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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만약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고 중동 상황이 악화되면 기름값이 많게는 200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라고 합니다. 제발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랍니다. 서민들이 가장 나기 힘든 계절은 겨울입니다. 이유는 난방비 때문입니다. 지난해는 강추위가 이어져 난방비가 다른 해보다 많이 들어갔지만 올해는 따뜻해 기름값 걱정은 한시름 놓았습니다. 지난해 11월 20일 한 드럼(200리터)를 넣고 두 달 지냈으니 정말 알뜰하게 살았습니다.

하지만 한시름 놓은 것도 잠깐이었습니다. 8년만에 찾아온 설날 강추위로 온 나라가 꽁꽁얼어붙었습니다. 강추위와 함께 보일러 기름도 눈꼽만큼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1리터에 10원이라도 싼 주유소를 찾기 위해 '오피넷 유가정보서비스'에 들어갔습니다. 집 주위에 30원이 싼 주유소를 찾았습니다. 200리터를 넣으니 27만 원입니다. 6000원은 적은 돈이 아닙니다. 또 두 달을 200리터로 나야 할 것 같습니다. 앞으로 한 번쯤 더 넣으면 겨울 한 철을 날 수 있겠지요.

보일러 청소 생각보다 쉽습니다

해마다 겨울 맞기 전에 보일러 청소를 했는데 올 겨울에는 엉덩이가 무거워 그만 청소를 하지 못했습니다. 늦었지만 기름 넣은 빌미로 보일러 청소에 나섰습니다. 보일러 청소는 귀찮지만 하면 몇 천 원이라도 기름값을 아낄 수 있으니 당연히 해야 합니다.

 보일러 앞덮게를 떼어 내면 버너가 있습니다. 보일러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양 옆에 고정 나사가 있습니다. 나사를 풀면 버너를 떼어낼 수 있습니다.
보일러 앞덮게를 떼어 내면 버너가 있습니다. 보일러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양 옆에 고정 나사가 있습니다. 나사를 풀면 버너를 떼어낼 수 있습니다. ⓒ 김동수

"기름도 넣었으니 보일러 청소나 해볼까?"
"당신 할 줄 알아요? 해봤어요?"
"보일러 청소하는 것 보지 못했어요? 해마다 했잖아요. 빨리 스패너와 펜치 그리고 드라이버나 가져오세요."
"정말 할 수 있어요?"
"할 수 있다니까. 한두 번 해보는 것도 아니고. 이제 보일러 청소는 눈 감고도 할 수 있어요."
"또 저 자랑."


 버너를 떼어내기 위해 나사를 풀고 있습니다.
버너를 떼어내기 위해 나사를 풀고 있습니다. ⓒ 김동수

자랑 아닌 자랑이지만 보일러 청소는 생각보다 쉽습니다. 안전을 위해 전원을 모두 끄고 보일러 앞칸막이를 떼어내면 버너가 보입니다. 버너 고정나사를 풀어 버너를 몸체에서 떼어냅니다. 떼어낸 후 가장 먼저 기름을 뿜어주는 노즐을 청소합니다. 노즐에 붙은 그을음은 버린 칫솔로 제거하면 됩니다. 노즐이 막히면 기름을 잘 뿜어주지 못하고, 열효율도 떨어집니다. 기름을 잘 뿜어줘야 화력도 높아지니 당연히 기름값도 적게 듭니다.

"보세요. 이게 버너예요. 노즐 보이죠. 노즐 역활이 무엇인지 아세요?"
"기름 뿜어주는 일 아니에요."
"잘 알고 있네요. 노즐이 막히면 기름을 잘 뿜어 주지 못해요. 사람을 비교하면 핏줄이 막혔다고 할 수 있지요."
"노즐이 갑자기 핏줄이 되었네요."

"단순한 핏줄이 아니라 심장같은 곳이죠."

 버너를 떼어내놓은 후 노즐를 청소해줘야 합니다.
버너를 떼어내놓은 후 노즐를 청소해줘야 합니다. ⓒ 김동수

기름찌꺼기 꺼내면 마음이 뻥 뚫립니다

노즐에 붙은 그을음을 간단히 제거한 후 보일러 안으로 손을 넣고 찌꺼기를 꺼내면 생각보다 찌꺼가 많습니다.

"보세요, 이게 다 기름 찌꺼기입니다."
"그렇게 더러워요? 저런 것이 있는데 어떻게 기름이 많이 들지 않겠어요."
"보일러 청소를 1년에 한 번씩은 해야 이런 찌꺼기가 쌓이지 않아요, 청소하면 열효율도 높아지고."
"기름 아껴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청소하는 것이 더 중요하겠네요."
"당연하지. 기름값 아끼는 방법 중 보일러 청소가 얼마나 중요한데."


 보일러 안으로 손을 집어 놓고 찌꺼기를 꺼내고 있습니다
보일러 안으로 손을 집어 놓고 찌꺼기를 꺼내고 있습니다 ⓒ 김동수

 보일러 안에서 꺼낸 찌꺼기들. 이런 것이 쌓이면 보일러 열효율이 떨어집니다.
보일러 안에서 꺼낸 찌꺼기들. 이런 것이 쌓이면 보일러 열효율이 떨어집니다. ⓒ 김동수

연통도 청소하면 일석이조

찌꺼기를 청소하면 마음이 뻥 뚫리는 기분이 듭니다. 자기 몸 안에 저런 찌꺼기들이 들어 있으면 몸이 얼마나 무겁겠습니까? 당연히 보일러도 마찬가지입니다. 찌꺼기를 자기 몸 안에 가득 넣고 돌아가려면 얼마나 힘들겠습니까?

"이런 찌꺼기를 꺼내주면 보일러도 고맙다고 인사할 거예요."
"맞아요 저런 찌꺼기가 내 몸에 있다면 얼마나 답답하고 힘들겠어요. 기계도 막히면 힘들 거예요."
"아마 오늘 밤 보일러도 빵빵하게 돌아갈 거예요."

보일러 몸체 청소를 끝낸 후에는 연통을 청소해야 합니다. 옛날 시골집도 연기가 굴뚝으로 잘 나가는 집은 따뜻합니다. 연기가 잘 나가지 않으면 방도 따뜻하지 않고 아궁이에 불도 잘 들어가지 않습니다. 기름보일러도 마찬가지입니다. 연통에 연기 그을음을 제거해주면 연기도 잘 나갑니다.

 보일러 안 청소가 끝나면 연통 청소입니다.
보일러 안 청소가 끝나면 연통 청소입니다. ⓒ 김동수


 연통 주입구를 깨끗하게 청소해주면 연기가 잘 나가 보일러 열효율이 높아집니다.
연통 주입구를 깨끗하게 청소해주면 연기가 잘 나가 보일러 열효율이 높아집니다. ⓒ 김동수


"보일러 몸체만 청소하지 말고, 연통까지 청소해야 해요. 그을음이 많으면 연기가 잘 나가지 않기 때문이에요."
"정말 보일러 청소 전문가가 다 되었네요."
"이래봐도 보일러 전문가인 큰 형님을 3년 이상 따라 다닌 사람이에요. 물론 보일러 설치는 못하지만. 청소쯤은 문제 없어요."


보일러 청소해 기름값이라도 아껴야

보일러 청소 어렵지 않습니다. 가스보일러는 모르겠지만 기름보일러는 다른 사람에게 맡기지 않아도 됩니다. 물론 처음하시는 분의 경우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시는 것도 좋습니다. 혹시 지난 1년 동안 보일러 청소하지 않은 분 계십니까. 그럼 도전해보세요. 보일러도 빵빵하게 돌아가고, 기름값은 아끼고, 방은 따뜻하고, 막혔던 가슴이 뚫립니다. 보일러 청소해 기름값 조금이라도 아껴야 치솟는 기름값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조금 귀찮은 일이지만 혹시 보일러 청소하지 않으신 분들 꼭 청소하세요.


#보일러청소#기름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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