.

'일해공원 폐기를 바라는 사람들’은 20일 합천 황강 옆에 있는 공원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의 아호를 딴 공원 명칭인 '일해공원'을 폐기하라고 촉구했다.
 '일해공원 폐기를 바라는 사람들’은 20일 합천 황강 옆에 있는 공원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의 아호를 딴 공원 명칭인 '일해공원'을 폐기하라고 촉구했다.
ⓒ 일해공원 폐기를 바라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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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해공원 폐기를 바라는 사람들'은 이날 "일해공원 이름을 폐기하라"는 제목의 성명을 통해 "2007년 1월 공원명칭 결정을 전후하여 이를 반대하는 군민들의 목소리가 격렬했으나, 합천군은 이를 묵살하고 '지역의 발전을 위해서 꼭 필요하다'는 명분을 내세워 강행처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들은 "당시 합천군수가 주장한 일해공원으로 인해서 지역이 발전한 흔적은 5년이 지난 오늘까지 하나도 없을 뿐 아니라 오히려 합천과 합천사람들에 대한 비방과 욕설, 합천농산물 불매운동 등으로 발생한 피해는 부지기수에 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이들은 "인터넷을 통한 비방과 욕설의 글은 합천군청과 합천군의회의 인터넷을 한때 마비시킬 정도였고 인터넷에 지금도 수많은 글이 버젓이 올라 있어 합천과 합천사람들의 명예를 더럽히고 자존심을 짓밟으며, 행복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일해공원 폐기를 바라는 사람들'은 "대한민국의 헌법이 보장하는 군민들의 행복권이 합천군조례로 결정한 일해공원 이름 때문에 침해를 받고 있으니 하루 빨리 일해공원 이름을 폐기하여 군민들의 자존심과 행복권을 보장하라"고 요구했다.

또 이들은 "전두환 전 대통령은 고향에 대한 애향심이 있다면 지금이라도 스스로 일해공원 명칭을 취소 요구하여 고향사랑의 뜻을 표하라"고 요구했다.


태그:#일해공원, #합천군, #전두환 전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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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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