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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락산 하강바위 암벽 산행을 즐기는 산악인들이 하강 연습을 하는 바위이다.
수락산 하강바위 암벽 산행을 즐기는 산악인들이 하강 연습을 하는 바위이다. ⓒ 윤도균

호랑이에게 물려간 '수락이 찾으러 수락산' 산행

"옛날 사냥꾼이 아들 수락 이를 데리고 지금의 서울특별시 노원구 상계동, 중계동 일대와 경기 의정부시 산곡동, 신곡동, 남양주시 별내면에 걸쳐 자리 잡는 '수락산'으로 호랑이 사냥을 나왔다. 갑자기 큰 소낙비가 쏟아져 사냥꾼 부자는 비를 피하여 큰 바위 밑에서 비가 멎기를 기다리다 잠이 들었다. 그 사이 호랑이가 나타나 잠자는 사냥꾼의 아들 '수락' 이를 물어가 버리고 난 뒤 한참 뒤 잠에서 깨어난 사냥꾼은 아들 수락 이를 찾았지만, 수락 이가 보이지 않아 당황한 아버지는 아들 수락 이를 찾아 정신없이 헤매다가 정신을 잃고 그만 바위 아래로 떨어져 변을 당하고 말았다고 한다. 그 뒤 비만 오면 산에서 '수락아! 수락아!' 하는 소리가 들려 인근에 살던 사람들이 그때부터 산 이름을 수락산이라 불렀다."라고,

전설이 전해 내려오는 수락산으로 오늘(2011.12.21)은 내가 늘 산행을 하는 우리산내음 카페에서 산행을 하고 오후 서울 시청 인근 을지로 입구에서 올 한 해 동안 '우리 산내음' 카페를 통하여 많은 회원님과 함께 기쁘고 즐겁고 행복한 산행을 이어온 동호인들이 모여 '2011년' 한해 '무탈 안전' 산행을 축하하고 또한 새로운 "2012년 임진년"새해를 맞이하는 새로운 다짐을 하기 위한 "송년의 밤" 행사가 있는 날이다.

그래서 이날은 원정 산행 떠날 때와 달리 조금 느긋하게 오전 7시 50분 부평역에서 1호선 전철을 타고 39개 정류장을 달려 도봉산역에 내려 다시 7호선으로 환승, 장암역까지 1정 거장을 더 가 수락산 산행을 할 일행 28명을 만나 10시 15분부터 산행이 시작되는데 하필이면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올겨울 들어 눈은 여러 번 왔어도 산행 날은 처음 내리는 첫눈을 맞으며 '수락산 석림사' 일주문을 들어선다.

 수락산 "석림사 일주문"을 지나며 이날의 수락산 산행이 시작된다.
수락산 "석림사 일주문"을 지나며 이날의 수락산 산행이 시작된다. ⓒ 윤도균

 전망바위 구간에서 이날 수락산 산행을 함께한 28명의 회원님들이 단체 기념 사진을 찍었다.
전망바위 구간에서 이날 수락산 산행을 함께한 28명의 회원님들이 단체 기념 사진을 찍었다. ⓒ 윤도균

그런데 수락산은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산 전체 구간이 암릉 구간으로 이루어져 이렇게 눈이 내리고 쌀쌀한 겨울 날씨에는 특별히 안전에 신경을 쓰며 산행을 해야 하기에 조심조심 느림보 거북이 산행을 하는데 석림사 계곡 지대를 지나다 보니 거대 삼각 바위에 그럴 듯하게 새겨진 바위결 무늬에 흰 눈이 쌓여 마치 산수화 한 폭처럼 아름답기 짝이 없다.

그런가 하면 또 다른 바위는 '뽀뽀'하는 바위로 마치 청춘 남녀가 수줍은 듯 뽀뽀를 하는 형상을 하고 있어 새삼 자연의 신비로움에 놀라며 가파르게 이어지는 코스는 바닥에는 아직도 남은 낙엽에 눈이 쌓여 발을 디디면 미끌미끌 마치 얼음판에서 자동차 헛바퀴 돌 듯하니 산행이 더욱 조심스럽고 어렵다.

얼마쯤 올랐을까? 이날의 산행대장이신 '칸 보이님'께서 건너편 암릉을 가르키는데 보기만 해도 스릴 넘치는 암릉 구간에 눈이 하얗게 쌓여 있다. 그러다 보니 이렇게 눈 쌓인 위험한 날 저 암릉구간을 통과해야 하는 것 아닌가 덜컹 겁이 나 '칸 보이' 대장에게 오늘 저 암릉 구간을 통과하려느냐? 물으니 다행히 암릉 구간은 우회한다고 한다.

하지만, 이어지는 '외계인바위'까지 가는 구간은 깎아지르듯 가파르게 오르내리는 우회 구간이 되어 차라리 날씨 좋은 날 어려운 암릉 구간 릿지해서 직등으로 오르는 것보다 배는 더 힘이 드는 것 같다. 그런데도 회원님들 누구 하나 힘들다고 버거워하는 사람 없이 마치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의 그 길을 가야 하는 사명이라도 띤 사람들처럼 마치 신들린 듯 경사도 구간을 잘들도 오른다.

 수락산 정상 (637m) 휘날리는 태극기
수락산 정상 (637m) 휘날리는 태극기 ⓒ 윤도균

 수락산 정상에서 철모바위 구간으로 가는 아름다운 설경
수락산 정상에서 철모바위 구간으로 가는 아름다운 설경 ⓒ 윤도균

그렇게 28명의 회원님이 이날 산행 중 가장 힘들고 어려운 외계인 바위 구간을 통과하여 수락산정상 (637m) 태극기 휘날리는 바위봉우리에 도착하니 갑자기 그만하던 눈발이 더욱 세차게 쏟아져 시야를 가릴 정도다. 그런데도 몇몇 회원들은 국기봉 정상 바위봉우리에 오르겠다는 것을 모두 위험하다고 말리고 철모바위로 가려고 데크목 계단 길을 내려서는데 설경과 어우러진 풍경이 마치 한 폭의 산수화 그림처럼 아름답다.

그러다 보니 나이도 있고 어린 아이처럼 눈 내리는 설경에 도취해 철모바위 방면으로 가다 바람을 피해 후미진 곳에서 '수락산도 식후경'이라 점심을 먹는데 하필이면 이 시간에 함박눈이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더 세차게 내려 오죽하면 도시락 반찬도 제대로 펼치지 못하고 점심을 먹는 모습이 그야말로 가관이다.

그런 가운데도 우리들의 수락산 산행은 줄기차게 이어져 어렵게 철모바위에 도착한다. 날씨가 좋은 날 같으면 저 올려다 보이는 철모바위도 암릉구간 리지 좋아하는 우리 일행들 하나같이 모두 올라 포즈를 취하며 좋아할 텐데 이날은 눈이 많이 내려 그냥 기념사진을 찍는데 하도 눈이 많이 내려 사진 찍는 것마저 포기하고 우리는 다시 아기코끼리 바위 구간으로 이동한다.

그런데 사실은 눈이 내리지 않는 날 같으면 철모바위에서 코끼리 바위 구간 암릉을 오르내리는 재미가 그야말로 쏠쏠하여 재미가 좋은데 이날은 눈은 내리지요, 날씨는 가장 춥지요, 그러다 보니 누구 한 사람도 암릉 구간 지나는 재미보다는 어떻게든 안전하게 통과하는 것이 최고의 즐거운 산행이라 생각을 하며 조심조심 밧줄을 잡고 전원 코끼리 바위 위험 암릉구간을 통과하여 전망 봉에 오른다.

 하나도 안전 둘도 안전 너나 누구 할것없이 모두의 안전이 우리들의 안전산행의 슬로건이다. 눈쌓이 위험한 암릉 구간을 조심조심 통과하고 있는 일행들 모습이다.
하나도 안전 둘도 안전 너나 누구 할것없이 모두의 안전이 우리들의 안전산행의 슬로건이다. 눈쌓이 위험한 암릉 구간을 조심조심 통과하고 있는 일행들 모습이다. ⓒ 윤도균

 멀리 배낭바위 구간 일대에  운해와 코발트색 하늘이 아름답다.
멀리 배낭바위 구간 일대에 운해와 코발트색 하늘이 아름답다. ⓒ 윤도균

전망 봉에 올라 좌측을 보면 조금 전 우리가 지나온 철모바위, 배낭바위가 아스라이 그림처럼 보이는데 때를 맞춰 눈발은 멈추고 갑자기 배낭바위 위로 새파랗게 코발트색 하늘이 열리고 그런가 하면 그 아래 편에서 갑자기 운해가 뭉게구름처럼 솟아오르며 배낭바위 철모바위를 포근하게 덮었다 열었다 하며 아름다운 수락산 산행의 장관을 연출한다.

그러다 보니 일행들 너도나도 '칸 보이 대장'님에게 오늘 산행 너무너무 좋다며 이런 행운 산행을 하게 되어 더없이 기쁘다며 모두 그 기쁨을 한 마디씩 남기며 우측을 바라보니 마치 대형 애드벌룬 고무풍선을 매달아 놓은 듯 거대한 하강바위가 우리 일행들을 향하여 우람한 자태를 뽐내며 어서 와라 손짓을 한다.

그러다 보니 우리는 암릉 구간 통과할 때마다 새로운 모습으로 나타나는 다양한 바위봉우리들 모습에 반해 눈 때문에 미끄럽고 날씨가 추워 더욱 안전을 요하지만 요리조리 각자 요령껏 잘들도 피해 하강바위에 도착해 이번에는 몇 년 전 우리산내음 암벽팀들이 이곳 하강바위에서 하강했던 그때를 회상한다.

 아기코끼리 바위 하단에 큰 바위 위에 아기 코끼리 형상을 한 바위가 영락없는 아기코끼리 모습을 하고 있다. 수락산의 마스코드이다.
아기코끼리 바위 하단에 큰 바위 위에 아기 코끼리 형상을 한 바위가 영락없는 아기코끼리 모습을 하고 있다. 수락산의 마스코드이다. ⓒ 윤도균

▲ 수락산 동영상 2011.12.21 수락산 산행을 하며 만난 아름다운 설경속 수락산 산행길 모습을 동영상에 담았다.
ⓒ 윤도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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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착순' 암벽산행 대장님에게 2012년도엔 가볍게 수락산 하강바위 암벽 산행을 시도하여 줄 것을 주문하며 치마바위 구간은 우회하고 다시 도솔봉을 향하여 간다. 그렇지만 도솔봉 역시 눈으로 우회하고 우리는 다시 탱크바위로 가지만 여기도 역시 안전을 위하여 우회한다.

그리고 본격적인 하산길에 들어서 잠시 좌측으로 들어가 용굴암을 돌아보고 나니 3시 15분이 지나 우리는 이때부터 서둘러 학림사를 지나 지하철 당고개역에서 동대문까지 전철을 타고 내려 청계천을 도보로 걸어 시청 인근에 도착하니 올해는 겨울철 전력난으로 해마다 이맘때면 휘황찬란하던 수도 서울의 야경 모습이 축소되어 빛바랜 채 어두운 서울의 밤이 흐르고 있다.

수락산 (637m) 유래

동편 금류동 계곡으로 쏟아붓는 많은 폭포들을 두고 '물이 떨어지는 산(水落山)'이라는 데서 유래되었다는 설이 전해지고 있다. 그런데 이것이 내 생각에는 맞는 설 같다. 산의 아름다운 경치 대부분이 서울의 반대편 경기도 남양주시 별내면에 집중돼 있으며 부근에 있는 벽운동 유원지는 주변의 도봉산과 북한산에 비할 바가 못 된다. 조선시대에는 한양을 등지고 서 있다 하여 수락산을 반역산이라 불렀다고도 전해지고 있다.

수락산에는 세상을 등지고 세상을 방랑하였던 김시습의 자취가 곳곳에 어려 있다. 김시습은 후일 금오신화라는 소설을 지은 사람으로, 5세때 신동소리를 들었으며 세종대왕이 무척 아꼈던 인물이다. 그런데 수락산에서 김시습의 자취를 만날 수 있는 곳이 바로 이곳 내원사와 그 반대편 저 너머의 석림사다. 김시습 그가 수락산의 봉우리마다 이름을 지어 붙인 것이 내원암의 현판에 남아 있다고 전해지고 있으나 이날 우천 산행관계로 내원사를 지나치면서도 직접 확인하여 볼 수 없었다.

내원암과 금류폭포 사이의 너른 암반에는 '금류동천(金流洞天)' 이라는 해서체의 암각글씨가 새겨져 있는 그 필획이 범상치 않다. 흥미로운 것은 '간폭정기'라는 옛날책에 따르면 "수락산 옥류동에 있는 옥류폭포 옆에 간폭정을 지었는데, 그 위 5리쯤에 매월당 김시습의 옛 살던 터가 있다"는 것이다. 옥류폭포에서 5리쯤 위면 대략 이 암각글씨가 있는 곳이 된다. 그리고 그 바로 위가 내원사다.

김시습이 삼각산 중흥사에서 글공부를 하다가 수양대군(세조)의 쿠데타 소식을 듣고는 책을 불사르고 머리를 깎은 뒤 세상을 피해 숨어든 첫번째 장소가 바로 이 수락산이다. 당시 그의 나이 고작 열아홉이었다. 그는 열아홉에 세상을 버리고 한양에 등을 돌려 이곳을 찾았는데, 인적 끊긴 산 속의 암자에 틀어박혀 비통한 청춘을 보냈던 김시습을 생각하니 가슴이 무겁다.

◉ 산  행 지 : 수락산 (637m) 서울특별시 노원구 상계동, 중계동 일대와 경기 의정부시 
                산곡동, 신곡동, 남양주시 별내면
◉ 산행일시 : 2011년 12월 18일 (일요일)
◉ 산행코스 : 장암역 ~ 석림사 ~ 전망대 ~  외계인바위 ~ 수락산주봉(637m) ~ 철모바
                위 ~ 코끼리바위 ~ 도솔봉 ~ 탱크바위 ~ 용굴암 ~ 학림사 ~ 당고개역.
◉ 산행인원 : 28명
◉ 산행시간 : 5시간 40분


 철모바위 인근 전망처에서 우리들이 진행하게 될 코스를 돌아보고 있는 일행들 모습이다.
철모바위 인근 전망처에서 우리들이 진행하게 될 코스를 돌아보고 있는 일행들 모습이다. ⓒ 윤도균


#수락산#기차바위#철모바위#하강바위#도솔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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