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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 첫날. 섬진강이 흐르는 전남 광양 다압면 매화마을을 찾았다. 걸린 지 일주일이 넘었는데도 감기 증세는 아직도 아버지를 괴롭히고 있다. 일 한다는 핑계로 아버지와 같이 하는 시간이 거의 없었다. 작년 식목일 전에 심은 어린 매화나무가 궁금하셨던지 아버지는 다압면 관동마을 매화나무를 보러가자고 한다.

 

섬진강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차다. 백로와 왜가리가 영역다툼이라도 하는지 "깩~" 격정적인 소리를 지르며 강위를 시위하며 날아간다. 강 건너 물가에서는 오리 떼가 한가로이 겨울나기를 하고 있다.  

 

하늘에는 까만 먹구름이 끼었다. 빗방울이 한두 방울 옷깃에 떨어진다. 조금 더 있으면 비가 많이 내릴 기세다. 요즘 며칠 겨울날씨답지 않게 영상의 온도가 계속되었다.      

 

"한송이 매화꽃이 핀다고 봄이 오는 것일까요."

"하먼! 봄이 왔으니까 꽃이 피었겠지."

 

차가운 날씨에 연분홍 고운색으로 활짝 핀 매화꽃을 보면서 아버지는 기뻐한다. 감기에 고생하시더니 따스한 봄을 많이 기다렸나 보다. 입춘이 열흘이 넘게 남았는데 여린 가지마다 망울망울 총총히 달린 어린 꽃망울이 부풀어 오르고 있다. 춘심에 겨운 몇몇 송이는 벌써 꽃망울을 터뜨렸다.

 

봄을 가장 빨리 알린다는 매화는 움츠렸던 몸과 마음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연분홍 얇은 꽃잎은 새색시 눈썹 같은 꽃술을 받치고 있다. 앙증맞은 꽃송이는 기쁨을 안겨준다. 한편으로는 얼어붙은 엄동설한에 활짝 피어버린 가녀린 꽃잎이 상처를 받지 않을까 애처롭다는 생각 앞서기도 한다.    

 

"나들이 나와 덤으로 이른 봄까지 얻어내요."

 

경기도 수원에 살고 있는 최지웅(남.32), 김정순(여.32) 부부는 일찍 귀성하여 부모님과 함께 설 연휴 첫날(21일)을 보내기 위해 광양 다압 매화마을 찾았다. 나목의 황량한 산책길을 걷다 활짝 핀 매화꽃 앞에서 기쁨을 감추지 못한다. 신기한 듯 매화꽃을 스마트폰으로 담는다.

 

벌써 순천시 매곡동에는 봄을 알리는 홍매화가 수줍게 꽃망울을 터뜨렸다고 한다. 보통 매화는 3월쯤에 꽃을 피운다. 꽃소식을 가장 먼저 알려주는 매화는 순천시 낙압읍성 가는 길 금전산 아래 금둔사 홍매화가 가장 일찍 봄소식을 알려 주었다. 음력 섣달에 핀다고 해서 납매화(臘梅花)라고 불린다. 그래도 매년 2월 초쯤에나 매화꽃망울을 터뜨렸다는 소식을 듣곤 했다. 

 

남도의 꽃축제 1번지 하면, 광양시 다압 매화마을에서 열리는 매화꽃 축제다. 작년에는 구제역확산 우려로 아쉽게 매화문화축제가 취소되었다.

 

광양시는 오는 3월 17일부터 25일(9일간) '제15회 광양국제매화문화축제'를 추진 할 예정이다. 광양시는 매화문화축제의 전국적 지명도와 그동안의 성과를 바탕으로 전남도 우수축제를 넘어 전국 우수축제, 세계적 명품축제로 자리매김 한다는 장기적 축제발전 목표를 가지고 중국, 일본 등 매화문화권 국가와 국제자매-우호도시 외국인 참여 축제인 국제매화문화축제로 추진할 예정이라고 한다. 

덧붙이는 글 | 전라뉴스에도 게재합니다.


태그:#매화, #매화마을, #광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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