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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 책 줄게, 새 책 다오!'. 중고 책을 기부하면 공부방 아이들에게 새 책을 선물합니다. 오마이뉴스는 CJ도너스캠프, 인터넷서점 알라딘과 함께 오는 11월 30일까지 '책 나눔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나의 애독서'는 이 캠페인 가운데 하나로, 명사들이 감명깊게 읽었던 책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연재 기사입니다. 친필 사인을 담은 명사들의 추천 애독서는 책 나눔 캠페인에 참여했던 기부자 분들께 추첨을 통해 선물할 예정입니다. 여러분들의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편집자말]
[기사수정 : 4일 오전 10시 50분]

선대인 선대인경제전략연구소장.
 선대인 선대인경제전략연구소장.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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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경제 구조는 사회 상류에 자리 잡은 특권층 프리라이더들이 오히려 99%의 서민들에게 기생하는 모양새입니다. 1%의 재벌들이 사실은 '꼽사리' 인생들인 셈이죠. 비유하자면 동창회비는 안내면서 동창회 회장과 총무를 맡아서 공공자금인 동창회비를 자신들 배불리는데 사용하고 있다고나 할까요."

꼽사리. 선대인 선대인경제전략연구소장이 경제 권력을 쥔 대한민국 재력 상위 1%의 재벌들에게 지어 준 별명이다. 선 소장이 지은 이 명확한 의미의 별명은 그가 얼마나 한국 경제를 자신있게 파악하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그는 이 별명을 제목으로 재벌에 대한 적나라한 비판을 담은 팟캐스트 방송까지 준비하고 있다.

어떤 책이 그를 자신있는 경제 전문가로 거듭나게 했을까? '나의 애독서'에서는 경제 전문가인 선 소장에게 인상깊었던 독서에 대해 소개해 줄것을 부탁했다. 선 소장은 김광수 김광수경제연구소장이 쓴 <현실과 이론의 한국경제 1, 2, 3>과 김용철 변호사의 <삼성을 생각한다>, 우석훈 박사의 <88만원 세대>, 로버트 프랭크의 <승자독식사회>, 라구람 라잔의 <폴트라인>과 자신이 쓴 <프리라이더>, <세금혁명>등의 책을 추천했다. 그는 이중 <폴트라인>에 서명한 후 '책 나눔 캠페인'에 기부했다.

"'나는 꼽사리다', 경제부문에서 저비용 대안언론 기능할 것"

- 우석훈 박사와 함께 진행하는 '나는 꼽사리다'가 녹음 사실만으로도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간략하게 설명 부탁드릴께요.
"팟캐스트 형식으로 한국 경제나 정책들 중에 국민들이 알아야 하는 내용에 대해 다룰 예정이에요. 저와 우석훈 박사가 참여하고 김용민 전 교수가 제작을 맡았는데 아마 그 때문에 '나는 꼼수다'의 경제편으로 알려진 것 같습니다. 이름도 비슷하다 보니까 진행하는 방식도 '나는 꼼수다'랑 비슷할 것으로 생각들 하셔서 약간 부담이 됩니다. 아무래도 광고도 없고 기존 방송보다는 자유로운 포맷이니까 저비용 대안언론으로써 그동안 방송에서 이야기하기 힘들었던 얘기들을 적나라하게 다룰 거에요. 경제 측면에 대한 꼼수, 재벌이나 경제적 강자에 대한 호된 비판을 기대하시는 분들은 만족하실 수 있을 겁니다."

- 어떻게 하다가 지금과 같은 경제 전문가가 되었나요?
"불과 6~7년 전만 해도 저는 제가 이런 모습이 되어있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어요. 그냥 어떤 선택의 갈림길에서 제 마음에 이끌리는 대로 하다 보니 이렇게 됐지요. 처음에 기자로 동아일보에 들어갔을 때는 한국의 언론을 좀 바꿔보겠다는 포부가 있었는데 바꾸기는커녕 제가 너무 힘들어서 뛰쳐나왔습니다. 그 다음에 간 곳이 미디어 다음 취재팀이었는데 거기서 부동산 문제 중심으로 취재하다 보니 경제에 서서히 눈을 떴죠. 부동산 문제에 대해 치열하게 취재하고 고민하고 공부하다 보니까 그게 이어지고 이어져서 유학 가서는 공공정책을 공부하게 되었지요.

저는 작정한 경제학도는 아니었습니다. 사람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성공하는 사람들의 열정 포트폴리오>라는 책이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성공한 것으로 여겨지는 사람들을 분석한 결과 하나같이 자기가 인생에서 소명이라고 부르는 것을 명확하게 인식하고 그걸 지속적으로 추구했다는 내용의 책인데 유학시절 그 책이 매우 인상적이었어요. '인생에서 소명을 찾는다는 것은 세상에 깊은 허기를 느끼는 것'이라는 구절이 아직도 기억납니다.

정치인들 경제 공약을 검증하고 압박하는 '세금혁명당' 활동이나 저술 활동도 그래서 하는 건데, 한편으로는 저나 박경철 원장 같은 분들이 한국에서 경제문제와 관련해 강력한 발언력을 가지는 현실이 안타깝기도 합니다. 한국에 경제학적인 훈련을 밀도있게 받은 경제학 박사들이 수두룩한데 그런 사람들은 나서지 않고 의사인 박경철 원장이 경제 분석이나 해설을 하고 있는 것이 바람직한 현상은 아닌 것 같습니다."

- 경제 전문가로서 인상 깊게 읽은 책을 추천한다면?
"김광수의 <현실과 이론의 한국경제 1, 2, 3>은 경제에 대해서 제 눈을 열어준 책이죠. 정말 몇 번씩 읽었거든요. 김용철 변호사가 쓴 <삼성을 생각한다>는 전무후무한 시대적 증언이라는 점에서 가치 있는 책입니다. 삼성이 한국 경제위에 군림하면서 내부적으로 얼마나 부패해 있으며 비자금 조성부터 탈세에 이르는 범죄를 어떻게 저질러 왔는지 자세히 묘사되어 있지요. <88만원 세대>는 우리 청년세대가 처해있는 사회·경제적인 조건이 얼마나 열악한지 생생하면서도 설득력 있게 보여주며 의제를 던진 책이라 지금 세대들이 꼭 읽어야 할 책입니다.

코넬대 경제학과 교수인 로버트 프랭크가 쓴 <승자독식사회>는 자본주의가 진전되면서 왜 갈수록 소수의 승자가 사회의 모든 것을 독점적으로 가져가게 되는 지 밝혀놓은 책입니다. 미국 사회를 중심으로 얘기했지만 한국의 경우는 미국보다 사회의 규칙들이 훨씬 불공평하기 때문에 교육, 부동산, 모든 경제 영역에서 기존의 승자가 더 쉽게 독식하는 구조지요. 한국사회 분석에도 상당히 유용한 통찰력을 줍니다. 제가 추천 드린 책은 독자에 따라 조금 어렵게 느끼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기본적인 경제학 원론 수준의 지식을 가지고 있는 독자라면 여러 번 읽으면 다 이해할 수 있는 책들입니다.

제가 읽은 책은 아니지만 제가 지은 <프리라이더>와 <세금혁명>도 읽어보시면 좋을 책입니다. 한국에는 1%가 99%를 먹여 살린다는 식의 재벌경제를 옹호하는 얘기들이 폭넓게 퍼져있는데 이런 얘기들은 경제적 강자들이 언론을 광고로 구워삶으면서 자신들에게 유리하도록 왜곡된 정보와 이데올로기들을 퍼트리기 때문에 생겨난 얘기거든요. 이 두 권의 책은 한국의 경제 구조가 사회 상류에 자리 잡은 특권층 프리라이더들이 오히려 99%의 서민들에게 기생하는 형국이라는 내용입니다.

1%의 재벌들이 사실은 '꼽사리' 인생들인 셈이죠. 저희가 진행하는 팟캐스트 제목을 '나는 꼽사리다'라고 정한 이유기도 합니다. 비유하자면 동창회비는 안내면서 동창회 회장과 총무를 맡아서 공공자금인 동창회비를 자신들 배불리는데 사용하고 있다고나 할까요. 내용이 어렵지 않아서 누구나 읽어보면 이해하실 겁니다. 지금은 어떻게 세금과 재정 문제를 구조조정해서 99% 서민들에 무임승차하는 이런 '프리라이더'들에게 자기 몫을 부담하게 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하는 시점입니다."

선대인 선대인경제전략연구소장이 '책 나눔 캠페인'에 기부할 라구람 라잔의 <폴트라인>에 서명하고 있다.
 선대인 선대인경제전략연구소장이 '책 나눔 캠페인'에 기부할 라구람 라잔의 <폴트라인>에 서명하고 있다.
ⓒ 김동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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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갑자기 숙제가 생긴 기분이네요. 오늘 '책 나눔 캠페인'에 기부할 책은 어떤 책인가요?
"라구람 라잔의 <폴트라인>은 세계 경제위기를 명석한 시선으로 분석해낸 명저입니다. 흔히 경제 위기를 버블의 문제로 다루는데요, 라잔은 세계 경제의 위기를 버블의 생성과 붕괴로만 다루지 않고 '왜 이런 식으로 일어날 수밖에 없었나'하는 점을 짚어준다는 점에서 차별됩니다. 우리가 겪고 있는 세계 경제 위기를 종합적이고 통합적으로 보여주는 책이라 꼭 읽어보시길 권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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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대인 경제전략 연구소장이 추천하고 기부한 책

<폴트라인>
라구람 라잔 지음 | 에코리브르 | 2011
세계 경제의 위기가 어떤 원인에서 비롯된 것인지 진단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설득력있는 대안까지 제시한 라구람 라잔의 최신작. 라잔은 이 책에서 위기의 원인을 양극화로 인한 계층 간 소득 불균형의 심화와 미국 정부의 과도한 신용 공급에서 찾고 있다. 저자는 '지층이 잘려진 단층선'이라는 뜻의 '폴트라인'을 경제 위기의 원인이라는 의미로 사용했다. 

<현실과 이론의 한국경제 1, 2, 3> 김광수경제연구소 지음 | 김광수경제연구소 | 2003
김광수경제연구소 창립 3주년을 맞아 2000년부터 최근까지 발표된 보고서 가운데 주요한 13개 주제를 골라 재정리했다. 한국 경제에 대한 비판에서 그치지 않고 전체적인 조감을 가능하게 해 주는 저작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을 생각한다> 김용철 지음 | 사회평론 | 2010
삼성 법무팀 요직에서 7년간 일했던 김용철 변로사의 통렬한 양심고백. 상시적으로 저질러지는 비리가 삼성이 존재할 수 있는 하나의 근거라는 사실을 공개적으로 폭로해 화제가 되었던 책. 

<88만원 세대> 우석훈, 박권일 지음 | 레디앙 | 2007
IMF이후 급격하게 심해지고 있는 세대간 불균형 문제를 외국의 사례들과 비교해 지적한 책. 책의 제목이기도 한 '88만원 세대'는 20대의 95%가 비정규직 노동자가 될 것이라고 가정하고 비정규직 평균 임금 119만원에 20대의 평균 취업률인 74%를 곱한 수치다. 

<승자독식사회> 로버트 프랭크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8
1등이 모든 것을 독차지하는 사회는 어떻게 지탱되는 것일까? 저자인 로버트 프랭크는 이 책을 통해 누구도 원하지 않는 승자독식현상이 계속되는 이유를 분석하고 불필요한 경쟁을 그만둘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프리라이더> 선대인 지음 | 더팩트 | 2010
'프리라이더'는 요금을 내지 않고 대중교통 등을 이용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저자는 한국 경제의 프리라이더로 가장 돈이 많고 가장 힘이 센 사람들을 지목한다. 이 책은 그들의 숨겨진 정체를 고발하고 지금의 한국 정부가 그들을 위해 얼마나 불공평하게 세금을 걷고 있는지를 밝히고 있다.

<세금혁명> 선대인 지음 | 더팩트 | 2011
우리가 내는 세금은 어떻게 쓰이고 있을까? 한국 국민들이 꼭 알아야 할 세금 문제를 이해하기 쉽게 사례 중심으로 풀어낸 책. 국민 대다수가 반대하는 4대강 사업에는 세금이 22조원 넘게 투입되고 있으며, 현재 26세인 직장인들이 국민연금을 수령하는 2050년이 되면 국민연금이 바닥날지도 모른다는 사실 등 대중이 찾아내기 어려운 경제 현실들을 담았다.


태그:#나는 꼽사리다, #선대인, #책 나눔 캠페인, #나의 애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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