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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서울 서초동 대법원 앞에서 오는 23일 예정된 콜트-콜텍 악기 노조 정리해고에 대한 대법원의 올바른 판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22일 서울 서초동 대법원 앞에서 오는 23일 예정된 콜트-콜텍 악기 노조 정리해고에 대한 대법원의 올바른 판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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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가 마르네요."

콜트·콜텍 악기 노조 정리해고에 대한 대법원 판결을 하루 앞둔 22일. 장석천 콜텍 노조 사무장(43)의 눈은 붉게 충혈되어 있었다. 서울 서초동 대법원 앞, 대법원의 '올바른' 판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기다리면서 장 사무장은 초조한 듯, 연신 담배를 피웠다. 이날은 금속노조 콜트·콜텍 지회가 폐업·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투쟁한 지 1847일째 되는 날이었다.

"5년 넘게 투쟁하면서 절반을 대법원 판결만 기다려"

22일 서울 서초동 대법원 앞에서 오는 23일 예정된 콜트-콜텍 악기 노조 정리해고에 대한 대법원의 올바른 판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22일 서울 서초동 대법원 앞에서 오는 23일 예정된 콜트-콜텍 악기 노조 정리해고에 대한 대법원의 올바른 판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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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7년 7월 사측은 전자기타를 전문으로 만드는 인천 부평의 콜트 공장, 통기타를 제조를 전문으로 하는 대전의 콜텍 공장의 폐업신고를 했다. '희망퇴직'을 거부한 조합원 46명이 6년째 '복직'을 기다리고 있다. 장 사무장은 "처음 3년 가까이는 46명 모두가 복직투쟁을 같이 했는데 먹고 살아야 하다 보니 지금은 10여 명만이 남아 복직투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콜트는 지난 2009년 8월, 콜텍 노동자들은 그 해 11월 각각 서울고등법원에서 사측의 정리해고가 긴박한 경영상의 이유가 아니었다며 '부당해고'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그로부터 2년이 넘도록 대법원 선고 기일은 잡히지 않았다.

장 사무장은 "5년 넘게 투쟁하면서 절반을 대법원 판결만 기다렸다"며 허탈하게 웃었다. 23일 오전 10시에는 콜트, 오후 2시에는 콜텍 정리해고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 예정되어있다.

하지만 부당해고 판결이 내려진다고 해도 이들에게는 돌아갈 공장이 없다. 회사가 공장 폐업 신고를 하고 중국과 인도네시아로 공장을 옮겼기 때문. 사측은 경영상의 문제를 폐업 이유로 들었지만 콜트·콜텍 악기는 세계 기타 시장의 30% 점유할 정도로 유수의 기업이다. 2006년을 제외하고는 1992년도 설립이후 매년 흑자를 기록했다.

장 사무장은 "현재 대전공장(콜텍공장)에는 기계가 그대로 있고 몇 달만 복구하면 공장을 돌릴 수 있다"면서 "박영호 사장이 노조 없는 회사를 아들에게 물려주기 위해 위장폐업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콜트·콜텍에 노조가 들어선 지 1년 만에 사측은 공장 문을 닫아 버렸다. 장 사무장은 "사측에서는 복직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계속 해결을 하려고 하는데 우리가 원하는 건 공장이 정상적으로 가동되는 것과 복직"이라고 강조했다.

22일 콜트-콜텍 노조의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는 가운데,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조 조합원이 오는 23일 예정된 현대차 재판 최종심 연기를 반대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22일 콜트-콜텍 노조의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는 가운데,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조 조합원이 오는 23일 예정된 현대차 재판 최종심 연기를 반대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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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게 만든 '민주노조'를 지키는 것도 이들이 투쟁을 이어온 이유다.

콜텍 노조 조합원인 김경봉(54)씨는 "정년이 얼마 안 남아서 만약에 복직을 한다고 하더라도 곧 그만둬야 한다"면서 "복직 이후 공장에 민주 노조 깃발을 꽂을 수 있으면 그걸로 됐다"라고 말했다. 군대 '깔깔이'를 입고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씨는 "담담하기도 하고, 싱숭생숭하기도 하고, 피가 마르기도 한다"며 웃어 보였다.

한편, 23일 오후 2시 대법원에서는 현대자동차 하청노동자를 '불법파견'으로 볼 것인지 결정하는 판결이 예정되어 있다. 이에 현대차 사측은 선고기일을 연기해 달라는 신청을 낸 상황이다.

울산에서 왔다는 현대차 비정규직 노조 조합원 최상하(38)씨는 22일 콜트·콜텍 노조의 기자회견이 열리는 대법원 앞에서 '최종심 선고연기 절대 안돼!'라고 적힌 피켓을 들었다. 최씨는 "아직 선고연기를 받아들여질지 말지 아무런 이야기도 없다"면서 "내일 꼭 최종심이 열렸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태그:#콜트, #콜텍, #콜트콜텍, #현대자동차, #정리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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