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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은 17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처리가 미뤄지고 있는데 대해 "일본과 대만이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를 서둘러 하려고 한다. 우리는 어떻게 하려고 하는지 안타깝고 답답하다"고 말했다.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ASEAN+3(동남아시아국가연합+한·중·일) 정상회의 참석 등을 위해 순방길에 나서기 앞서 청와대 참모들과 차를 마시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지금처럼 국내 경제가 어려울 때 한미FTA가 살 길이다. 한미FTA가 빨리 되면 젊은 사람들에게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 줄 수 있는데 걱정"이라고도 했다.

 

이 대통령이 비준안 처리 지연에 대해 답답함을 표시하는 한편, 한나라당은 한미FTA 비준안 처리에 대한 민주당의 요구를 일축, 여권 전체에서 비준안 단독 처리 분위기가 높아지고 있는 형국이다.

 

홍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의 요구를 100% 받아들인 상황에서 (비준안 처리를) 더 이상 지체할 수도 없다"며 "국회법 절차에 따라 표결처리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ISD폐기·유보를 위한 재협상을 시작하는 '한·미 양국 장관급의 합의서'를 비준안 처리의 조건으로 내건 데 대해 홍 대표는 "민주당이 '반대를 위한 반대'와 억지요구를 한다"고 일축하면서 "우리는 이젠 설득할 만큼 했다"고 말했다.

 

김장수 최고위원은 "전략적 결심의 핵심은 시기선택에 있다, 빠르면 의도가 노출되고 저항만 키우고, 늦으면 효과가 없고 우유부단하다"며 "한미FTA 처리라는 목표가 설정됐다면, 야당의 의도를 알아야 하고, 국민의 여론과 우리의 준비태세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준안 강행처리 준비에 본격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주문이다.

 

황우여 "고뇌와 결단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물리력 동원을 수반한 일방 처리'에 반대해 왔던 이들은 '그래도 민주당의 입장 변화를 기다려보자'는 생각을 밝혔다.

 

황우여 원내대표는 "고뇌와 결단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며 "(민주당은) 한나라당의 인내와 고뇌의 깊은 의미를 되새기며 화답해주실 것을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황 원내대표는 민주당 의원총회 결과에 대해 "몸싸움 없이 국회 표결에는 응하겠다는 (민주당 내) 협상파들의 제의가 이번에도 실현되지 않고 묵살되다시피 했다"며 "동료의원이 단식으로 외치고 있고 많은 의원들이 직을 걸고 품위 있는 국회를 국민에 선사하겠노라고 나선 마당에 민주당이 성의를 보여야 국회가 정상 진행되고 국민들에 희망이 돌아온다"고 말했다.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장이기도 한 남경필 최고위원은 "어제(16일) 민주당이 의원총회에서 보여준 모습은 민주당 내 혼돈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고 결론 역시 뒤죽박죽"이라고 평가했다.

 

남 위원장은 "다만 그 안에서 합리적인 목소리가 (발언자 중) 반 정도 나왔다는 것은 작은 불씨이지만 기다릴 수만은 없다, 결단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며 "그래도 마지막 결단의 순간까지는 협상의 끈도 놓지 않고 계속 대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오후 의원총회를 소집해 비준안 처리에 대한 의견을 모은다. 당 지도부는 의원 전원을 참석시켜 끝장토론을 벌여 비준안 처리에 대한 당의 입장을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태그:#한미FTA, #홍준표, #김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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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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