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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프터 스마트〉
▲ 책겉그림 〈애프터 스마트〉
ⓒ 한국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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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을 하다가 깜짝 놀랐다. 내가 올린 사진 속 인물들을 한 명 한 명을 스캔하여 인식하였던 게 그것이었다. 한편으로는 신기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더욱이 페이스북은 초등학교 동창뿐만 아니라 같은 직업군에 있는 사람까지 찾아줄 정도로 대단한 기능을 갖추고 있어서 탄성을 금치 못했다.

그 모두가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부터다. 그 덕에 여러 연결망과 관계폭이 더 넓어졌다. 그만큼 스마트폰 폐족이 됐다는 뜻이기도 할 것이다. 재밌는 것은 나만 그런 게 아니라 초등학교와 어린이 집에 다녀온 아이들도 그것으로 여러 만화를 즐겨본다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텔레비전이 집에 없는 탓에 더 친숙해진 것 같다.

스마트폰은 그만큼 내게 너무 친숙해지고 있다. 지하철이나 버스 노선도 그렇고, 길을 잃어버렸을 때도 길을 찾도록 도움을 주고 있고, 여러 신문들도 즉각 읽을 수 있고,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정보들도 바로바로 시청할 수 있고, 무료로 문자나 통화까지 주고받을 수 있으니 누가 마다하겠는가 싶다.

KT경제경영연구소의 <애프터 스마트>는 스마트 폰 사용이 앞으로 어떤 흐름을 바꿔놓을지를 예견하는 동시에 어떤 폐해들을 극복해야 할지 그 과제도 함께 생각토록 하는 책이다. 무엇보다도 이 책은 스마트 폰의 출현이 이전의 소유에서 공유의 관점으로, 그리고 사용보다 접속을 선호하는 추세로 변화하고 있다고 바라본다.

이른바 스마트폰 기능과 연동하고 있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는 아이들의 장난감과 옷가지들을 빌려서 쓸 수 있도록 연결시켜주고 있고, 세계의 여러 숙식처도 서로가 연결하여 그 비용까지도 지불하여 사용하고 있고, 중국에서는 명절 때에 애인가 가족까지 대행하는 서비스가 유행할 정도라고 한다. 아울러 이전의 DVD 대여점은 급속히 사라지고 있고, 음악이나 뉴스는 맞춤형 서비스에 접속하는 등, 거의 모든 것들이 '연결경제의 시대'로 들어섰다는 것이다.

당장 2012년의 총선과 대선만 해도 SNS가 결정적인 변수가 될 것이고, 좀 더 멀리 내다볼 경우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의 실현시대가 곧 다가올 것으로 예상하기도 한다. 아울러 현재 손에 들고 다니는 스마트폰이 앞으로는 스마트 손목시계폰과 팔지형 스마트폰도 출시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심지어 섬유단백질로 만든 핸드백 스마트폰이 출시될 날도 머잖아 등장할 것으로, 이 책은 예견한다.

"2011년 8월부터 서울 지하철 2호선 선릉역에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장면이다. 지난 8월, 홈플러스는 지하철 2호선 선릉역에 홈플러스 가상 스토어를 1호점을 열었다. 이 가상 스토어는 제품 사진들이 스크린도어 벽면에 부착되어 있고, 각 제품마다 QR 코드가 등록되어 있다. 관련 앱을 다운로드받고 실행시켜서 스마트폰으로 QR 코드를 읽어 들이면 제품 구매와 동시에 원하는 곳으로 배송신청을 할 수 있다."(340쪽)

그야말로 스마트폰 하나로 원스톱으로 원하는 물건을 구매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것도 출근길 지하철 안에서 가상으로 둘러보고서 말이다. 그야말로 효율적인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현대인들에게 딱 맞는 모바일 혁명일 것이다. 이제는 쇼핑을 하러 가는 게 아니라 쇼핑이 나를 찾아오는 시대임에 틀림없다. 그 흐름을 스마트폰이 주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한 이로움 앞에 문제점이나 폐해는 없을까? 당연히 있다고 한다. 문학의 경우에는 장문 독해 능력이 퇴화되고 쉽고 감각적인 콘텐트에 젖어들게 되고, 음악 콘텐츠의 생산과 유통과 소비 주기도 더욱더 빨라져 점점 음악의 감동과 깊이는 얕고 엷어지며, 의류 업체의 패션도 패스트 패션으로 2주마다 신제품이 출시될 전망이라고 한다. 그만큼 사고하지 않는 시대로 접어든다는 견해다.

거기에다 또 하나 극심한 문제가 예상되는 게 있다고 한다. 이른바 개인정보의 활용이 오히려 사생활 침해로 전락할 수 있다는 게 그것이다. 엊그제 내 친구 하나가 서귀포에 내려가서 감귤 한 상자를 보내왔는데 모두가 SNS의 연결고리 덕분이었다. 하지만 그 일로 인해 그 친구는 같은 업종에서 괜한 된서리를 맞기도 했다. 사생활 침해가 어디 그런 유형으로만 그칠 일이겠는가?

아무쪼록 스마트폰은 앞으로 선택이 아닌 필수 사항이 될 것이다. 세상은 그만큼 더 편리한 방향으로 변화하고 또 진화하는 까닭이다. 하지만 개인정보나 사생활 감시, 그리고 스마트 디바이드는 해결해야만 될 과제일 것이다. 편리함을 위해 수집된 개인 정보가 구속을 위한 도구로 전락할 수도 있고, 스마트 폰을 사용하지 못하는 고령층이나 사회적 약자층에게는 또 다른 소외와 고독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애프터 스마트 - 한국의 미래를 바꿀 10가지 혁명

KT경제경영연구소 지음, 한국경제신문(2011)


태그:#스마트폰, #SNS, #효율적인 라이프스타일, #〈애프터 스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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