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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컴퓨터가 고장나서 수기로 작성하기 시작했는데, 지금은 컴퓨터가 있어도 반상회보는 애초부터 고집해 왔던 수기로 작성해 만들고 있다."

 

컴퓨터가 일반화 된 요즘 수기로 작성한 반상회보를 7년간에 걸쳐 84호를 발간한 마을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이 때문에 참석율 저조로 애를 끓고 있는 다른 마을과는 달리 이 마을에는 매달 열리는 반상회 때마다 주민으로 북적거리고 있다.

 

태안군 근흥면 안기1리 2반(이장 김일환, 반장 이기상)은 지금으로부터 7년 전인 2005년부터 마을의 대·소사는 물론 면, 군 소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소식을 담은 반상회보를 수기로 작성해 마을주민들에게 배포, 알찬 반상회를 이어오고 있다.

 

특히, 이 반상회보에는 행정 위주의 소식을 전해주는 일반적인 반상회보와는 달리 마을의 전입자, 대소사 등 가까운 이웃의 소식은 물론 주민의 교양함양을 위한 한시, 근흥면 소식, 태안군 소식 등 다채로운 소식들로 채워져 주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매월 음력 11일 안기리 청솔가든에서 개최하고 있는 반상회에는 마을주민 30명 중 매월 25명 이상의 높은 참석율을 보이고 있어, 소식 공유는 물론 마을 발전을 위한 진지한 의견 교환도 이루어지는 뜻깊은 자리다. 매월 꼼꼼하게 작성해 배포되는 반상회보가 반상회의 참석율을 높이는 한편, 마을주민들이 다양한 소식을 접할 수 있는 마을신문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다.

 

반상회보를 주도적으로 제작하고 있는 윤용옥 총무는 "마을의 컴퓨터가 고장이 나서 수기로 작성하기 시작했는데, 주민들의 반응이 좋았다"며 "컴퓨터가 있어더라도 앞으로 반상회보는 계속해서 수기로 작성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윤 총무는 또 "지료는 주로 지역신문에서 발췌하고 있고, 반상회를 통해 알릴만한 마을소식은 이장과 주민들을 통해 수집한다. 한시는 예전부터 관심이 있어 주민의 교양 함양을 위해 회보에 싣게 됐다"며 "반상회보는 마을의 역사 자료다. 예전 자료들을 보면 마을의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기회가 된다면 나중에 책으로도 엮을 예정"이라고 계획을 전했다.

 

이번 2월 반상회에 초대돼 참관을 했다는 근흥면 이수형 산업담당은 "반상회를 이 마을처럼 참석율이 높은 곳은 처음이고, 반상회가 진행되는 동안만큼은 신중하게 토론하고 고민하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시골마을이라 해도 점점 각박해 지는 요즘 이 마을이 시사해주는 바는 크다"고 고무적으로 평가했다.

덧붙이는 글 | 태안신문에도 실렸습니다.


태그:#반상회보, #태안, #안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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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의 지역신문인 태안신문 기자입니다.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밝은 빛이 되고자 펜을 들었습니다. 행동하는 양심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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