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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최경태는 2002년 음화전시 및 음란문서제조교사 판매 반포죄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대법원 상고는 기각되었다. 벌금 200만 원, 작품 31점이 소각됐다.  그 작가의 14번째 개인전이 21일 창성동 <갤러리 자인제노>에서 열린다. 전시를 앞두고 그린 그림 20 여점 가운데 15점 정도 전시된다.

최근 강화도에 30평 규모의 작업장을 지었다.
▲ 최경태 작업장 최근 강화도에 30평 규모의 작업장을 지었다.
ⓒ 박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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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장 겨울 난방은 연탄 난로다. 물을 데울 수 있고, 종일 따뜻하고, 난방비가 싸서 좋다.
▲ 화가 최경태 작업장 겨울 난방은 연탄 난로다. 물을 데울 수 있고, 종일 따뜻하고, 난방비가 싸서 좋다.
ⓒ 박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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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최경태 작업장을 찾았다. 얕은 산을 등지고 앉은 전망 좋은 남향집이다. 전월세를 살다 나이 쉰다섯, 생애 처음으로 자기 작업장을 가졌다. 조금 크게 짓다 은행 빚을 졌다. 원금까지 갚아가니 한 달 생활비는 최저 임금에도 못 미친다.

기름 난방은 엄두를 못 내고, 연탄 난노를 놓았다. 이런 분위기는 작가가 소장하는 물건들에게도 있다. 7-80년대 유행하던 신중현, 산울림류의 레코드판, 도색만화들과 어린인형들, 모조 총기들. 작가는 홀로 살며, 이것들을 보고, 듣고, 만지면서 위로와 기쁨을 맛 보고 신선한 사랑을 꿈꾼다.  

전업작가가 작업장을 지을 수 있었던 것은 온전히 예술노동을 통해 창작한 작품을 팔아 이룬 성과다. 지난 봄 <최경태 드로잉전>그림이 나중에 한꺼번에 유명 화상에게 팔렸고, 창고에 보관중이던 크고 작은 유화 수십 점도 지역의 한 컬렉트에게 몽땅 팔렸다.

집은 생겼으니 이제 최저 생계비를 해결해야 한다. 돈 들어 올 구멍은 그림 밖에 없다. 그러나 돈벌이로만 그림을 그리지는 않는다. 팔리고 안 팔리고를 떠나서 그림은 삶이기에 다른 일은 생각해 보지 않았다.

최경태 작품은 음란물일 수도 있다. 음란물도 예술이 될 수 있다. 단순한 음란물이 아니라 여러 가치가 함께하고 있기 때문에 그렇다.

이번 전시 작품들은 예전과 몇 가지 다른 변화가 있다. 회색과 분홍색, 단색조로 특별한 성적체위를 묘사함으로써 주제를 보다 묵직하고 선명하게 떠내고 있다.

모델도 일정한 형식을 갖추어 협조를 구한 다음 체위를 연출하고 사진 촬영한 다음 작업으로 표현했다. 그 결과 이전 작품과 달리 끈적거림, 흥분, 열정은 차분하게 가라 앉고, 여성 성노동자의 생존 무기로써 성기와 욕망을 강조했다. 그 총구는 여성의 눈빛과 함께 우리 사회를 겨낭하고 있다.

최경태 그림이 보다 활발한 비평과 검증을 거쳐 보다 발전된 창작으로 연결되기를 바란다. 쿠르베의 <세상의 기원>이나 에곤 실레, 프로이드 류의 작품들이 세계의 공공미술관에서 어린이들도 자유롭고 균형있게 감상할 수 있듯이. 우리도 공공미술관에서 최경태 류의 작품을 꺼리김없이 감상할 수 있는 열린 시각과 여건이 하루 빨리 형성되기를 바란다.

덧붙이는 글 | 개인전

1987 한강미술관
1990 도올갤러리(회화) 한선갤러리(목판화)
1992 도올갤러리-“코리아판타지”
1993 금호미술관(회화,목판화)
1996 이공이공갤러리(목판화)
2000 보다갤러리-“포르노그라피”
2001 보다갤러리-“여고생”(포르노그라피2)
2003 쌈지스페이스-“1987부터빨간앵두까지”
2007 PROJECT SPACE 35 (New York)
2007 인사아트센터
2008 웨이방갤러리,담갤러리
2010 조훈 최경태 2인전 (정갤러리)
2011 최경태 드로잉전(자인제노)



태그:#최경태, #박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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