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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경석 목사(선진화시민행동대표)에게 받은 메일. '7일째 단식 중"이라는 글귀가 눈에 띈다.
 서경석 목사(선진화시민행동대표)에게 받은 메일. '7일째 단식 중"이라는 글귀가 눈에 띈다.
ⓒ 김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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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서경석목사입니다. 저는 오늘로 단식7일째를 맞고 있습니다. 그리고 어제는 제주도 강정마을에 가서 "제주해군기지건설촉구 전국대회"를 개최했습니다.

서경석 목사(선진화시민행동대표)에게 지난 9일 받은 메일 중 첫 문장입니다.  '선진화시민행동'에 가입한 적도, 활동한 일도 없는 데 지난해부터 서경석 목사에게서 메일을 받고 있습니다. 어떤 때는 메일을 그냥 지울 때도 있지만 제주해군기지 강정마을 관련하여 서 목사가 "가톨릭과 맞장을 뜨겠다"는 발언이 파문을 일으킨 후라 오래만에 읽었습니다.

단식 제대로 한 강기갑 의원

이날 보낸 메일 강정마을 관련 내용이 아니라 새누리당 공천이었지만 제 눈을 사로잡은 것은 "저는 오늘로 단식 7일째를 맞고 있습니다"였습니다. '단식'은 밥을 굶는 것을 말합니다. 독재정권 시절 민주화운동을 했던 분들은 저항의 몸부림으로 단식을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요즘 박선영 자유선진당 의원이 탈북자 북송을 하지말라며 단식을 하고 있습니다. 현직 국회의원 중 단식을 가장 많이 국회의원은 아마 강기갑 통합진보당 의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쌀 때문에 국회에서 단식을 꼬박 31일 동안 했어요. 한미FTA, 이때 또 단식을 시작하고, 광우병 쇠고기 때문에 청와대 앞에 주저 앉았고, 촛불 일어날 때 또 단식하고, 18대 국회 시작하기 전인 2008년 6월까지, 17대 국회 활동 기간 동안 총 86일을 했죠. 내가 56kg까지 나갔는데 지금은 51kg입니다."-2011.09.29 <오마이뉴스> 노무현이 강기갑을 아주 망쳐놓았던 사연

강기갑 의원을 볼 때마다 정말 대단한 분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우리 고향 분이라 더 좋고, 자랑스럽습니다. 단식과 비슷한 말 중에 금식이 있습니다. 금식이 종교(특히 기독교) 용어로 많이 쓰이기 때문에 아마 단식으로 표현하고, 금식보다 더 강한 느낌이 들어 정치인들은 단식을 더 선호하는 것 같습니다. 서경석 목사가 왜 금식이라고 하지 않고 단식으로 표현했는지 몰라도, 개신교 목사인은 저는 금식이 더 강하게 다가옵니다. 역시 직업은 속이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목사에 따라 생각이 다르겠지만 성경에서 금식은 두 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아주 절박한 상황에 처했을 때 하나님께 도우심을 구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하나님 뜻을 알고 순종하는 것이 밥 먹는 것보다 더 귀하다는 사실을 증명할 때 했습니다. 강기갑 의원이 가톨릭 신자로 알고 있습니다. 아마 강 의원이 쌀과 한미FTA를 위해 단식을 하는 것은 틀림없이 거룩한 일일 것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께 불만이 많았습니다. 우리들은 "금식도 하고, 제사도 지내고, 십일조도 하고, 구제도 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우리를 알아주시지도 않습니다. 우리보고 금식도 하지 않는다고 하십니다. 우리가 하는 것을 보고도 이러실 수 있습니까?"라고 따졌습니다.

하나님 백성답지 못했던 이스라엘 백성과 비슷한 개신교

요즘 한국교회가 '우리는 전도하고, 금식하고, 사람도 많이 모으고, 사탄의 무리들에게서 교회를 지키기 위해 노력합니다. 빨갱이 세상을 만들려는 좌파세력 척결을 위해 엄청난  일합니다. 기독교 정당도 만들고 있습니다.'라고 말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말씀하셨습니다.

너희가 다투고 싸우면서, 금식을 하는구나. 이렇게 못된 주먹질이나 하려고 금식을 하느냐? 너희의 목소리를 저 높은 곳에 들리게 할 생각이 있다면, 오늘과 같은 이런 금식을 해서는 안 된다.-(<이사야> 58장 4절)

하나님은 직격탄을 날렸습니다. 너희들이 만날 싸운다. 못된 주먹질이나 한다고 경고하셨습니다. 강정마을에 가는 것처럼 말입니다. 서울광장에 모여 성조기 들고 '빨강이 정권 몰아내자', '반공친미정권 세우자'고 목소리는 높이는 것처럼 말입니다.

더구나 개신교 목사라면 창조론을 믿는 자입니다. 그렇다면 강정마을 구럼비바위는 하나님이 창조하신 피조물입니다. 국익과 안보라는 이름으로 해군기지를 만들기 위해 피조물인 구럼비바위를 폭파시키는데 이를 막기 위한 금식을 못할지라도 반대를 해야 합니다. 그런데 찬성집회를 열고, 해군기지 건설 반대 하는 사람들을 '좌파세력'이라며 색깔론이란 붉은 덧칠을 합니다.

금식(단식)은 거룩한 일을 위해 하나님 앞에서 밥을 굶는 일

금식의 본 목적과는 전혀 다른 모습입니다. 하나님이 말씀하시는 금식이란 무엇일까요.

내가 기뻐하는 금식은, 부당한 결박을 풀어 주는 것, 멍에의 줄을 끌러 주는 것, 압제받는 사람들을 놓아 주는 것, 모든 멍에를 꺾어 버리는 것, 바로 이런 것들이 아니냐? 또한 굶주린 사람에게 너의 양식을 나누어 주는 것, 떠도는 불쌍한 사람을 집에 맞아들이는 것이 아니겠느냐? 헐벗은 사람을 보았을 때에 그에게 옷을 입혀 주는 것, 너의 골육을 피하여 숨지 않는 것이 아니겠느냐?(이사야 58장 6-7절)

금식이란 하나님 뜻을 알기를 밥 먹는 것보다 좋아하는 일입니다. 하나님 뜻이란 바로 부당한 결박 풀어주고, 압제받는 자들 놓아주고, 굶주린 사람에게 먹을 것 주고, 소외된 자들, 슬퍼하는 자들, 괴로운 자들을 외면하지 않는 것이 금식입니다.

무엇보다 그들 괴로움에 내가 동참하는 일입니다. 이게 거룩한 일입니다. 이를 위해 밥 먹는 것보다 밥을 굶는 것이 제대하는 금식입니다. 강자와 색깔론을 위해 하는 것은 거짓된 일이요, 가짜 금식입니다.

강정마을만 아니라 이명박 정권들어 가난한 자, 고통 당하는 자는 더 많아졌습니다. 그들에게 쉼을 주고, 위로하고, 함께 하는 것을 위하지 않고 오히려 강자의 논리를 대변하면서 아무리 금식과 "주여" 삼창을 해도 그것은 거짓된 것이고, 가짜 기도일뿐입니다. 이스라엘 백성을 향한 하나님의 경고가 지금 한국교회에 그대로 전달되고 있음을 명심해야 합니다. 이런 금식은 하지 말라고 경고했습니다.

정말 지금 금식을 한 다면, 강정마을 구럼비바위가 파괴되는 것, 한국교회가 거룩성을 잃어버린 일, 강자를 더 대변하는 한국교회를 보면서 통곡해야 합니다. 금식이란 거룩한 일을 위해 하나님 앞에서 밥을 굶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다음 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금식#서경석#강정마을 #한국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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