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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과학기술부가 1일 발표한 2011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일제고사) '향상도 우수 100대 학교'에 대해 신뢰성 논란이 일고 있다. 100대 학교보다 높은 교과별 향상도를 얻었는데도 등수에서 제외된 학교가 전국에 걸쳐 수백 개에 이를 것으로 2일 추산됐기 때문이다.

높은 향상도 갖고도 통계 제외된 학교가 수백 곳?

교과부가 지난 1일 내놓은 보도자료.
 교과부가 지난 1일 내놓은 보도자료.
ⓒ 윤근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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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부는 1일 향상도 우수 100대 학교 명단을 공개했다. 국영수 과목별로 모두 300개교(과목별 중복학교 포함)를 향상도가 높은 등수대로 발표한 것이다.

교과부는 이날 발표에서 "100대 학교에 들어간 '잘 가르치는 학교'는 자율고>일반고>특목고 순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자율고에는 최근 대량 미달 사태를 빚은 자율형사립고가 포함된다.

이 결과가 나오자 100대 학교에 들어간 일부 학교는 현수막을 걸고 학교 홍보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일부 언론들도 '○○지역이 1등이며 사립학교가 높은 점수를 얻었다'는 식의 보도를 시작했다.

하지만 100대 학교보다 높은 교과별 향상도를 기록했는데도 이번 교과부 발표에서 빠진 학교들이 전국 16개 시·도교육청에 걸쳐 수백 개에 이를 것이란 추산이 나왔다. 이에따라 교과부 발표 내용에 대한 신뢰성도 흔들릴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충남 덕산고는 일제고사 향상도에서 국어 9.4, 수학 18.2, 영어 13.0을 기록했다. 교과부가 향상도 1등으로 발표한 국어-목천고(7.66), 수학-대천여고(14.78), 영어-신평고(12.43)보다 모두 높은 향상도다.

전교조 충남지부(지부장 이병도)가 2일 이 지역 전체 115개 고교의 향상도를 전수 조사한 결과, 교과부가 내놓은 과목별 100대 학교보다 높은 향상도를 가졌으면서도 발표에서 제외된 학교가 21개교에 이르렀다. 설립별로 보면 사립고는 4개교인 반면 공립교는 17개교였다. 또한 학교 유형별로 보면 일반고는 9개교였고 특성화고와 특목고는 각각 11개교와 1개교였다.

많은 특성화고가 우수한 향상도를 보인 까닭은 절대 성적이 낮은 학생이 향상도 면에서는 높아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 결과에 대해 안광진 전교조 충남지부 정책실장은 "충남에서만 21개교이니 16개 시도교육청을 따지면 수백개 고교가 교과부 100대 학교에서 제외된 것"이라면서 "이런 엉터리 결과를 놓고 자율고가 향상도 1등이며 사립고 향상도가 높다는 식의 보도자료를 내놓는 교과부를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전교조 "자율고 1등 만들려고…" 의혹 제기

손충모 전교조 정책연구국장도 "교과부가 검증되지도 않은 학교 향상도를 내놓고 현 정부가 만든 자율고(자율형사립고)를 1등으로 내세우기 위해 눈속임 통계를 낸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100대 학교 발표에서 빠진 한 종합고교 교감은 "3개반 가운데 2개반은 인문계, 1개반은 실업계라는 이유로 우리 학교를 통계에서 뺀 처사는 잘못"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교과부는 "종합고와 특성화고를 100대 학교 통계에서 제외했다"고 해명했다. 전국 2238개의 고교 가운데 특성화고와 실업계 학급이 있는 종합고 182개교 등 모두 750개교를 빼고 일반고 1488개교만 통계로 잡았다는 설명이다.

교과부 교육정보기획과 관계자는 "자율고를 우수고로 앞세우기 위한 게 아니라 특성화계열고교는 교육과정의 특수성이 있기 때문에 100대 학교에서 제외한 것"이라면서 "이는 2008년 학업성취도평가 시행 뒤에 관례적으로 해온 방법"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교과부는 일제고사 의무시행대상 학교로 일반고(종합고 포함)는 물론 특성화고까지 포함해 똑같은 시험지로 일제고사를 치르게 했다. 과목별 향상도도 일반고와 같은 방식으로 산출하고 학교 홈페이지에도 공개했지만 100대 학교 통계에서는 제외한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덧붙이는 글 | 인터넷<교육희망>(news.eduhope.net)에도 보냈습니다.



태그:#일제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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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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