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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량의 방사성 물질이 검출돼 송도 방사능 도로가 안전하다는 포항시의 해명에도 송도동 인근 주민들이 집단으로 시에 해결 방안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지난 15일과 28일 포항환경운동연합이 성명서를 냈고, 이어 포항시 남구 송도동 태왕 아너스 아파트 주민들이 대책 마련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는 것.

포항환경운동연합은 28일 성명서를 통해 "해당 도로가 주변보다 10배 가량 많은 방사능이 측정되는 비정상적인 곳이라는 사실이 분명한데도 포항시는 인체에 해가 없다는 이유로 재포장을 하지 않고 있다"며 "이는 시민의 안전을 도외시한 처사"라고 비난했다.

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연간 피폭선량 한도인 1밀리시버트(mSv)를 시간단위로 환산한 0.11μSv/hr보다 10배나 높은 양"이라고 지적했다.

이것은 교육과학기술부의 발표를 정면으로 반박하는 것이다. 올해초 교육과학기술부와 포항시는 "조사 결과 송도동 일부 아스팔트 도로에서 연간 피폭 허용치의 연간 피폭 허용치의 3.4%에 해당하는 0.034mSv(밀리시버트) 수준의 방사성 물질이 검출됐다"고 했다.

"아이 키우는 집은 불안하다... 도로 다시 포장해야"

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인체가 받는 방사선은 아무리 미량이라도 안전하지 않다는 것이 의료계의 정설"이라며 "시는 원자력 관련 기관에만 자문을 구했다. 인체의 안전을 우선시하는 의료계에도 자문을 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포항시 남구 송도동 태왕 아너스 아파트 엘리베이터 내에 설치된 서명표. 해당 동 56세대 중 45세대가 아스팔트 재포장을 요구하는 서명에 참여했다.
 포항시 남구 송도동 태왕 아너스 아파트 엘리베이터 내에 설치된 서명표. 해당 동 56세대 중 45세대가 아스팔트 재포장을 요구하는 서명에 참여했다.
ⓒ 김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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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구 송도동 태왕 아너스 아파트 입주민들이 방사능 도로 재포장을 요구하고 나선 것은 지난 24일 포항시가 포스텍 첨단원자력공학부 김무환 교수가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열어 "인체에 해가 없는 수준"이라고 공식 발표를 하면서부터다.

태왕 아너스 아파트 입주자대표회는 시의 해명 후 곧바로 모여 방사능 도로를 내버려둘 경우 피해가 우려된다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방사능 도로 교체 의견을 분명히 했다.

25일 입주자 대표회는 주민 전체 의사를 확인하고자 '송도동 방사능 도로 이대로 괜찮은가?'라는 제목의 벽보를 각 동 엘리베이터 내에 붙이고 서명운동에 들어갔다.

입주자 대표회는 벽보를 통해 문제 제기의 배경과 필요성을 설명하면서 "지금은 송도동 주민 한 분 한 분의 항의성 전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다.

입주자 대표회는 집계를 완료하지 않아 서명운동에 동참한 세대수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지는 않았으나 대략 80%의 주민이 서명에 참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아파트는 465세대로 구성돼 있으며 약 1천500명의 주민이 입주해 있다. 입주자 대표회는 이번 주말까지 서명운동을 전개한 후 포항시에 주민의견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입주자대표회 관계자는 "모든 국민은 좋은 환경에서 살 권리를 가진다. 기준치 이하라도 그것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전혀 없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시가 발표한 기준은 성인 기준이다. 2세 이하의 유아는 성인보다 8배 이상의 피폭량을 받는다고 한다. 아이들의 키우는 집은 불안에 떨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피폭량 기준치도 국가별로 다른 상대적 개념이며 건강에 해가 없다는 의미는 아니다"며 "포항시는 주민 불안해소와 안전을 위해 해당 구간을 재포장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당 방사능 도로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 중인 김모(60)씨는 "방사성 물질의 농도 측정을 하는 것만 봐도 불안하다"며 "특히 이 도로는 주변은 인도와 자전거도로가 있고 송도솔밭이 있어 사람의 통행이 잦은 곳인 만큼 시의 신속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태그:#방사능 도로, #포항시, #송도동, #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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