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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48세대 72명의 주민이 주민등록 돼 있는 가의도는 실제 거주하는 주민은 50여명이며, 독립투표소가 설치되는 만큼 섬 안의 주민들은 100% 육박하는 투표율을 보이고 있다.
▲ 가의도 마을 전경 현재 48세대 72명의 주민이 주민등록 돼 있는 가의도는 실제 거주하는 주민은 50여명이며, 독립투표소가 설치되는 만큼 섬 안의 주민들은 100% 육박하는 투표율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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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선거? 소식 들을 데가 있어야지. 후보야 누가 나왔는지 뭍에 나가면 이야기 들을 수 있다지만 공약이 뭔지 관심도 없어. 인물? 다 거기서 거기지 뭐."

4.11총선이 한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각 정당에서 공천받은 후보자와 무소속으로 나온 이들은 표심 잡기에 돌입했다. 유권자들의 관심도 조금씩 이들에게 몰리고 있다. 하지만 섬마을 주민은 아직(?) 총선에 별 관심 없는 모양새다.

지난 13일 충남 태안 9개 섬 중 가장 많은 주민이 거주하는 근흥면 가의도를 방문했다. 섬 주민들의 총선 민심은 어떤지 궁금했다. 마을회관에서 문해교육을 받고 있는 10여 명의 주민과 마을이장에게 총선 후보자와 국회의원이 지역을 위해 무엇을 하면 좋을지 물었다.

후보자가 찾아오지 않는 이곳의 투표율은...

가의도 할머니들은 요즘 한글 깨치는 재미에 흠뻑 빠져있다. 쉬는시간 동안 잠시 짬을 내 선거민심에 대해 들어보려 했지만 '무관심성' 간단명료한 대답에 더 이상의 질문은 무의미했다.
▲ 한글 깨치는 재미 '솔솔' 가의도 할머니들은 요즘 한글 깨치는 재미에 흠뻑 빠져있다. 쉬는시간 동안 잠시 짬을 내 선거민심에 대해 들어보려 했지만 '무관심성' 간단명료한 대답에 더 이상의 질문은 무의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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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무척 간단명료했다.

문해교육을 받던 중 잠깐 휴식시간을 이용해 만난 한 할머니는 "선거? 언제랴? 섬에 살다 보니 먹고 사는 일이 더 중요하지... 누가 나왔는지도 몰러"라며 "투표는 마을에서 방송하니까 하긴 하는데, 뭘 해주겠다고 해서 찍나. 그냥 그날 나와봐야 알지"라고 말했다.

인물론, 정책에 대해 물었던 게 무안할 정도였다. 마을주민이 이번 총선에 무관심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마을이장에게 들을 수 있었다.

50대 단 한명, 나머지는 50대 이상으로 평균 75세 이상의 노인들이 거주하는 가의도. 선거 소식을 매스컴을 통해서 주로 접하는 주민들은 이번 선거에서도 정책, 인물론보다는 여론을 보고 후보자를 선택할 것이라고 전했다. 왼쪽은 전직 주동복 이장, 오른쪽이 현 주만성 이장의 모습.
▲ 가의도의 전현직 이장 50대 단 한명, 나머지는 50대 이상으로 평균 75세 이상의 노인들이 거주하는 가의도. 선거 소식을 매스컴을 통해서 주로 접하는 주민들은 이번 선거에서도 정책, 인물론보다는 여론을 보고 후보자를 선택할 것이라고 전했다. 왼쪽은 전직 주동복 이장, 오른쪽이 현 주만성 이장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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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의도 주만성 이장은 "섬까지 와서 누가 선거 이야기 해 주는 사람이 있나. 우리 섬 사람들은 단지 TV를 통해 누가 나왔는지 대강은 알기는 하지만 (여론조사 등) 높게 나오는 사람 찍으려고..."라고 말했다.

주 이장은 또 "나도 그렇지만 가끔 주민 중 누가 뭍에 나가면 선거 얘기 듣고 오지만 (후보자들) 공약이 뭔지, 누구를 찍어야 우리한테 도움이 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말을 하지 않는다"며 "그나마 지방선거 할 때는 가의도 주민들에게 실제적으로 도움이 될 만한 인물을 뽑았지만, 이번 선거는 별로 관심도 없다"고 전했다.

덧붙여 주 이장은 "가의도는 세대도 얼마 안 되고 주민도 많지 않다보니 어떤 후보자도 관심을 갖지 않아, 밖은 시끄러워도 여기서는 지금까지 선거운동이라는 걸 본 적이 없다"며 "하지만, 선거 당일에는 투표소가 섬 안에 설치되다 보니 섬 주민의 투표율은 100%에 육박한다"고 밝혔다.

실제 태안 9개의 섬 중 유일하게 독립투표소가 설치되는 가의도는 현재 48세대 주민 72명이 등록 돼 있다. 하지만 실제 거주하는 주민은 50여 명이다.

지난 2008년 18대 총선 당시 투표율은 74.3%(유권자 74명 중 55명 투표), 2010년 6·2지방선거는 73.5%(유권자 68명 중 50명 투표), 지난해 4.27 재보선 당시에는 80.5%(유권자 67명 중 54명 투표)를 기록했다.

인근 근흥면 신진도리 등에 두 집 살림을 하는 주민을 제외하고 가의도에 상주하는 주민은 모두 투표에 참여한 셈이다.

양손 가득 선물을 들고 가의도를 찾은 근흥면 새마을지회 회원들을 가의도 주만성 이장이 맞이하고 있다. 일명 '사발이'는 가의도의 유일한 교통수단이다.
▲ 오랜만에 가의도 찾은 손님들 양손 가득 선물을 들고 가의도를 찾은 근흥면 새마을지회 회원들을 가의도 주만성 이장이 맞이하고 있다. 일명 '사발이'는 가의도의 유일한 교통수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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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을 운반하기 어려운 가의도는 집집마다 기름보일러가 설치되어 있지만 기름이 떨어지면 땔감으로 추운 겨울을 보낸다.
▲ 나무 때는 마을 기름을 운반하기 어려운 가의도는 집집마다 기름보일러가 설치되어 있지만 기름이 떨어지면 땔감으로 추운 겨울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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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반도에서 선거 후보자들의 발길이 닿지 않는 유일한 투표구인 가의도. 선거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지만 이번 선거에서 만큼은 귀를 기울여 지역을 위한 진정한 일꾼이 누구인지 진정한 표심을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서산·태안 선거구 5자 구도... 공천후유증도 이어져

4ㆍ11 총선에 출사표를 던진 무소속 조규선 후보(왼쪽), 새누리당 유상곤 후보(가운데), 무소속 성완종 후보가 지난 13일 태안군청 브리핑룸에서 태안경찰서 유치 공약 반영은 물론 당선시 유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민주통합당 조한기 후보와 자유선진당 변웅전 후보는 중앙당 긴급회의 관계로 참석하지 못했지만 확약서에는 사전에 서명했다.
▲ 태안경찰서 유치 공약 반영 선언 4ㆍ11 총선에 출사표를 던진 무소속 조규선 후보(왼쪽), 새누리당 유상곤 후보(가운데), 무소속 성완종 후보가 지난 13일 태안군청 브리핑룸에서 태안경찰서 유치 공약 반영은 물론 당선시 유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민주통합당 조한기 후보와 자유선진당 변웅전 후보는 중앙당 긴급회의 관계로 참석하지 못했지만 확약서에는 사전에 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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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오는 4월 11일 제19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여야에서 잇따라 공천자가 확정되고, 선거전이 조금씩 달아오르고 있지만, 공천 결과에 대한 반발이 이어지면서 분위기가 어수선하게 흐르고 있다.

서산·태안 지역구에서는 현재 새누리당 유상곤 후보, 민주통합당 조한기 후보, 자유선진당 변웅전 후보의 공천이 확정됐다. 여기에 새누리당 공천에 반발해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사표를 던진 성완종 후보와 지난달 22일부터 선거법에서 자유로워진 조규선 후보 등 5명이 국회 입성을 꿈꾸며 표심잡기에 분주한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하지만, 오는 22~23일 정식 후보등록을 앞두고 새누리당에서 공천 결과에 반발해 허영일 당협위원장 등이 지난 12일 탈당하는 등 선거 과열양상도 보이고 있다.

특히, 현실적인 공약 준비를 위해 밤샘작업을 벌인다는 각 선거캠프에서는 다른 후보의 약점(?)을 파악해 TV토론회 등에서 따지겠다는 의사도 내비쳐 자칫 네거티브 선거전도 우려되고 있다.

서산·태안 새누리당 선거캠프의 한 관계자는 "모 후보가 탈당한 뒤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는데, 공천 결과에 깨끗이 승복하고 같은 당 후보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 마땅하다"며 "우리는 서산·태안 주민에게 실제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현실적인 공약 마련에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 김동이 기자는 <오마이뉴스> 2012 시민기자 총선특별취재팀입니다.



태그:#4ㆍ11 총선, #서산ㆍ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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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의 지역신문인 태안신문 기자입니다.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밝은 빛이 되고자 펜을 들었습니다. 행동하는 양심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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