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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통합당 한명숙 대표는 14일 부산에 출마한 문재인 상임고문과 문성근 최고위원, 김정길 전 장관 등 후보들과 함께 부산항만공사를 찾아 해양수산부 부활과 북항 재개발 등 부산지역 공약을 발표했다.
 민주통합당 한명숙 대표는 14일 부산에 출마한 문재인 상임고문과 문성근 최고위원, 김정길 전 장관 등 후보들과 함께 부산항만공사를 찾아 해양수산부 부활과 북항 재개발 등 부산지역 공약을 발표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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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부산을 방문한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는 오후 2시 경 지역의 9개 민방 공동초청 토론회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한 대표는 '신계륜, 이화영 후보 등 비리 전력자들의 공천을 반납하는 조치가 있을 것이냐'는 질문에 "(공천은) 이미 공정한 절차에 의해 끝난 상황"이라고 잘랐다. 이미 공천을 반납하고 사무총장직마저 사퇴한 임종석 전 의원 외에 추가 조치는 없을 것이라는 이야기였다.

한 대표는 "당내에서는 그 문제에 대해 거론한 적이 없는데 언론에서 그런 말을 자꾸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도 했다.

새누리 공천 취소에 밀린 민주당

그로부터 3시간여가 흐른 오후 5시 30분 정홍원 새누리당 공천심사위원장이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정 위원장은 "광주 반란", "제주 폭동" 표현으로 문제를 일으킨 이영조 후보(강남을)와 "독립군은 소규모 테러단체 수준"이라고 한 박상일 후보(강남갑)의 공천을 취소하겠다고 밝혔다.

사안은 다르지만 공천 후 역풍이 일었던 인사들에 대해 새누리당은 공천 취소를, 민주당은 '모르쇠'를 선택한 모습은 극명한 대비를 이뤘다.

특히 한명숙 대표의 경우 말바꾸기 논란에도 휩싸였다. 지난 12일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추가 공천 철회 여지를 남겼다가 불과 이틀만에 번복했다는 것이다. 한 대표는 당시 "여러가지 기준에 의해 지적받고 있는 사람들의 경우 본인 판단에 의해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했었다.

새누리당의 공천 취소 소식이 알려지고 이날 저녁에 소집된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는 격론이 오갔다. 이화영 후보 등 자격 시비가 일었던 비리전력자들과 지역구민에게 금품을 돌린 의혹이 제기된 전혜숙 의원(광진갑)의 공천 박탈 문제가 쟁점이었다. 강원 동해·삼척에서 공천을 받은 이화영 후보는 제일저축은행 유동천 회장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문성근·박영선 최고위원 등 일부 최고위원들은 국민들에게 공천 개혁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며 공천 철회를 요구했다. "후보들의 무죄를 믿지만 국민들은 유무죄를 묻는 게 아니다", "국민들에게 오만하다는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서는 끊고 가야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반론도 만만치 않았다. 이화영 후보와 가까운 일부 최고위원들은 "동해·삼척 지역에는 대안이 없다", "임종석 이외에 억울한 사람을 더 만들어서는 안된다"고 맞섰다.

하지만 새벽 3시까지 계속된 마라톤 회의 끝에 한명숙 대표는 결국 이 후보와 전혜숙 의원의 공천을 취소하기로 결단을 내렸다.

공천 박탈 했지만 논란 여전... 정동영 "책임 묻겠다"

민주당은 15일 오전 "공천 박탈"이라는 이례적으로 강경한 표현까지 동원해 최고위 결정을 알렸지만 잡음은 여전하다. 도덕성에 문제가 있는 인사들에 대한 여론의 역풍이 일었음에도 뭉그적거리다 새누리당의 쇄신 조치에 떠밀리 듯한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다.

신계륜(서울 성북을) 이부영(서울 강동갑) 전 의원의 거취도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두 사람은 각각 대부업체와 다단계업체로부터 불법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지만 이미 사면복권이 끝났고 경선을 통과했다는 이유로 재검토 대상에서 제외됐다.

신경민 대변인은 "경선을 통해 후보가 확정된 지역은 지도부 차원에서 재론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당내에서는 지도부 책임론이 일고 있다. 공천 잡음이 당내 권력 다툼의 불씨가 될 소지도 엿보인다. 자파 인사들이 대거 공천에서 탈락한 정동영 상임고문은 "당을 망친 것에 대해서 결코 공천시기가 지났다고 책임이 가볍지 않다"며 "이 문제에 대해서 책임 추궁을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정 상임고문은 이날 불교방송 라디오에 출연해 "내 편한테는 잣대가 구부러지고 미운 놈한테는 잣대를 꼿꼿이 세우고, 이런 식의 부러진 잣대를 가지고 일을 하기 때문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라며 "권력을 휘두른 사람들, 그 뒤에서 리모트 컨트롤을 한 사람이 있으면 책임져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태그:#한명숙, #이화영, #민주당, #공천박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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