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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민주통합당 당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예비경선을 통과한 9명의 후보들이 손을 맞잡고 인사하고 있다.
 26일 민주통합당 당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예비경선을 통과한 9명의 후보들이 손을 맞잡고 인사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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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훈'했던 민주통합당 당권레이스의 불이 지펴졌다. 당 대표 및 최고위원이 되겠다고 출사표를 던진 9명의 후보들은 4일 광주 MBC에서 열린 광주·목포·여수 토론회에서 서로의 아픈 구석을 찌르며 날카로운 공격을 이어갔다.

최근 진행된 여론조사에서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는 한명숙 후보에게 칼이 겨눠졌다. 박지원 후보는 한 후보에게 "총리시절 대정부질문에서 DJ의 햇볕정책이 북한의 핵실험을 막는 데 실패했다고 말했다"며 대북정책에 대한 후보의 생각을 따져 물었다. 한 후보는 "북한에 대한 UN 제재 조치를 받아들인다는 뜻이었다"며 "발언 내용의 앞뒤 내용을 연계해서 파악하라"고 받아쳤다. 차분한 모습을 유지하던 한 후보는 발언시간이 초과 돼 마이크가 꺼진 후에도 답변을 계속하는 등 적극적인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박 후보에 이어 이인영 후보도 한 후보를 겨냥했다. 이 후보는 "노무현 대통령 시절 추진한 한미FTA에 대한 입장"을 물으며 "당시 총리였던 한 후보가 FTA 반대 시위에 참여했던 단체의 국고보조금을 중단하려고 했다"고 지적했다. 한 후보는 "당시 모든 것을 치밀하게 검토하지 못한 점을 시인한다"면서도 "노무현 대통령은 국가 이익을 중심으로 FTA를 추진하려고 했지만 이명박 정권의 FTA는 국가이익이 실종돼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답했다.

이에 이 후보는 "참여정부 시절 한 후보가 총리로서 추진한 FTA도 근본적으로 재검토할 지점이 상당히 있다, 신자유주의 첨병인 FTA를 중심으로 대외무역전략 잡은 것 자체가 맞지 않다"며 "이익의 균형이 맞는다고 FTA를 추진해도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재반박하며 날을 세웠다. 

한미FTA에 대한 입장표명은 박영선 후보에게도 요구됐다. 이학영 후보는 "박 후보는 참여정부 시절 국회 FTA 포럼의 일원으로 당시 한미FTA를 찬성했는데 지금 입장은 어떠냐"고 물었다. 박 후보는 "노무현 대통령 시절 체결한 FTA는 해볼만한 상황이었지만 이 정부 들어서 체결된 한미FTA는 전면적으로 고쳐져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날카로운 질문 오고 간 상호토론 

박영선 후보는 '세대교체론'의 대상이 되는 박지원 후보를 향해 "젊은 정당으로 가기 위한 복안"을 묻기도 했다. 박지원 후보는 "내가 늙어보이냐"고 응수하면서 "1년 반 전 원내대표 당선 이후 일성이 젊은 피 수혈이었다, 젊은 층 유입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강래 후보는 문성근 후보에게 "현재 진행되는 경선은 인물 경쟁인 것 같다, 토론과 유세가 유권자를 향하지 않고 허공에 대고 있다"며 후보자 선출 과정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문 후보는 시민통합당 시절 당시 민주당과 당 대표 선출 경선 방법에 대해 협상을 하며 시민의 참여 비중을 높이려 노력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문 후보는 "허공에 대고 얘기하는 게 아니라, SNS 등을 통해 충분히 확장된다"고 반박했다.

대답하기 민감한 부분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김부겸 후보는 문성근 후보에게 "당 대권주자들이 총선에서 사지라고 생각되는 선거구에 참여해 한국 정치구도를 바꿨으면 하는데 어떻게 보냐"고 물었다. 당황한 문 후보는 "(대권 후보로) 거명되는 분들 중 문재인 노무현 재단 이사장은 부산을 선택했다"며 "(다른 분들의 선택은) 기다려 보겠다"고 확답을 피했다.

이러한 '후보자 간 상호 질문' 공방 속에 소외된 박용진 후보는 "8명의 후보 중 나에게 질문한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며 섭섭함을 표했다. 그는 '영남을 공략할 방안'을 묻는 공통 질문에서 "탈호남, 영남 공략에 관심없다"고 잘라 말한 후 "민주통합당이 어떻게 노동존중 복지국가를 만들까를 보이면 영남이든 호남이든 우리 당을 당연히 지지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를 뽑아야 총대선 승리할 수 있다"....9명의 후보들 지지호소

앞선 TV 토론에서 상대의 허점을 파고들었던 9명의 후보자들은 이어진 후보 합동 연설회에서는 자신만의 강점을 내세우며 지지를 호소하는 데 주력했다.

이인영 후보는 "누구나 예측한 '뻔한' 당 대표가 아니라 40대 대표가 선출됐다는 이변이 나야 국민이 주목한다, 민주통합당이 이전의 야당과 근본적으로 다른 정당임을 보여주려면 리더부터 바꿔야 한다"고 못 박았다.

자신을 5인조 강도로 표현한 <조선일보> 기사를 언급하며 해명에 주력한 이학영 후보는  "민주화 운동 단체에서 일하며 재벌을 어떻게 응징할까 생각하다 운동자금 마련 명목으로 재벌 회장 자택을 넘었던 것"이라며 "단 한 번도 내 이권을 추구하지 않았고, 나를 보호하기 위해 형제를 팔지 않았다"며 강조했다.

김부겸 후보는 "대한민국을 막는 암 덩어리, 지역주의를 타파하기 위해 혼을 다해 싸우겠다"며 "4월 대구에 가서 박근혜의 아성, 한나라당의 심장 대구에서 처절한 싸움을 벌여 박근혜의 발목을 잡겠다"고 자신했다.

박용진 후보는 "신장개업한 민주통합당의 주인과 주방장이 그대로인지 우려하는 분들이 많다, 며칠 전 여론조사에서 '도로 민주당'이라고 답한 사람이 66%를 넘는다"며 "이런 상황을 뛰어넘으려면 박용진을 선택해달라"고 호소했다.

문성근 후보도 "공천권을 완전히 국민에게 돌려드렸음에도 60% 넘는 국민이 이를 느끼지 못한다, 완벽하게 새 인물로 당의 얼굴을 바꿔야 한다"며 "당 대표가 되면 특검을 발동해 내곡동 땅 문제와 선관위 테러까지 밝혀내야 한다, 선관위 테러에 이명박 대통령이 관련됐음이 밝혀지면 즉시 탄핵에 돌입해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디도스 사건·형님 측근 비리 사건이 내 입에 걸렸으면 다 죽었다, 박지원이 나와야 민주당 존재감이 확실해 진다"며 '박지원론'을 설파한 박 후보는 "정권교체를 위해서는 한 세력에 지도부가 집중되면 안 된다, 시민계의 이학영과 노동계의 박용진 그리고 뼈 속까지 민주당인 박지원이 지도부 되도록 도와주고 나와 함께 법사위에서 박남매로 통하며 매서운 의정활동을 한 박영선 의원에게도 길을 열어달라"고 요청했다.

연설을 마치고 연단에서 내려온 박 후보는 박영선 후보의 손을 맞잡고 만세를 부르기도 했다. 박영선 후보는 "수첩공주의 비대위는 가짜다 그들이 언제 서민과 함께 뒹굴어본 적 있나, 그들은 서민·복지도 액세서리로 생각하고 있다"며 "그들로부터 정권을 되찾아 와 재벌개혁, 검찰 개혁을 내가 해내겠다"고 말했다.

"통합과정의 밑바닥 기류에는 탈호남의 기류가 흐른다"며 호남 민심을 자극한 이강래 후보는 "선거를 잘 알고 승리의 경험이 있는 불초 이강래가 당 대표가 돼야 총선을 승리로  장식하고 그 바탕위에 정권 교체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연단에 오른 한명숙 후보는 "철의 여인 한명숙이 빼앗긴 민주정부의 꿈을 되찾아오겠다"며 "박근혜와 한명숙이 같이 서면 한명숙이 이긴다, 1대1 구도를 만들어 박근혜와 싸워 이기겠다"고 소리쳤다.


태그:#민주통합당, #당 대표 선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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