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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골 마을 화천에 외국인 관광객들을 위한 텍스프리점이 생겼다
 산골 마을 화천에 외국인 관광객들을 위한 텍스프리점이 생겼다
ⓒ 신광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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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두메산골 마을인 화천에 텍스프리점이 생겼다. 강원도내에서는 양양공항을 제외하고  최초이다. 그렇다면 강원도내 춘천이나 원주, 강릉과 같은 큰 도시에서도 볼 수 없는 텍스프리점이 어떻게 산골마을에 문을 열게 되었을까!

청정을 자원화 하는 것이 가능했다

강원도 화천군은 산이 차지하는 비율이 86%, 물이 차지하는 비율이 5%로 가용 가능한 면적은 고작 9%를 넘지 못한다. 인구는 고작 2만4천여 명. 또 전국적으로 유일하게 그 흔한 4차선 진입로도 없다. 춘천에서 꾸불꾸불한 2차선 국도를 40여 분 달려야 도착할 수 있는 곳이 화천이다. 또 화천은 3개 사단이 주둔한 군사지역이다. 이렇다 보니 작전중인 탱크나 군용트럭 행렬을 만나는 날이면 춘천에서 화천까지 1시간 이상은 족히 걸릴 때도 허다하다.

이런 여건에 놓인 지역에 기업을 유치하겠다는 사람도 없으며, 적은 농지에서 생산한 농산물로 승부를 한다는 것 무리일 수밖에 없다.

대다수의 상인들은 군부대만 바라봤다. 군인과 군인가족 그리고 면회객들이 그들의 주 고객이었다. 화천 사람들은 어떻게든 화천에서 돈을 벌어 도시로 나가는 것이 희망이었고, 목표였다. 당연히 지역을 발전시키자 라는 애향심을 가진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했고, 과거 5만 명이 넘던 인구는 점차 줄어들기 시작해 2만여 명 선에 이르자 지역 존폐위기론까지 대두되었다.

"이러한 여건에서 우리가 살아갈 수 있는 방안은 청정이다. 다시 말해서 청정을 자원화해 나가야 한다."

2002년 민선3기 화천군수로 선출된 정갑철씨의 말에 주민들의 반응은 한마디로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냐'였다. 열심히 몇 십년간 농사를 짓고 장사를 해도 이 모양 인데 무슨 청정이 자원이 될 수 있느냐는 여론이 지배적이었다.

청정을 대표하는 것이 무었인가! 주민들을 설득해 산천어낚시대회를 제안했다. 산천어를 자원화 해 산천어의 고장(청정지역)으로 전 국민들에게 인식을 시켜 나간다면 적은 농지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이 보다 비싼 값으로 팔리고, 지역 브랜드가 크게 상승할 것이라는 게 정군수의 이론이었다.

 산천어축제는 2009년 타임지에서 이주일의 뉴스로 보도 되기도 했다.
 산천어축제는 2009년 타임지에서 이주일의 뉴스로 보도 되기도 했다.
ⓒ 신광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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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은 적중했다. 산천어축제 첫해인 2003년 1월, 16일간의 일정으로 개최한 축제에 2만명의 관광객이 찾는다면 대성공으로 여겼지만, 화천군 인구의 10배가 넘는 22만 명이 방문한  결과를 낳았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축제 첫해에 상인들을 대상으로 '축제장에 나와서 장사를 해 주십시오'라고 사정을 해도 '거기 사람 몇 명이나 온다고 가게를 비우고 나가요. 우린 못 합니다' 라고 거절하던 상인들이 이듬해 2회 때는 서로 입점을 하겠다고 나서는 바람에 컨테스트를 통해서 축제장에 입점을 시키는 애피소드도 연출됐다.

그러나 축제 관광객 100만명이 넘어선 2006년 4회 이전까지만 해도 외국인 관광객들은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이후 2007년부터 신화사,로이터 등의 통신사와 타임지에서 화천 산천어축제를 이주일의 뉴스로 보도하면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늘기 시작했다는 것이 정확한 분석이다.

화천을 국제 관광지로 만들자! 2009년 정갑철 군수는 홍보 전단지를 옆구리에 끼도 한국과 계절적 차이를 보이고 있는 동남아 투어에 나섰다. 대상 국가는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대만, 홍콩. 이들 나라에 있는 메이저급 여행사를 방문해 화천 산천어축제와 4계절 화천관광을 소개했다. 자치단체장이 직접 나섰다는 것만으로도 그들의 신뢰를 얻기에 충분했다.

 2009년도 정갑철 화천군수의 화천 여행상품 홍보 투어
 2009년도 정갑철 화천군수의 화천 여행상품 홍보 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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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관광객들 분석에 들어갔다. 지금까지 한국여행에 있어 동남아 관광객들의 불만 요인으로는 고궁이나 인사동거리, 명동거리 정도 돌아보고 백화점에서 쇼핑을 하는 게 전부라는 분석이 나왔다.

따라서 뭔가 지역 실정에 맞는 차별화가 필요했다. 지역 농가의 동의를 얻어 동남아 관광객들이 인삼을 캐도록 하고 본인들이 캔 인삼으로 김치를 만드는 체험을 유도하고, 맑은 북한강에서의 레저카누 이용, 한복 입어보기 등 철저하게 체험위주의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대만 관광객들의 인삼김치 만들기 체험
 대만 관광객들의 인삼김치 만들기 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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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문화가 우리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발달한 대만의 경우 관광객들은 그들의 체험담을 사진과 함께 자신들의 블로그에 앞 다투어 올렸다. 이것이 파급되기 시작해 금년도 화천을 찾은 동남아 관광객 수는 8천여 명. 겨울철을 제외하고 월 1천여 명의 동남아 관광객들이 화천을 찾았다는 계산이 나온다. 또 내년 1월7일부터 1월29일까지 개최되는 산천어축제장은 이미 1만2천여 명의 동남아 관광객들이 예약을 마쳐 매진을 눈앞에 두고 있다.

외국인들을 위한 편의시설이 필요했다. 화천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가공해 특산품 제조를  해 나가고 있는 화천 건국 건강영농업인(대표 배기열씨)는 지난 10월 화천읍내에 특산품 코너를 열고 텍스 프리점 등록을 마쳤다.

최용준 점장이 말하는 텍스 프리점 운영

 텍스프리점 내부. 20여좀의 특산품이 진열되어 있다.
 텍스프리점 내부. 20여좀의 특산품이 진열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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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원도에서는 처음이다라는 쪽에서 조명을 받고 있다. 지난 10월 텍스프리점 등록을 마쳤다고 들었는데, 11월 한 달 동안의 성과는 얼마나 되는지.
"동남아 관광객들이 화천을 찾는 것은 우리나라와는 다르게 자국의 아웃바운드 여행회사에서 담당을 하고 있다. 지난 한달 동안 홍보에 주력했으며, 다양한 지역 특산품을 비치했다는데 매우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아마 12월부터 동남아 관광객들이 본격적으로 매장을 찾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 주요 판매품목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와 특히 동남아 관광객들이 선호할 품목을 꼽는다면?
"지금 판매하고 있는 종류는 토마토 비타, 블루베리 비타, 감자떡, 산천어 쌀국수, 산천어쏘시지, 누룽지 스넥, 산천어 밀크캔디, 블루베리 쨈, 단호박 찐빵, 블루베리 찐빵 등 대략 20여 종류이나 12월부터 화천 도라지 액기스, 산양 산삼 액기스, 토마토 액기스도 추가할 예정이다. 아울러 면세 품목인 지역생산 농산물(화천 오대쌀, 토고미 오리쌀)도 농민들을 위한 서비스 차원에서 판매를 대행하고 있다. 동남아 관광객들이 선호하는 품목은 비타류와 누룽지 스넥 그리고 액기스류를 선호하는 것으로 보인다."

- 텍스프리 제도에 대해 설명을 해 달라.
"우리가 외국을 방문했을 때 세금 환급을 받은 것처럼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에서 생산된 제품을 구입하는데 세금을 낼 필요가 없다는 거다. 우리 매장에서 3만 원 이상 물건을 구입한 외국인들에 대해서는 영수증을 발급해 드리고, 이 영수증을 공항에 제출하면 구입한 물품 가격의 10%에 해당하는 부가가치세 부분을 환급 받을 수 있다. 물론 금액이 얼마 되지 않는(3만원 미만) 사람들에 대해서는 단체관광객들이 몰아서 계산을 하면 적용을 해 줄 계획이다. 사소한 것들이 우리 지역 이미지를 좋게 만드는 것 아니겠는가!"


#화천군#텍스프리점#화천건국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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