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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갑이 다 된 나이에도 40대 몸매를 유지하는 김은숙씨. 여수시 공무원으로 22년째 근무하면서도  봉사활동에 열심이다.
 환갑이 다 된 나이에도 40대 몸매를 유지하는 김은숙씨. 여수시 공무원으로 22년째 근무하면서도 봉사활동에 열심이다.
ⓒ 오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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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리댄스는 터키와 이집트 등지를 중심으로 발달한 민속춤이다. 가슴과 골반, 허리를 중점으로 사용하여 벨리(복부) 댄스라는 이름이 붙었을 만큼 여성의 신체구조를 최대한 이용한 춤이다.

다산의식에서 출발한 탄생 배경부터가 여성과는 밀접한 관계가 있다. 벨리댄스는 가슴, 배, 엉덩이, 허리 주위를 리드미컬하게 움직여 군살은 없애고 근육은 단련시켜 주는 대표적인 춤이다. 보기에는 운동량이 미미해 보이지만 10분만 춤을 춰도 온몸이 땀에 젖는다.

여수시보건소에서 22년째 근무 중인 김은숙씨는 환갑이 다 된 나이(58세)에도 불구하고, 노인대학과 경로당 위안잔치를 찾아 노인들에게 벨리 춤을 가르치며 봉사활동에 앞장선다.   

그녀가 벨리 춤을 추며 몸을 흔들 때면 과연 저 나이가 맞나 의심이 간다. 연습장을 찾아 실전연습에 나선 노인들은 10분만 연습해도 "아이구! 죽겠다"는 소리가 절로 나올 만큼 힘든 운동이다.

그녀가 벨리댄스를 배운 지는 8년째다. 10여 년 동안 에어로빅 운동을 하던 중 에어로빅 강사가 벨리댄스를 배우러 다니는 길에 따라나섰다가 벨리댄스의 매력에 푹 빠져 아예 벨리댄스만 하게 되었다. 아름다운 의상과 여성스러운 동작은 벨리댄스가 주는 또 하나의 매력.

그녀의 얼굴과 몸매는 40대에 가깝다. 꾸준한 운동으로 혈액순환이 잘 되다 보니 탄력 있는 피부와 혈색을 가지고 되었다. 자신이 좋아하는 운동을 하면서 행복한 마음을 갖다보니 건강이 더욱 좋아지는 것은 덤이라고나 할까.

환갑이 다 된 나이에도 불구하고 배꼽을 내놓고 남 앞에서 춤을 추는 것은 쉽지 않다. 그만큼 타고난 끼가 있었기도 하지만 나이를 의식하지 않고 꾸준히 배우려는 향학열이 앞섰기 때문이다. 사회복지학 석사인 그녀가 가진 자격증만 해도 14개나 된다. 아래는 그녀가 현재 소지한 자격증이다. 

사회복지학 석사, 사회복지사 1급, 벨리댄스 1급지도자, 간호조무사, 컴퓨터활용능력  2급, 워드프로세서 3급, 레크레이션강사 1급, 웃음치료사 1급, 실버라인댄스 2급지도자, 주산2급, 타자2급, 상업부기2급, 보육교사 2급, 운전면허.

그녀가 이룬 결과는 10개의 공인 상장이 말해준다. 1992년 여수시장으로부터 받은 모범공무원상을 시작으로, 작년에는 국제댄스기구연맹, 전국벨리댄스경연대회 일반부 최우수상을 탔다. 욕심도 많고 나이를 잊은 채 봉사활동에 열심인 그녀를 만나 몇 가지 얘기를 나눴다.

- 벨리댄스를 시작하기 전 병이 있었다고 들었는데 지금은 어떠신지요?
에어로빅을 오랫동안 했어도 체중조절에 실패하여 몸무게가 많이 나가다보니 무릎에 무리가 갔어요. 계단을 오르내릴 때나, 무릎을 구부리고 청소를 할 때 무척 힘들었습니다. 또한 혈액순환에 문제가 있어 고지혈증과 콜레스티롤 수치가 높아 약을 복용했었는데 벨리댄스를 한 후 모든 수치가 정상이 되었습니다.

- 여수시 직원이자 자원봉사자로 활동하느라 바쁘실 텐데 괜찮으신지요?
복지관 어르신들 벨리댄스 지도는 주로 점심시간을 이용하여 하고 있고, 자원봉사공연은 주말에만 참여하며, 주중에 행사가 있을 때는 연가를 사용하고 있어요. 보건소 취미반수업과 평생교육원 수업도 퇴근 후 저녁시간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더 많은 활동을 하고 싶어도 현직에 있어서 조금은 제약을 받고 있는 실정입니다.

- 벨리댄스로 인해 자신의 인생이 어떻게 변화했나를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세요.
먼저 내적인 변화는, 퇴직 후에 사회복지와 보건 분야의 전문가로 활동하며 생활해 가려고 계획을 했었는데, 춤이 좋아 벨리댄스를 배우게 되었어요. 그 매력에 빠져 지도자가 되고 보니 가지고 있는 재능을 사회복지와 접목할 방법은 없을까 궁리하게 되었고, 그 결과 어르신들의 노후건강관리에 제가 가지고 있는 재능을 나누어 제2의 인생 설계인 건강 설계에 도움을 드릴 수 있게 되어 진정한 사회복지의 길을 찾았다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제 자신에게도 행복과 건강을 주는 벨리댄스가 제 인생의 방향을 제시해 주었습니다.

또한 외적변화는 몸매와 헤어스타일입니다. 55년여를 숏컷트로 지내왔는데 긴 머리를 하게 되었고, 옷가게 윈도우에 걸린 예쁜 옷은 몸매가 안 돼 못 입었었는데 지금은 어떤 옷도 소화할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답니다. 

김은숙씨가 가르치는 벨리댄스 연습생들. 막내가 74세다
 김은숙씨가 가르치는 벨리댄스 연습생들. 막내가 74세다
ⓒ 오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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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벨리댄스 팀에 80이 되는 분도 계신다고 들었는데 노인들에게 무리한 운동은 아닌지요?
벨리댄스는 맨발로 춤을 추며, 무릎을 벤딩(구부림)한 자세로 운동을 합니다. 신체 각 부위 근육을 움직여서 하는 운동이므로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고 근력을 강화시켜주므로 아주 안전하고 몸에 좋은 운동입니다. 어르신들이 스스로 느끼고 계십니다.
 
- 벨리댄스를 가르치면서 잊지 못할 에피소드나  꼭 기억나는 일은?
복지관어르신들을 지도하고 발표회를 할 때 벨리댄스의상의 특성상 배꼽을 들어 내놓고 춤을 추다보니 남자 어르신들이 민망해서 고개를 돌리기도 하고, 심지어는 흉측하다고 흉을 보기도 했는데, 지금은 발표회 때 가장 인기가 있고 박수를 많이 받고 있답니다.

타 노인대학이나 경로당 위안잔치에서 초청공연을 하게 되면 서로 예쁜 꽃을 차지하려고 하고, 화장도 서로 예쁘게 해 달라고 하시며 행복해 하시는 모습을 보면 흐뭇한 심정입니다.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 기분이라고들 하시며....

- 향학열과 열정으로 젊은이들을 부끄럽게 만드는데 젊은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90세 생일을 맞은 전직 교장선생님의 말씀이 "80세에 10년간의 생활설계를 하지 않고 무의미하게 보낸 것이 너무나 안타깝다. 지금부터라도 계획을 세워 10년후에 똑같은 후회를 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젊은 후배들이여! 매 순간 순간을 무의미하게 흘려보내지 말고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발전적인 계획과 실천으로, 다가올 미래를 설계 해 나가시길 바랍니다. "금전적으로 여유가 없고 시간이 부족해서..."는 핑계에 불과합니다. 방법을 찾다보면 반드시 길은 열려있고 모든 것을 내 것으로 할 수 있는 기회가 온다는 것! 미래는 미래가 있다고 믿는 자에게만 다가온다고 했습니다! 지금부터가 시작입니다!

그녀가 젊음을 유지하는 비결은 젊은 마음과 젊은 행동이었다. 

덧붙이는 글 | 다음블로그와 여수넷통에도 송고합니다



태그:#벨리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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