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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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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상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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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아, 밤하늘의 별이 안 보이고 이른 아침 풀잎 끌에 매달린 이슬의 그 찬란함이 안 보인다니 안타깝구나. 아니, 보이기는 보였을 터이다. 다만 밤하늘의 별빛 반짝임에 별다른 감흥이 없었고 풀잎 끝에 떨어질 듯 말 듯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네 얼굴이 비친 이슬의 찬란함을 못 느꼈을 뿐이지 싶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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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상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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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아, 사랑을 하여라. 사랑을 하면 구름 속의 달과 별의 반짝거리는 아름다움도 보일 것이요, 새벽녘 풀잎 끝에 매달린 찬란한 이슬 속에는 너의 얼굴과 더불어 결코 보이지 않던 네가 사랑하는 이의 얼굴도 보일 터이다. 사랑하는 이의 손을 잡고 그 영롱하고도 신비한 이슬 속으로 걸어들어 가보렴. 그 속에는 바로 네가 꿈꾸는 세상이 들어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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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상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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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아,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길이라고 두려워할 것 없다. 네가 사랑하는 이의 잡은 손을 놓지만 않는다면, 새벽녘 따듯한 빛을 받아 찬란하게 빛나는 이슬 속의 네가 꿈꾸는 세상은 영원히 너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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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망우리 극락사 공원 .
ⓒ 조상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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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아, 이 가을에 뒹구는 낙엽 한 잎의 가벼움이라 탓하지 마라. 누군가 너에 대한 그리움이 배여 있는 낙엽이라 생각한다면 발밑에 뒹구는 낙엽이라 해서 함부로 못하지 싶구나.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라. 그 파랗게 시린 하늘을 함께 바라보지 못하는 빈자리, 그 또한 그리움이 아니겠느냐?

"가거라. 그 찬란한 이슬 속, 네가 사랑하는 이의 곁으로."

덧붙이는 글 | 26살, 20살 두 딸을 둔 아버지입니다. 깊어가는 이 가을에 두 딸들이 멋진 연애를 해봤으면 하는 마음에 딸들에게 편지를 써보았습니다.



태그:#가을,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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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한 단어로 짧고 쉽게 사는이야기를 쓰고자 합니다. http://blog.ohmynews.com/hana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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