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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시교육청 산하 학교 현장에서는 비정규직 노동자들(학교회계직원, 구 육성회·학부모회직)이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학급 수가 감소하면서 자연스럽게 학교운영지원비가 줄어들었고, 이로 인해 비정규직 노동자들만 고통을 당하고 있었다. 하지만 교육청은 이를 외면하고 있었다.

실례로 서울 마포구의 A중학교의 경우 학급 수의 감소로 인해 학교운영지원비가 감소하였고, 결국에는 학교회계직원의 인건비가 부족하게 되었다. 학교에서는 서부교육지원청에 '인건비 부족액 지원 요청' 공문을 보냈으나, 돌아온 회신은 다음과 같았다.

가. 『2011학년도 학교회계 예산평성 지침』에 의하면 학교회계직원(구 학부모회직원)의 인건비는 당해연도 학교운영지원비 세입예산의 범위를 초과하여 편성할 수 없습니다.

나. 향후 학급 수 및 학생 수 감소로 인해 학교회계직원 인건비 부족을 겪는 학교가 추가 발생될 것이 예견되어, 예산 지원 기준 등에 대하여 시교육청과 협의하였으나 인건비 추가 지원이 불가하다고 하오니 이 점 알려드립니다.

결국 4명의 학교회계직원들은 1명이 그만두는 것보다는 고통분담이라는 미명하에 주어진 임금삭감안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고, 한 회계직원은 총인건비 중 880여만 원이 삭감되었다.

한 회계직원은 총인건비 중 880여만 원이 삭감되었다 결국 4명의 학교 회계직원들은 1명이 그만두는 것보다는 고통분담이라는 미명하에 주어진 임금삭감안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 한 회계직원은 총인건비 중 880여만 원이 삭감되었다 결국 4명의 학교 회계직원들은 1명이 그만두는 것보다는 고통분담이라는 미명하에 주어진 임금삭감안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 김형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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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학교에서는 당사자의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임금 15% 삭감안을 학교운영위에 상정했으나 노동조합의 개입으로 통과되지 못한 바 있다. 같은 학교에는 이미 작년에 임금삭감당한 노동자가 있었다.

이렇듯 학교 현장에는 학교운영지원비로 임금을 받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가 엄연히 존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교육청은 나 몰라라 하고 있다. 교육청은 "학교회계전용은 불가하다. 예산도 지원해줄 수 없다"고 하며 학교 자체적으로 해결하라고 책임회피하고 있다. 위의 A중학교 교장은 직접 교육지원청과 교육청을 찾아다니며 인건비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했음에도 결국 아무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게다가 한 술 더떠서 서울시교육청은 2011년 학교회계 예산 편성 기본지침을 통해 학교에서 알아서 호봉제 직원을 정리하라고 하고 있다. 연봉제에 비해 상대적으로 급여가 높은 호봉제를 정리하고 월 90여만 원의 연봉제로 바꾸라고 하고 있는 셈이다.

 서울시 학교회계직원(구육성회-학부모회직원) 현황
 서울시 학교회계직원(구육성회-학부모회직원) 현황
ⓒ 김형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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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청과 교육과학기술부(교과부)는 학교 회계직원의 처우개선에 앞장서야 함에도 불구하고 역행하고 있는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8·15 경축사에서 언급한 '비정규직이 동일한 노동에서 차별 받는 일을 최대한 줄이는 데 초점을 둘 것'이라는 말과 상반되는 입장을 취하지 말고, 비정규직 처우개선 관련 예산을 확보하고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변재일 위원장(민주당)이 발의한 호봉제 예산 712억 원이 통과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전남도교육청의 경우 학교비정규직노동자를 교육장 직고용으로 변경하여 학교가 아니라 교육청에서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줬다. 서울시교육청 또한 이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으며, 당장 직고용과 예산 확보가 어렵다면, 인건비 부분에 한해서라도 목적경비로 인건비를 내려보내서 고용불안에 떨고 있는 노동자들이 안심하고 일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덧붙이는 글 | 김형태 기자는 서울시 교육의원입니다.



#김형태#교육의원#학교회계직원#구육성회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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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포럼 <교육을바꾸는새힘>,<학교안전정책포럼> 대표(제8대 서울시 교육의원/전 서울학교안전공제회 이사장) "교육 때문에 고통스러운 대한민국을, 교육 덕분에 행복한 대한민국으로 만들어가요!" * 기사 제보 : riulkht@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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