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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ABC협회가 일간신문의 발행부수 및 유가부수를 공개한 가운데, 광고정책을 비롯한 언론정책에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다.

한국ABC협회는 지난해 12월 29일 전국 153개 일간신문사의 2010년도 발행·유료부수를 발표했다. 1989년 창립한 이 협회가 전국 일간지의 발행·발송부수뿐 아니라 각 신문사 유료부수까지 공개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ABC협회의 이번 인증 발표는 2010년 1월~12월 기간 중의 평균부수를 산출해낸 것이다.

발표에 따르면 경인지역 일간지 중 <경인일보>가 유일하게 유료부수 3만4318부(발행부수 4만 9167부)로 최다 구독자를 확보했으며, 이어 경기일보가 1만5184부(2만 7099부), 인천일보가 1만2978부(2만 5052부)의 유료독자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에 부수가 공개된 신문사 중 적게는 1천여부에서 4만8천여부까지 발행부수에 편차가 심한 상황이어서, 각 지자체들은 발행부수를 토대로 광고배정 기준을 정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먼저 경남 양산시의 경우 ABC협회가 공개한 발행부수에서 1만부 이하이거나 발행부수를 공개하지 않는 언론사에 대해서는 출입기자 명단에서 제외하기로 하고 고시·공고 등의 광고를 중단했다. 또 사실왜곡, 허위과장 보도를 하거나 금품수수, 무리한 광고를 요구하는 기자도 출입을 금지하고 광고를 배제하기로 했다.

성남시 또한 3만부 이상은 1등급, 1만5천~3만부 미만은 2등급, 5천~1만5천부 미만은 3등급으로 나눠 행정광고를 차등 배정하기로 했다. 또 창간 1년 미만 언론사, ABC미가입 언론사, 사실왜곡·허위과장 보도로 언론중재위 조정을 받은 언론사, 주재기자가 없거나 신문발행이 일정하지 않은 언론사도 광고 배정 대상에서 제외했다.

안산시는 5천부 미만 언론사, 공갈·협박·변호사법 위반 등으로 형사처벌을 받은 기자, 다른 직업을 가진 '투잡' 기자도 제외시켰다. 이에 따라 안산시에 출입하는 지방 언론사 가운데 13개사가 광고를 받지 못하게 됐다.

시흥시는 ABC발행부수 1만부 이상을 발행하는 지면신문에 한해서 행정광고를 우선 배정하겠다고 발표했다. 실제, 시흥시는 '행정광고 집행기준'을 마련하여 뚜렷한 기준과 원칙없이 관례적으로 언론사별 분기별로 지급되던 행정광고를 '정부광고시행에관한규정'에 의거하여 한국ABC협회의 발생부수 검증에 참여한 신문사 중 1만부 이상, 경기지국 발송부수 5천부 이상 언론사에 한해 행정광고를 우선 배정한다고 못 박았다.

이에 대해 지역언론 전문가인 장호순 순천향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기자와 한 전화 인터뷰에서 "주민 의사를 존중하는 지방자치시대에는 지역신문이 정말 중요하다"면서 "지역신문의 역할에 따라 지역주민들의 삶과 질이 나아지거나 기대해 못 미칠 수가 있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특히 수도권 특성상 지역 언론시장이 열악한 상태에서 일부언론사의 유가부수가 취재원이나 광고주에게 편중되는 경향이 있다"며 "장기적 안목에서 주민여론을 바탕으로 의회가 나서 원칙적으로 건전신문육성에 나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덧붙여 그는 "이를 위해서는 언론사, 시민사회, 지자체가 공동전선을 구축하여 부실신문 퇴출 등에 나서야 하는데,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정치인들의 이해타산과 부작용 등 단기적 손해도 경계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인천연대 장금석 사무처장은 "이번 ABC협회의 부수공개는 지역언론의 현주소가 여실히 드러난 것으로, 지역언론의 자구책과 회생노력이 필요하다"면서 "지역언론은 지역밀착형의 참언론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전했다.

전국공무원노조 이상헌 인천 본부장은 "공무원노조 초창기에 언론개혁과 기자실폐지운동을 벌였는데, 현재는 기자실이 부활되고 각 과에 계도지로 보이는 '찌라시' 같은 지방신문들이 쓰레기통에 버려지는 실정"이라며 "건전한 지방신문은 지원육성 할 필요가 있지만 독자도 없는 지방지는 정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천경실련 김송원 사무처장은 "중앙언론에 묻혀있는 지역언론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지역언론 육성을 위한 지원책'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다만 언론은 언론대로 지역현안과 정보 등을 올곧게 전달하는 역할에 충실해야 하고, 시정과 의정에 대해서도 비판하는 기능을 발휘해야 한다"고 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인터넷신문 <인천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인천시#인천뉴스 #언론개혁 #인천시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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