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랑바푸 토림 중세의 성같기도 하고 어느 행성의 궁전만큼 위용이 있다.
랑바푸 토림중세의 성같기도 하고 어느 행성의 궁전만큼 위용이 있다. ⓒ 송진숙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고픈 사람은 이곳에 가보라. 기이한 경치로 이름난 운남성엔 3대림이 있다고 한다. 기이한 돌기둥들이 숲을 이루는 듯한 곤명의 석림(石林), 수만년의 세월동안 비와 바람의 침식으로 하늘로 치솟는 흙기둥이 마치 신전처럼 서있는 원모현의 토림(土林), 모래가 굳어서 만들어진 모래의 숲 루랑현의 사림(沙林)이 있다.

그 중에서도 우리나라에 잘 알려진 것은 석림(石林)과 더불어 운남성의 10대 명소에 들어가는 원모현의 토림(土林)이다. 토림 중에서도 아직 개방한 지 얼마되지 않아 관광객이 적고 아름다운 랑바푸 토림을 찾아가는 것이 이번 여행 일정에 있었다.

랑바푸 토림 중세의 성 같기도 하고 다른 행성의 궁전같기도 하다.
랑바푸 토림중세의 성 같기도 하고 다른 행성의 궁전같기도 하다. ⓒ 송진숙

원양 다락논이 신이 빚어낸 듯한 인간의 걸작품 예술이라면, 이곳 랑바푸 토림은 대지예술의 결정판이라고 할 수 있다. 곤명에서 서북쪽으로 버스로 3시간 반 가량을 가면 원모라는 곳이 있다. 1월 17일 우리 일행은 원양 갈때의 일을 거울삼아 아침을 일찍 먹고 서둘러 길을 나섰다. 원양 다락논 갈때 6시간이면 갈 수 있다던 길을 예정보다 두세시간이 더 걸려 일몰을 못봤던 아픈(?) 기억이 있었던 것이다.

랑바푸 토림 태고의 신비를 보는 듯하다.
랑바푸 토림태고의 신비를 보는 듯하다. ⓒ 송진숙

고속도로에선 잘 달렸지만 고속도로가 끝나고 부터는 공사중인 곳도 많고 길 상태가 안좋아 제일 뒷좌석에 앉아 경치를 즐기고 있던 나는 머리가 천정까지 닿을 만큼 버스는 춤을 추며 달렸다. 어릴적 버스타면 그렇게 뛰던 기억이 나서 나름 즐기며 갔다고나 할까? 날씨도 좋았다. 하늘빛이 파랗게 고와서 사진도 잘 나올 것 같아 기대되었다. 가는 길엔 토마토밭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가도가도 토마토밭이었다.

원모현은 사계절 평균기온이 21.9도로 중국에서 천연온실이라고도 불리며 사계절 내내 비닐하우스가 필요없이 채소가 생산되어 채소값이 싸고 원모현의 채소는 중국 각지로 운반된다고 한다.

랑바푸 토림 장엄하다.
랑바푸 토림장엄하다. ⓒ 송진숙

또한 이곳은 170만여 년 전의 인류화석이 발견된 곳이다. 베이징원인(약 50만여년 전의 인류)보다 100만여 년이 앞선다. 중국에서 가장 오래된 인류화석이 발견된 곳이다. 그만큼 오래 전에 이곳에서 인류가 살았다는 흔적을 보이는 유서깊은 곳이라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다. 가는 길에 원모원인의 모형과 기념표지가 서있다. 지나는 길에 사진에서 봤던 기이한 형태의 지형이 나타나자 우린 환호를 질렀다. 차창밖으로 셔터를 눌러대는 사람도 있었다.

랑바푸 토림 웅장하다.
랑바푸 토림웅장하다. ⓒ 송진숙

다온 듯 하면서도 버스는 계속 가고 있었다. 입이 떡 벌어지는 곳이 보였다. 일단 버스를 세워서 사진을 찍었다. 버스를 타고 10여 분을 지나 풍경구(입장하는곳)에 도착했다. 입구는 아직 공사가 한창이었다. 2010년 12월에 개방했다고 하는데 아직 공사가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먼저 개방을 한 듯하다. 관광객도 우리 일행외엔 별로 보이지 않았다. 대부분이 한국관광객이라더니.

랑바푸 토림의  실루엣 태고의 신비가 느껴진다.
랑바푸 토림의 실루엣태고의 신비가 느껴진다. ⓒ 송진숙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고픈 자 토림의 흙길을 걸어라

웅장하고 기인한 자연환경 앞에 마땅히 할 말이 없었다. 우리는 마치 영화 <인디아나 존스> 속의 보물을 찾으러 떠난 탐험대 같았다. 탐방로는 크게 두갈래 길이 있었다. 하나는 위에서 내려다보는 코스가 있고, 또 하나는 계단아래로 내려가 마치 행성의 어느 성처럼 곳곳을 실제로 둘러볼 수 있는 코스였다. 일행은 각자 흩어져 이곳저곳을 살펴보고 둘러보며 사진을 찍었다. 여기서의 일정은 일몰까지 보는 거였기 때문에 여유가 있었다.

랑바푸 토림 랑바푸 토림에 해가 저물어간다.
랑바푸 토림랑바푸 토림에 해가 저물어간다. ⓒ 송진숙

마치 중세의 어느 성채같기도 하고 웅장한 흙기둥들이 서 있었다. 외적이 쳐들어와도 끄떡 없을 것 같은 견고한 요새같기도 하였다. 토림안에는 저수지같은 크지 않은 호수가 있었고 물은 흙탕물이었다. 토림안의 토사가 흘러내려서 그렇다고 한다. 하늘은 눈이 시릴 정도로 맑고 파란데다가 하얀구름까지 더해져 한폭의 그림이었다. 말이 필요없는 풍경이었다. 몇마디의 말보다 한장의 사진에 더 많은 말이 내포될 수 있을 것 같았다.

랑바푸 토림 토림안의 호수
랑바푸 토림토림안의 호수 ⓒ 송진숙

파란 하늘아래 묵묵히 서있는 노란색빛이 도는 흙기둥,기기묘묘한 돌기둥들이 끊임없이 이어져 있는 가운데 이들이 어우러져 만들어낸 천태만상의 조형물앞에 무슨 말이 필요할까? 

비가 오면 물에 적셔지면서 더 단단하게 굳어져 지금과 같은 장관을 뽐내고 있지만 조금씩 훼손돼 가고 있다고 한다.  이 아름다운 토림이 수만년이 지나면 지구상에서 자취를 감추는 날이 올 수도 있으리라.

랑바푸 토림 랑바푸 토림의 일몰이 아름답다.
랑바푸 토림랑바푸 토림의 일몰이 아름답다. ⓒ 송진숙

정말 고요하고 자신만의 시간을 갖기에 최적이었다. 공룡의 고향이라고도 한다니 그 오랜 세월의 비와 바람이 빚어낸 예술품 앞에 인간은 하나의 점에 불과한 듯 했다. 카메라도 똑딱이밖에 없으니 DSLR카메라 작품담기에 신경을 덜 써도 되고(앞에서 말했듯 배터리없어서 못찍었음) 혼자 즐기기엔 오히려 안성맞춤이라고 해야 하나?

말이 필요없이 한 장의 풍경사진으로 족한 랑바푸토림

부족해서 오히려 더 누릴 수 있었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 일행들은 눈으로 보고 즐기기보다 어떡하면 아름다운 사진을 담길까에 몰두하느라 경치를 즐길 여유는 없는 듯했다.

랑바푸 토림 웅장하다.
랑바푸 토림웅장하다. ⓒ 송진숙

그렇게 흙길을 걷고 즐기다 보니 어느덧 해가 넘어간다. 금방 어두워진다. 다음 일정때문에 아쉬움을 뒤로 하고 돌아서 나오는데 해지고 난 뒤의 여명이 또 아름답다. 어디서도 보지 못한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랑바푸 토림의  실루엣 파란하늘의 흰구름이 잘 어울린다.
랑바푸 토림의 실루엣파란하늘의 흰구름이 잘 어울린다. ⓒ 송진숙

숙소는 물무토림쪽에 있어서 늦게서야 숙소에 도착했고, 저녁상에 상추와 토마토, 대추가 나왔다. 그동안 기름기많고 향이 강한 중국음식에 좀 물려 있던 때라 상추는 순식간에 없어졌다. 밥이 나오기도 전에 가져간 고추장을 찍어 먹었다. 음! 이맛이야! 하면서 몇접시를 더 시켰는지 모른다. 대추의 크기는 우리나라 대추의 서너배가 되는 듯했다. 사과맛이 나며 과즙이 많아 시원했다. 더 달라 했더니 양이 많지 않다며 한 접시 더 나오곤 없었다. 씨는 분명 대추씨인데. 우리나라에도 이 씨를 가져다 심으면 이런 맛이 날까?

랑바푸 토림 토림과 하늘의 대비
랑바푸 토림토림과 하늘의 대비 ⓒ 송진숙

저녁 식사 후 쉬다가 밤 12시가 넘어 별사진을 찍어보자며 몇사람이 나갔다.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불빛이 없는 오지인지라 별은 쏟아질 듯 많았다. 총총한 별이 어찌나 밝던지 내 똑딱이로는 잡을 수 없었지만 다른 사람들이 찍은 별사진을 보았다. 다음엔 나도 꼭 별사진을 찍어어보리라. 여기저기서 별똥별이 떨어진다. 별똥별 떨어지는 거 보면서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는데 올해는 내게도 좋은 일들이 생기겠지?

자신을 확인해보고 점검해보고 싶은 사람은 이곳 랑바푸 토림에 가보길 강추한다. 더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닿기 전에! 



#원모#랑바푸#토림#물무토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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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수성과 감동은 늙지 않는다"라는 말을 신조로 삼으며 오늘도 즐겁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익숙함이 주는 편안함에 주저앉지 않고 새로움이 주는 설레임을 추구하고 무디어지지 않으려 노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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