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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6 재보선 참패 이후 비등점으로 치닫던 한나라당의 쇄신 공방이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한미FTA 비준동의안 처리라는 당 차원의 과제 앞에서 짧은 휴전에 돌입한 것이다.

 

한나라당은 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미FTA 비준안 처리가 끝난 후 당 쇄신 방안을 확정해 발표하기로 했다. 

 

김기현 대변인은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미FTA 비준동의안을 조속한 시일 내에 당당하게 처리하기로 했다"며 "당 쇄신책은 한미FTA 문제가 끝난 후 원내외 당협위원장 합동연찬회를 열어 토론을 거친 후 최고위원회에서 결정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홍준표 대표도 이날 회의에서 '선 한미FTA 처리, 후 당 쇄신안 마련'이라는 입장을 강조했다. 홍 대표는 "주말에 집중적으로 논의됐던 쇄신 논의는 이제 출발단계"라며 "앞으로 쇄신 연찬회에서 끝장토론을 통해 모든 의견을 수렴한 후 최고위에서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서 논의될 예정이었던 홍 대표가 마련한 쇄신안도 공개되지 않았다. 홍 대표는 당초 중앙당사 폐지, 비례대표 의원 50% 국민참여경선을 통한 선발, 당직 외부 개방 등을 내용으로 한 쇄신안을 제안하고 당 지도부의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당 쇄신 방향을 놓고 백가쟁명식 의견이 표출되면서 갈등이 확산되고, 한미FTA 비준동의안 처리를 앞두고 적전 분열로 치달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쇄신안 확정 시기를 연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의견수렴하기로 했지만... 쇄신 놓고 불협화음 여전

 

충분한 의견 수렴을 통해 쇄신안을 확정하기로 했지만 불협화음은 여전하다. 이날 회의에서 일부 최고위원들은 지난 주말 공개된 홍 대표의 쇄신안 일부 내용에 대해 강한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다.

 

유승민 최고위원은 "지난 주말 한나라당의 쇄신방안이라고 언론에 거론된 몇 가지 내용들을 접하고 저는 굉장히 놀랐다"며 "그 정도 쇄신안으로 과연 국민들이 한나라당이 변한다고 인정해 줄 수 있을 것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유 최고위원은 "당의 쇄신, 혁신에 대해서 원점에서 우리가 모든 것을 바꿀 수 있다는 이런 각오로 임해야 한다"며 "공천, 정책, 당청 관계, 외부인재를 영입하는 문제 등 다양한 문제에 대해서 형식이 아니라 본질에 대해서 이야기할 수 있는 그런 쇄신 방안이 나오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원희룡 최고위원도 "아무런 사전 설명이나 논의 없이, 또 저를 비롯한 최고위원들의 당 쇄신에 대한 고민들에 대한 진지한 논의 없이 쇄신 아이디어라고 언론에 발표되는 것을 보면서 당의 논의 구조와 일방적인 당 운영을 바꾸는 것부터 시작해야 겠다는 것을 절감했다"며 "당사축소, 정책협의에 외부인들을 참여시키는 것, 일부 비례대표 자리에 공개 오디션식의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것 등 주말에 공개된 쇄신안 그 어디에도 자기변화와 자기희생이 들어있지 않다"고 비판했다.

 

남경필 최고위원은 "당 소속 의원들이 대통령에게 진심어린 반성을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는데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왜 한나라당이 선거에서 졌는지, 지난 3년 반 동안 이명박·한나라당 정부가 어떤 잘못들을 저질렀는지를 제대로 진단하고 하나하나 고쳐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당내 대권 주자들도 쇄신 논란에 뛰어들고 있다. 김문수 경기지사는 이날 한 포럼에 참석해 박근혜 대세론의 위험성을 경고하면서, 강남·영남 50% 이상 물갈이, 과감한 인재영입과 인적쇄신 등을 포함한 6가지 당 쇄신 방안을 당과 청와대에 제안할 계획으로 논란이 예상된다.


#한나라당#홍준표#김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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