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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표지 S.G. 더흐라프의 〈약속과 구원〉(제1권)
책표지S.G. 더흐라프의 〈약속과 구원〉(제1권) ⓒ 평단
성경을 보는 관점은 다양하다. 문자주의, 개혁주의, 자유주의, 현대주의 관점 등이 그것이다. 문자주의와 개혁주의 관점이 보수적인 입장이라면 자유주의와 현대주의 관점은 진보적인 입장이라 할 수 있다. 어느 입장이든지 하나님과 인간 사이, 인간과 인간 사이를 바르게 연결하는 데에는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 그런 고리가 없다면 온전한 복음의 기능을 이룰 수 없다.

성경을 구속사적인 관점으로 보는 시각은 그래서 중요하다. 물론 보수적인 시각이 강하게 드러나지만, 순전한 복음의 기능을 드러내는 중요한 색채이다. 거기에는 하나님의 자기 계시, 중보자 안에서 계시된 하나님, 언약 속에 계시된 하나님 등을 담아낸다.

S.G. 더흐라프의 <약속과 구원>은 구속사적인 관점에서 구약과 신약의 사건들을 하나하나 풀어 쓴 책이다. 신구약 성경 66권도 방대한 분량이지만, 성경 속에 담겨 있는 하나님의 자기 계시와, 중보자 되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현현, 그리고 이스라엘 백성과 맺은 언약 안에 드러난 하나님의 계시를 드러낸다는 것은 대단한 작업이 아닐 수 없다.

그가 말하는 '하나님의 자기 계시'란 무엇을 말하는 걸까? 그것은 인간의 상대적인 도덕과 윤리적인 차원을 밝히는 게 아니다. 오히려 인간의 상대적인 착한 행실과 악한 행실을 뛰어넘어 절대적인 하나님의 현현을 강조하는 차원을 일컫는 것이다. 이른바 아브라함이 의롭게 된 것은 그의 행위에 달려 있는 게 아니라 하나님의 은총으로 가능한 사건이었다는 평가다.

더흐라프는 그걸 요셉의 사건을 통해 구체화 시킨다. 이른바 요셉이 꿈을 통해 계시의 빛을 얻고, 그걸 자랑하자 형들의 시기심에 의해 애굽에 팔려나가 종살이와 옥살이를 하게 된다. 하지만 약관 30세에 국무총리가 되는데, 그것은 요셉의 공과(功過)에 달려 있는 게 아니라 그를 통해 역사하신 하나님의 섭리 가운데 있었다는 뜻이다.

중보자 안에서 하나님께서 자신을 계시하신다는 것은 또 무얼 뜻하는 걸까? 그것은 한 마디로 말해 죄로 인해 타락한 인간이 새롭게 거듭날 수 있는 길은 중보자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뜻을 말한다. 술 공장의 제품이 화장품 공장의 제품으로 거듭날 수 있는 길은 술 공장의 제품이 완전히 녹아나는 과정을 거쳐야만 가능한 것과 같은 이치다. 타락한 인간이 스스로 개과천선 할 수 있는 게 아닌 것과 같은 격이다.

"우리는 아담과 '호의의 언약'을 맺었고 그리스도와 '은혜의 언약'을 맺었다는 표현으로 그 차이를 표현할 수 있다. 아담이 지켜야 할 유일한 요구 사항은 하나님이 그에게 주신 호의를 의식적으로 택하기만 하면 되었다. 그렇데 하면 그와 그 후손은 하나님의 호의 가운데 영원히 거할 수 있었다. 이런 식으로 그리스도를 보면 그 대조가 분명하다.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호의가 완전히 그를 떠난 상태에서도 그 호의를 계속 택해야만 했다. 이러한 방법으로 그리스도는 아담이 파괴하여 놓은 것을 회복하고 구속해야 했다."(1권, 44쪽)

책표지 S.G. 더흐라프의 〈약속과 구원〉(제2권)
책표지S.G. 더흐라프의 〈약속과 구원〉(제2권) ⓒ 평단
더흐라프가 바라보는 언약 속에 계시된 하나님은 또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 걸까? 그것은 하나님과 인간이 쌍방간에 맺은 언약을 통해 하나님의 계시가 드러난다는 뜻이다. 물론 그때의 언약은 하나님의 일방적인 언약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다시 말해 '신인협동설'적인 차원이 아니라 하나님의 전적인 주권과 은총을 강조하는 걸 뜻하는 것이다.

1권에서 이색적인 성경해석이 눈에 띄는 게 몇 가지 있다. 창세기 6장 3절의 "그들의 날은 백이십 년이 되리라"하는 말슴을 '120년 후에 홍수로 심판하신다'는 뜻으로 해석한 것과, 아브라함의 사망 다음에 이삭의 사건을 넣은 게 아니라 욥기서를 배치하고 있는 것, 더욱이 욥기서의 주제를 '의인의 고난'보다 '하나님은 아무런 조건 없이 하나님을 사랑하는 사람을 기뻐하신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는 점, 야곱이 하나님을 만난 벧엘이 훗날 성막과 성전으로 변천했는데 이제는 더 이상 그런 거룩한 장소가 필요치 않다는 해석 등이 그것이다.

"우리는 이제 그러한 거룩한 장소를 가지고 있지 않다. 그 이유는 그러한 장소의 의미가 주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완성되었기 때문이다. 이제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의 하늘 문이며 우리가 하나님께로 나아가는 길이다."(1권, 275쪽)

제 1권이 창세기 1장에 나타난 하나님의 창조 왕국에서부터 제 6장의 야곱에 관해 다루고 있다면, 제 2권은 요셉과 유다를 시작으로 하여 제 5장 여호수아의 가나안 입성까지를 정리하여 설명해 준다.

2권에서 눈에 띄는 것이 있다면, 중보자 모세를 준비하는 과정에 관한 해석이다. 더흐라프는 모세를 예수 그리스도의 모형으로 설명하고 있다. 모세가 애굽 왕자의 신분에서 광야로 버려진 것, 그곳에서 모든 육신의 허영이 죽고 새롭게 하나님을 만난 것, 그로 인해 애굽에서 종살이하고 있는 이스라엘 민족의 해방자로 나선 것은 흡사 중보자 그리스도를 연상케 한다는 것이다.

"하나님은 그 아이를 통해 이스라엘 장래의 지도자를 마련하셨다. 만일 이스라엘 백성이 여호와 하나님과의 언약 가운데서 살려 한다면 그들은 하나님 앞에서 그들을 대표하는 지도자가 필요할 것이다. 우리의 머리는 주 예수 그리스도시며 그분은 또한 이스라엘 백성의 참된 지도자였다. 모세는 단지 그리스도의 모형이었다."(2권, 82쪽)

21세기에 들어와 교회는 순전한 복음을 잃고 있다. 교회 안에 관상기도와 이미징 교회와 같은 뉴에이지 운동 뿐만 아니라 종교다원주의와 종교통합운동을 비롯하여 성령을 빙자한 악령의 역사가 교회 안에 깊이 침투하고 있다. 교회의 양적팽창과 화려함의 이면에 복음의 본질은 점차 사라지고 있다. 교회 안에 구속사적인 복음을 회복해야 하는 이유가 그것이다. 이 책이 그 좋은 길잡이가 될 것이다.


약속과 구원 1 - 창조로부터 가나안 정복까지

S. G. 더흐라프 지음, 스데반 황 옮김, 평단(평단문화사)(2012)


#더흐라프#약속과 구원#구속사적 관점#성경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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