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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시를 가르는 남강과 진주교. 이를 중심으로 진주 '갑'과 '을' 선거구로 나뉜다.
▲ 진주교 진주시를 가르는 남강과 진주교. 이를 중심으로 진주 '갑'과 '을' 선거구로 나뉜다.
ⓒ 장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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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공천신청 후보가 9명으로 경남에서 가장 많았던 진주갑 선거구. 지난 9일 박대출 전 <서울신문> 논설위원이 전략공천을 받아 선거판이 큰 소용돌이 속으로 휘말리고 있다.

공천에서 탈락한 후보 가운데 2명을 제외한 6명의 예비후보는 11일 기자회견을 열고, 새누리당의 재심을 요구했다. 또 이들은 무소속 후보단일화를 통해 '시민후보'를 내세우겠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이들 6명은 권철현, 김대영, 김인수, 정인철, 정태환, 최진덕 예비후보다.

진주갑 선거구 새누리당 예비후보 난립은 지난해 12월 최구식 의원 비서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디도스 공격 사건'이 불거지면서 시작됐다. 최 의원은 이 사건의 도의적 책임을 지고 지난 1월 2일 당시 한나라당을 탈당했다. 

무소속이 된 최구식 의원은 새누리당 공천 파문이 일었던 다음날인 12일, 총선 출마를 선언함으로써 진주갑 선거구를 더욱 요동치게 했다.

최구식 새누리당 탈당으로 후보 난립

진주갑은 전통적으로 보수적인 투표 성향을 보이는 선거구로 분류한다. 따라서 새누리당 지지율이 높은 지역이라 예측할 수 있다. 

그러나 지난 18대 총선에서는 무소속 최구식 후보가 45%의 득표로 41%를 얻은 한나라당 최진덕 후보를 꺾었다. 앞선 17대 총선에서는 한나라당 최구식 후보가 51%의 득표로 당선했다. 즉 여당 공천이 꼭 당선 '보증수표'는 아니라는 뜻이다.
 
현재 새누리당 박대출(51) 공천자와 무소속 윤용근(57)·최구식(51) 후보가 진주갑 선거구에 출마를 확정했다. 민주통합당은 성재도(55) 예비후보가 경선등록을 하지 않아 같은 당 정영훈(43) 예비후보가 공천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정 후보는 통합진보당 이경규(35) 공천자와 야권연대를 할 전망이다. 

또 새누리당 공천에서 탈락한 예비후보 가운데 1~2명이 무소속으로 출마할 것으로 예상돼 이번 총선에서 진주갑 선거구 출마자는 5~6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 공천 신청자를 포함해 예비후보가 14명이나 됐던 진주갑 선거구의 혼전을 유권자들은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14일 하루 이 지역을 걸어서 돌아보았다. 

새누리당 전략공천에 반발해 기자회견을 연 공천 탈락 예비후보들.
 새누리당 전략공천에 반발해 기자회견을 연 공천 탈락 예비후보들.
ⓒ 전수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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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과제가 많아 선거는 아직..."

국립 경상대학교가 있는 진주 가좌동 대학가. 학생들에게 다가가 이번 총선에 대한 의견을 묻자 "과제가 많아 바빠서 생각해 보지 않았다" "선거를 할지 말지도 결정하지 않았다" 등으로 답변을 회피했다.

무리를 지어오는 학생들에게 "이번 총선 날짜를 아느냐"고 묻자 한 학생(22)이 "4월 11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날 어디 가기로 약속이 되어 있어 기억하고 있다"며 "투표 참여는 생각해 봐야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출마 후보에 대해서는 "크게 아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
 
경남과학기술대학교가 있는 칠암동에서 만난, 이번 학기에 복학하는 한 학생은(24)은 "선거와 관련 군대에 있을 때 디도스 사건에 대해 잠시 들은 적은 있으나 정확한 내용은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다른 학생(21)은 "새누리당 공천에 대해 불만이 가진 사람들이 많다는 말을 들었다"며 "주위 친구들 가운데 학생회나 선거관련 단체에 참여하는 친구 빼고는 선거에 관심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

"아직 선거에 대해 말하는 사람 거의 없다"

인근 시장으로 발걸음 옮긴 기자는 칠암동 천전시장에서 순대를 파는 박 할머니(72)에게 다가갔다. 할머니는 "선거 이야기는 예전 (선거)보다 덜한 것 같다"며 "국회의원, 도의원 말고는 후보가 누군지 모른다"고 짤막하게 답했다.  

길거리를 지나다 만난 빌딩 경비원 유아무개(59. 진주시 강남동)씨는 "선거에 대해 말을 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면서도 "좀 더 시간이 지나야 여러 가지 말이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진주갑 선거구에 출마한 후보로 최구식 의원과 윤용근 전 도의원을 안다고 했다.

한 택시기사(65)는 "디도스 사건은 사람들이 그렇게 많이 알지도 못했지만, 이제는 시일이  많이 지나서 (사람들에게) 잊혀졌다"며 "후보자들이 좀 더 드러나야 선거 분위기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박아무개(52. 진주시 망경동)씨는 "선거까지 채 한 달이 안 남았지만, 사람들은 선거 이야기를 많이 하지 않는다"며 "몇달 전부터 길거리에서 선거운동을 한 후보는 알지만 새누리당 공천자는 누군지 모른다"고 답했다. 

"'말발'이 센 국회의원을 뽑아야지 지역 발전"

반면 이번 총선에 대해 소신을 피력하는 유권자도 있었다.

양아무개 택시기사(76. 진주시 이현동)는 "서민을 생각하는 후보가 선택됐으면 하는데 무소속 윤용근 후보가 적임자"라고 단정했다. 그는 이유에 대해 "서민을 챙겨주는 느낌이 들어서"라며 "(윤 후보가) 경남도의원을 지낼 때 자주 보면서 친근감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가정주부 이아무개(42. 진주시 가좌동)씨는 "최구식 의원이 국회의원을 두 번씩이나 했기 때문에 믿음이 간다"며 "이번 선거에서 최 의원을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디도스 사건에 대 이씨는 "(최 의원이 연류된 것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나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자신을 중도진보 성향이라고 밝힌 허아무개(38) 보험회사 직원은 "디도스 파문 등으로 새누리당은 명예가 실추됐다"며 "최구식 의원도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이번 총선에서 출마를 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같은 회사 직원인 이아무개(50. 여)씨는 "일단 국회의원이 되려면 말발(말의 힘)이 서야 지역 현안 사업을 해결할 수 있다"면서 "말발이 세려면 국회의원을 많이 한 사람을 뽑아야 한다"고 했다.

2001년 이 지역 대학 총학생회장을 지냈다고 자신을 소개한 박아무개(40. 진주시 신안동)씨는 이번 총선을 대하는 유권자들의 올바른 선거의식을 강조했다.

"매스컴의 디도스 사건 보도와(최구식 의원 등 윗선 개입 의혹) 지역 정서는 많은 차이가 난다. 수사결과에도 (최 의원이 혐의 없는 것으로) 드러났듯이 더는 최 의원과 디도스 공격을 연관시켜 선거 분위기를 혼탁하게 해서는 안 된다. 지역발전을 위해 일할 수 있는 능력과 자질을 검증하고 (유권자들이) 표로 판단하는 선거가 됐으면 좋겠다."

여당의 전략공천과 이에 대한 반발 출마, 또 현 국회의원과 전 도의원의 무소속 출전. 여기에 야권연대 후보까지. 혼전에 빠진 진주갑 선거구에서 어떤 결론이 나올지 관심이 모인다.

디도스 사건으로 새누리당을 탈당한 최구식 국회의원이 12일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디도스 사건으로 새누리당을 탈당한 최구식 국회의원이 12일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 장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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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진주갑 선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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