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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체가 아닌 독자(청중)들이 원하는 뉴스를 만들어라."

 

세계적 미디어 석학 존 라빈 미국 노스웨스턴대 저널리즘학과 학장이 말하는 미디어 성공 비결은 의외로 간단했다. 14일 오후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서 열린 미디어 콘서트 '미디어의 미래와 팟캐스트' 둘째 날 강연 핵심은 바로 '독자를 사로잡는 법'이었다.

 

"독자는 자신을 똑똑하게 만드는 유용한 뉴스 원해"

 

매체 창간에 관심 있는 청중 50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이날 강연에서 라빈 교수는 "매체가 무엇을 쓸 것인가보다 독자들의 욕구를 충족할 콘텐츠를 선별해서 제공해야 한다"면서 "독자 스스로 똑똑해진다는 느낌을 주는 콘텐츠, 독자들이 시간을 보내고 싶은 매체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라빈 교수는 이날 강단에만 머무르지 않고 청중들 속에서 하나하나 눈을 맞췄다. 청중(독자)과 교감하라는 자신의 말을 몸으로 보여준 셈이다.

 

라빈 교수는 '미디어 사용자 경험'을 주목해야 한다며 독자들의 지식 욕구를 충족시키거나 경제 정보처럼 실생활에 유용한 뉴스를 '상품성 있는 뉴스'로 꼽았다. 또 오프라 윈프리 쇼처럼 청중의 영감을 불러일으키거나 시민 저널리즘처럼 독자에 직접 참여하게 하는 방식 역시 '독자 경험'에 부합한다고 밝혔다. 사진, 동영상, 그래픽 등 비주얼을 활용한 정보 제공과 오프라인뿐 아니라 인터넷, 스마트폰 등 다양한 플랫폼 활용해 접근성을 높이는 것도 제시했다.

 

라빈 교수는 미국 텍사스주 지역 일간지 <스타 트리뷴> 1면을 독자 경험에 호소하는 기사 중심으로 배치한 사례를 통해 "아이스하키처럼 단순 흥밋거리보다 텍사스주 지역에서 관심을 끌고 있는 포커게임 적법성 찬반 논란을 다뤘더니 독자 선호도가 높았다"면서 "독자들은 자신의 경험을 통해 관심사를 찾고 반응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독자를 끌어들이려는 흥미 위주 기사의 전진 배치가 '낚시성 기사'를 남발하고 있지 않느냐는 한 청중 질문에 라빈 교수는 "(좋은 기사와 흥미 있는 기사) 둘 다 해야 한다"며 "꼭 재미있는 기사를 써야 한다는 게 아니라 재미는 없더라도 독자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줘야 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독자 경험은 곧 서비스 정신"... 알고도 못 하는 까닭?

 

"너무 길고 무디고 지루한 콘텐츠는 안 된다"는 라빈 교수 지적에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기자는 "독자 경험이란 곧 서비스 정신"이라면서 "<오마이뉴스>에서도 기사 짧게 쓰기 등 독자들이 원하는 걸 잘 알면서도 왜 실천하지 못하는지 따져봐야 한다"고 밝혔다.

 

오 대표기자는 그 이유로 경영자 자신의 한계, 충성스런 독자, 자금력 3가지를 꼽고 "지금까지 우리를 성공시켰던 것이 새로운 성공을 가로막고 있다"고 밝혔다. 오 대표기자는 자신이 <중앙일보>와 한 인터뷰 때문에 시민기자와 독자에게 비판받은 일을 상기시키며 "더 많은 독자들을 확보하려 독자층을 다양한 계층으로 확대하고 싶지만 기존 독자층의 반발 때문에 쉽지 않다"고 밝혔다. 

 

라빈 교수는 "지나치게 방어적인 조직 문화는 변화를 거부하기 때문에 조직 내부의 코치 시스템, 교육과 훈련, 큰 그림 그리기 등을 통해 조직 문화를 바꿔야 한다"면서 "어떤 미디어도 미래에 대한 큰 그림을 갖고 있지 못하면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강연에선 영국 케임브리지대 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앤드류 그룬이 미국 텍사스주에 기반을 둔 온라인 매체인 <텍사스 트리뷴> 성공 사례를 발표했다. <텍사스 트리뷴>은 광고 수입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기존 매체와 달리 후원자들의 자발적인 기부 등 다양한 수익원을 확보한 '비영리 매체'로 관심을 끌고 있다. 

 

미디어 콘서트 셋째날인 15일 마지막 강연에서는 <나는꼼수다> <뉴스타파> <이털남> 제작자들이 직접 나와 최근 대안 매체로 급부상한 팟캐스트 성공 비결을 발표할 예정이다.


태그:#미디어 콘서트, #존 라빈, #오연호,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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